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나는 버터’라 불리는 아보카도(Avocado)는 기네스북이 선정한 전세계에서 가장 영양가 높은 과일로 몇 년 전만해도 생소했다. 그러다 최근 마트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을 정도로 대중화됐다. 지난해 국내 수입량은 2915t으로 전년 대비 두 배가량 늘었다.
아보카도는 100g당 약 18.7g가량의 지질을 함유해 열량이 약 191㎉에 달한다. 지질의 대부분은 심혈관을 보호하는 불포화지방산(식물성기름)이어서 섭취하면 오히려 콜레스테롤 수치를 개선하는 데 도움된다.
아보카도는 표피가 우둘투둘해 마치 악어껍질 같고, 맛이 버터처럼 부드럽고 고소해 입 안에서 살살 녹는다. 불포화지방산 외에 100g당 단백질(2.5g), 칼륨(720㎎), 비타민K(21㎍), 엽산(15㎍), 베타카로틴(120㎍), 비타민A(20㎍RE), 비타민B6(71.8㎎), 비타민C(61.9㎎), 비타민E(1.34㎎), 식이섬유(5.3g) 등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아보카도 하나의 크기는 200~300g로 망고와 비슷하다.
아보카도와 비슷하게 식감이 부드럽고 영양이 풍부해 운동선수들이 즐겨먹는 바나나(100g, 93㎉)와 비교하면 아보카도는 단백질·칼륨이 바나나의 약 2배, 비타민K는 약 42배, 엽산은 약 1.5배, 베타카로틴·비타민A·비타민E·식이섬유는 2.7~2.9배, 비타민B6는 약 224배, 비타민C는 약 7.7배 많다.
아보카도의 풍부한 지방은 지용성 성분인 카로티노이드·비타민A의 흡수를 돕는다. 당분이 전체 성분 중 1% 미만으로 적게 들어있어 당뇨병 환자에 좋으며, 나트륨 함량이 적은 반면 칼륨이 풍부해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아보카도는 기원전 900년경부터 아즈텍·잉카·마야인들이 귀한 음식으로 먹었다고 전해진다. 중앙아메리카인 멕시코에서 처음 대량 생산됐으며, 콜롬비아·에콰도르 등 남아메리카로 퍼져나간 뒤 전세계 열대지방에서 재배되고 있다.
아보카도 품종 중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최초로 재배한 하스(Hass)는 일년 내내 맛볼 수 있고, 품질이 우수해 전세계적으로 대중화됐다. 시장에서 접하는 아보카도 대부분은 하스종이다. 표면이 우둘투둘한 갈색 껍질의 하스보다 부드럽고 녹색을 띠는 셰퍼드(Shepard)는 호주에서 하스 다음으로 인기가 있다. 셰퍼드는 3~5월(남반구 기준)이 제철이다.
아보카도의 과육은 껍질에서 씨까지 칼집을 낸 뒤 씨를 드러내고 버터처럼 스푼으로 떠서 빵에 발라 섭취하기도 한다. 신맛과 조화를 이뤄 초밥이나 샐러드 재료로 활용된다.
다만 혈액응고를 방지하는 와파린(wafarin)을 복용하는 환자는 비타민K를 과다섭취하면 약효가 떨어질 수 있어 비타민K를 가장 많이 많이 함유한 과일로 꼽히는 아보카도를 과량 섭취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 아보카도의 풍부한 칼륨은 신장의 배설 능력이 떨어진 만성 콩팥병 환자 등에서 고칼륨혈증을 일으켜 손발저림·부정맥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아보카도 잎·줄기·뿌리나 제대로 익지 않은 과육 등에는 퍼신(persin)이라는 독성물질이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퍼신이 사람에 치명적이지 않다고 결론지었다. 반면 미국 동물보호단체(ASPCA, American Society for the Prevention of Cruelty to Animals)는 “퍼신을 말에게 먹이면 심각한 복통·심혈관질환 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복숭아처럼 섭취한 사람 중 드물게 아보카도도 호흡곤란·피부발진·시야혼탁 등 알레르기성 쇼크(아나필락시스)를 초래할 수 있으나 발생 원인은 불분명하다. 칼질을 하기 전에 껍질에 묻어있는 오염물질을 깨끗이 씻으면 칼을 통해 과육으로 전달된 오염물질이 체내에서 독성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다.
아보카도는 껍질을 벗기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검게 변색하며 영양성분이 손실되고 맛도 떨어진다. 껍질을 벗긴 즉시 레몬즙을 뿌려두면 변색을 방지할 수 있다. 5~10도에서 보관하며, 5도 이하의 저온에선 쉽게 변질될 수 있다.
껍질색이 진한 녹갈색을 띠며 눌렀을 때 살짝 들어갔다가 다시 복원되는 느낌이 있으면 알맞게 익은 것이다. 더 숙성하고 싶다면 쌀 속에 이틀 정도 넣어 골고루 익히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