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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 민물고기 요리, 은어 vs 빙어 vs 피라미 vs 송사리 … 뭐가 더 맛있나
  • 김선영 기자
  • 등록 2017-10-13 21:15:18
  • 수정 2017-10-20 11:2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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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어, 뼈 연하고 살 도톰한 여름이 제철 … 은은한 수박향 번져, 임금님 진상품
피라미, 단백질·DHA 등 영양 풍부 … 팬에 두르고 고추장에 조리면 ‘도리뱅뱅이’
겨울엔 빙어회 인기, 디스토마균 주의 … 4㎝로 가장 작은 송사리, 매운탕 추천

은빛 민물고기로 불리는 은어(銀魚), 빙어(氷魚), 피라미, 송사리는 외양이 비슷해 천렵(川獵) 마니아가 아니면 구분하기조차 어렵다. 어종도 다르고 맛과 향에서 차이가 난다.  

은어는 1급수에만 사는 깨끗한 민물고기로 은은한 수박향이 나는 게 특징이다. 조선시대 백과사전인 ‘전어지’(佃漁志)에 따르면 이름은 주둥이턱뼈가 은처럼 희다는 의미의 ‘은구어’(銀口魚)에서 비롯됐다. 등쪽은 푸른 빛을, 배쪽은 은빛을 띤다.

은어는 임금에게 올린 귀한 생선으로 향이 좋고 뼈가 연한 여름(6~8월)이 제철이다. 몸집이 커지고 향이 나기 시작하는 6월의 은어를 ‘수박은어’라고 부른다. 여름이 지나면 뼈가 굵어지고 살이 뻑뻑해 구이나 튀김으로 먹는 게 좋다. 성어가 되면 크기가 보통 15~20㎝에 이르게 된다. 

은어 회·구이·국수는 예부터 별미로 손꼽혔다. 은어는 청정지역의 이끼와 플랑크톤을 먹고 자라 비린내가 없고, 머리부터 꼬리까지 뼈 채로 전부 먹을 수 있다. 주산지로 바다와 소통하는 낙동강과 섬진강 강안이 꼽힌다. 두 강을 안고 있는 경북 안동·봉화, 경남 밀양·하동, 전남 구례·강진 등이 유명하다. 임금 진상품인 만큼 고서에도 많이 언급돼 있다. 조선시대에 젓갈·식해·구이 등으로 다양하게 즐겼다.

조선 중기 대학자 간송(澗松) 조임도는 자신의 증조부가 단성(지금의 경남 산청) 군수로부터 30㎝ 크기의 생은어 2마리를 선물받은 일화를 기록했다. 증조부와 함께 바둑을 두던 심충혜(沈忠惠)공이 임금에게 올리기를 바랐지만 증조부는 “단성에서 이렇게 큰 은어가 난다는 것을 들은 적이 없으니 이것은 우연”이라며 “한번 진상하면 매년 바치기를 바라게 돼 백성이 병폐를 견딜 수 없게 된다”며 진상하지 않았다. 실제로 은어 진상 압박을 견디지 못한 민초들이 10명중 4~5명꼴로 고향을 떴다는 암행어사의 기록이 남아 있다. 

조선 후기 실학자 연암(燕巖) 박지원의 편지 중에 “한 줄기 개천의 은어는 되는대로 회를 쳐서 맑은 못 곡수(曲水)에서 참말로 술잔을 띄워 흘려 봅시다”라는 기록이 등장하기도 한다.

빙어는 플랑크톤을 주식으로 하며 3∼4월에 모래나 자갈이 깔린 하천의 바닥에 산란한다. 6~10도 내외의 차가운 물에서만 서식하며, 겨울철 낚시·요리 어종으로 각광받고 있다. 오이향이 난다고 해서 과어(瓜魚)로, 겨울엔 먹이를 잘 먹지 않아 속이 빈 물고기라는 뜻에서 공어(空魚)로도 불린다. 민물멸치나 메르치로도 불린다. 2~3급수에도 잘 살아 디스토마균으로부터 안전하다는 보장이 없지만 한 마리에 디스토마균이 다량 들어 있을 수 있는 치리나 참붕어에 비해서는 그 수가 적다. 치리나 참붕어를 빙어로 착각해 회를 떠먹는다면 몸에 해가 될 수 있다.

