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완연한 봄 날씨가 이어지면서 나들이와 꽃놀이를 계획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퇴행성관절염 환자는 걸을 때 어김없이 나타나는 무릎통증 탓에 봄 기운을 제대로 즐기기 힘들다. 특히 여성호르몬 분비에 변화가 생기는 갱년기 중년 여성은 무릎통증이 심화되고 발생 빈도가 높아져 나들이는커녕 일상생활조차 힘들어진다.
퇴행성관절염은 노화와 반복적인 관절 사용으로 관절을 보호하고 있는 연골조직이 닳아 없어져 발생한다. 뼈와 뼈가 맞닿는 과정에서 염증이 생겨 관절이 파괴된다. 관절염이 발생한 부위에만 통증이 느껴진다.
초기에는 관절을 움직일 때에만 증상이 나타나지만 병이 진행될수록 움직임에 관계없이 통증이 지속된다. 대부분 고령에서 많이 발생하므로 노인성질환으로 여기기 쉬운데 야외활동 증가, 익스트림 스포츠 인기, 무리한 다이어트 등으로 발병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중년 여성은 오랜 기간 쪼그리거나 무릎을 꿇은 자세로 집안일을 해온 탓에 연골이 손상된 경우가 많고 폐경까지 겹치면서 연골이 약해져 관절염 발병 위험이 높다. 같은 연령대 남성보다 발생률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절염이 말기까지 진행되면 다리가 O자형(오다리, 내반슬)으로 휘어 걸음걸이가 이상해지고 안쪽 무릎관절에 심한 통증이 느껴진다. 특히 무릎 내 연골이 모두 닳으면서 무릎 위뼈(대퇴골)와 아래뼈(경골)이 맞닿아 걸을 때마다 뼈와 뼈가 마찰돼 앉거나 일어서는 동작까지 힘들어진다.
탁대현 강남 연세사랑병원 관절센터 과장은 “퇴행성관절염은 지속적인 연골 손상과 염증으로 무릎통증과 부종을 일으켜 일상생활에 크고 작은 불편함을 준다”며 “퇴행성관절염 말기엔 밤에 잠을 잘 수 없을 만큼 통증이 심하고 다리가 O자형으로 휘면서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어 근본원인을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말기 퇴행성관절염은 염증을 일으키는 관절 자체를 인공관절로 교체하는 인공관절수술로 통증 원인을 해결하고 무릎의 활동성을 높일 수 있다. 최근 도입된 맞춤형 인공관절수술은 ‘3D시뮬레이션’과 ‘3D프린터’를 접목해 환자 무릎에 맞는 수술도구를 만들고, 실제 수술에 적용함으로써 정확도와 안전성이 향상됐다. 현재 미국을 비롯한 외국에서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며 국내에서도 관련 임상 연구와 개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 병원 인공관절연구센터는 정형외과 전문의와 공학 계열 엔지니어가 협업해 수술도구 및 설계기술을 자체 개발하고 국내 최초로 두 건의 특허를 획득했다. 자체 개발한 수술도구 및 설계기술(Patient Specific Instrument, PSI)은 수술 정확도와 예후를 개선하는 데 도움된다. 인공관절연구센터팀의 연구에 따르면 개선된 맞춤형 수술도구를 인공관절수술에 적용한 결과 기존 방법보다 수술시간이 단축됐고 하지정렬 정확도는 높아졌다.
이 연구결과는 해외학술지 ‘정형외과 외상수술집(Archives of Orthopaedic and Trauma Surgery)’ 2016년 11월호에 ‘향상된 디자인의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과 고식적 방법으로 시행한 슬관절 인공관절치환술의 비교분석(Patient-specific instrumentation development in TKA: 1st and 2nd generation designs in comparison with conventional instrumentation)’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탁대현 과장은 “맞춤형 인공관절수술은 미리 가상수술을 해본 뒤 환자 무릎에 맞게 설계·제작된 수술도구를 이용해 인공관절을 제 위치에 정확히 삽입하므로 하지정렬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며 “무릎의 안정성도 높아져 인공관절을 건강하게 오래 사용할 수 있고 부작용이나 합병증 위험이 적어 고령 환자에게도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술 후에는 적정 회복기간을 거치고 무릎기능을 회복할 수 있는 재활운동을 받아야 한다”며 “꾸준한 재활과 스트레칭으로 관절 가동 범위를 확보하고 근육운동을 통해 무릎 주변의 근력을 강화하면 회복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