은어와 빙어는 민물고기로 취급하지만 강과 바다를 오가며 생활하는 회유성 어종이다. 은어는 바다빙어목 은어과, 빙어는 바다빙어목 바다빙어과로 분류된다.

은어는 연어처럼 1년생 어종으로 가을(9~11월)에 강가에서 부화해 바다로 내려가 겨울을 보낸다. 봄(4~5월)에 자신이 태어난 강으로 돌아와 남은 여생을 보내다 9~10월경에 알을 낳은 후 생을 마감한다. 한국·중국·일본 등 동아시아에서만 자생한다.

국내에 저수지 등에 사는 빙어는 원래 바다에서 서식하다 하천으로 산란하기 위해 거슬러 올라가는 개체군을 포획해 저수지에 방류한 것들이 육지에 적응한 것이다. 국내 전국 각지 저수지에서 번식하는 빙어는 대부분 1925년 함경남도 용흥강에서 도입된 것이다. 순수 토종 빙어는 삼국시대에 축조된 국내 최고((最古)의 저수지인 충북 제천의 의림지에서만 서식하며 낚시가 금지돼 있다. 매년 겨울 강원도 화천과 인제에서 얼음에 구멍을 파고 낚시를 즐기는 빙어잡이 축제가 열려 유명해졌다. 이밖에 소양호, 춘천호, 합천호, 강화 장흥지가 유명한 빙어 서식지다. 

피라미는 국내서 가장 흔한 어종으로 2급수에 주로 살지만 3급수에서도 서식한다. 바닷물고기인 고등어처럼 오메가3 지방산인 DHA(도코사헥사에노익산, docosahexaenoic acid)가 풍부하면서도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여름(7~8월)이 제철로 같은 잉어목 잉어과에 속하고 생김새가 비슷한 갈겨니와 달리 맛이 좋다. 피라미 눈은 붉은 색을 띠는 반면 갈겨니는 눈이 검고 커 ‘눈검정이’(眼黑魚)라고 불린다.

피라미는 ‘조무래기’가 연상되는 ‘피래미’로 잘못 불려 송사리처럼 작고 어린 물고기로 착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완전히 다르다. 피라미의 성어 크기는 10~15㎝로 송사리(4㎝ 남짓)의 2~4배 수준이다.

송사리는 동갈치목 송사리과에 속하며 국내 민물어종 중 크기가 가장 작다. 집 주위 작은 도랑에서 흔히 발견돼 상당수는 송사리를 국내에 가장 많이 서식하는 민물고기로 잘못 알고 있지만 가장 흔한 것은 피라미다.

송사리는 계곡 물놀이 후에 간단한 매운탕·튀김 요리로 활용된다. 송사리의 한 종류인 구피는 키우기 쉬워 관상어 중에서 인기가 높다.

피라미는 조리거나 튀겨 먹는 게 최선이다. 옛날에도 요긴한 먹거리로 인정받아 조선시대 백과사전인 ‘재물보(才物譜)에 백찬(白餐) 또는 찬어(餐魚)라고 기록돼 있다. 피라미를 팬에 동그랗게 둘려 담아 고추장에 조린 ‘도리뱅뱅이’는 충북 옥천의 전통음식 중 하나다. 요즘엔 겨울에 피라미 대신 빙어를 사용한다.

은어와 피라미는 100g당 단백질이 16~18g으로 풍부하고 칼슘, 칼륨, 철분, 비타민A·B·E 등 성분이 골고루 들어 있어 영양학적으로 우수하다. 깻잎 등과 같이 먹으면 식이섬유를 보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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