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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형간염치료제 시장에 MSD·애브비 가세 … BMS·길리어드와 4파전
  • 김선영 기자
  • 등록 2017-04-06 20:14:50
  • 수정 2017-04-15 20:4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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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S5A 내성변이 1b형서 ‘다클린자’·‘소발디’ 요법과 치열한 경쟁 예고

초저가 ‘다클린자’·‘순베프라’ 조합만큼 약가 낮추긴 어려울 듯

지난해 11월 경구용 만성 C형간염 치료제인 한국MSD의 ‘제파티어’(성분명 엘바스비르·그라조프레비르, elbasvir·grazoprevir)에 이어 지난달 한국애브비의 ‘비키라’(성분명 옴비타스비르·파리타프레비르·리토나비르, ombitasvir·paritaprevir·ritonavir) 및 ‘엑스비라’(성분명 다사부비르, dasabuvir)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시판허가를 받아 기존 양강 치료제와 치열한 4파전을 예고하고 있다. 

국내에는 한국BMS제약의 ‘다클린자’(성분명 다클라타스비르, daclatasvir)와 ‘순베프라(성분명 아수나프레비르, asunaprevir)’,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의 ‘소발디’(성분명 소포스부비르, sofosbuvir)’ 및 ‘하보니’(성분명 레디파스비르+소포스부비르, ledipasvir+sofosbuvir)의 양강 구도가 형성된 상태다.

이들 약은 직접작용제(DAA, direct antiviral agent)로 C형간염바이러스(HCV)의 유전물질인 RNA의 증식에 관여하는 단백분해효소(프로테아제)인 NS3/4A, NS5A, NS5B 등을 억제한다. 경구투여로 복용이 간편하고 부작용이 적다. 지속바이러스반응(SVR, Sustained Viral Response)으로 평가한 완치율이 90% 이상으로 기존 페그인터페론(PEG interferon)·리바비린(ribavirin) 병용요법의 40~80%보다 향상됐다. 예컨대 SVR12는 치료종료 후 12주째에 혈중 C형간염바이러스 RNA가 검출되지 않은 상태를 의미한다.

페그인터페론·리바비린 병용요법은 페그인터페론이 주사제로 투여가 불편하고 부작용 위험이 높아 고혈압·심부전 등 관상동맥질환, 당뇨병, 폐질환, 갑상선질환, 우울증 등 정신질환, 자가면역질환 등을 동반하거나 고령인 환자에 적용하기 어려웠다. 경구제인 리바비린은 흔한 이상반응으로 빈혈이 보고된다.

원외처방액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 기준 지난해 국내 C형간염치료제 시장 규모는 1010억원으로 길리어드의 소발디와 하보니가 각각 409억원 및 142억원, BMS의 다클린자와 순베프라가 367억원 및 93억원을 기록했다. 길리어드 약이 BMS보다 매출이 앞선 이유로 NS5A 유전자 관련 내성변이, 간이식수술 전, 비대상성(非代償性) 간경변 동반 환자 등 치료가 까다로운 환자에서 완치율이 높고 의약품 단가가 비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C형간염 바이러스는 유전자변이에 따라 1~6형의 6가지 유형으로 구분되며 유전자형 간에는 RNA 염기서열이 30% 정도 차이가 난다. 또 유전자형 1a형·1b형처럼 동일한 유전자형일지라도 약 20%의 유전자 차이가 나 아형인 a·b 등으로 세분하게 된다. 유전자형 1a형과 1b형은 과거 인터페론요법을 적용할 경우 치료반응에 차이가 없었으나 최근 출시된 경구약을 복합 투여할 경우 약물에 따라 다르게 반응한다.

학계에 따르면 국내 환자는 유전자형 1b형이 45~59%, 2a형이 26~51%으로 추정된다. 1a형은 약 3%로 드물지만 2015년 11월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에서 주사기 재사용으로 발생한 환자 총 96명 중 49명이 이 유형으로 진단받으면서 관심이 높아졌다. 국내 C형간염 유병률은 1.2%로 약 60만명이 감염된 것으로 추산된다. 전체 C형간염 환자의 85%는 만성화되는데 이 중 20~30%는 간경변으로, 1~2%는 간암으로 악화된다.

소발디는 다클린자·순베프라로 치료되지 않는 NS5A 유전자의 내성관련변이(resistance associated variants, RAV)가 검출된 유전자형 1b형 환자에서 다클린자와 병용하거나 2형 치료에 주로 사용된다. 다클린자를 투여한 1b형 환자 중 약 3.7~14%는 NS5A 관련 유전자의 L31 또는 Y93 위치에 변이가 발생하는데 약학정보원 데이터에 따르면 이들 환자는 SVR12 도달률이 40%로 변이가 없는 환자의 93%보다 효과가 떨어졌다.

길리어드의 소발디와 하보니는 다른 회사의 약과 달리 대상성보다 치료예후가 나쁜 비대상성 간경변을 동반한 환자 등에서도 효과적이다. 소발디·다클린자 12주 병용요법은 임상연구 ‘ALLY-1·2’에서 비대상성 간경변증을 동반한 환자, 간이식 후 C형간염이 재발한 환자 등을 포함한 유전자형 1·3형에서 SVR12 94~100%를 기록했다. 하보니·리바비린 12주 병용요법은 영국의 실제 진료현장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SVR12 도달률이 90%로 확인돼 기존 임상연구인 ‘SOLAR-1·2’에서 기록한 완치율 87%과 유사했다.

간경변은 임상적으로 황달, 복수, 정신신경증상 등 간부전 증상이 없는 대상성 간경변과 간부전 증상이 있는 비대상성 간경변으로 분류된다. 대상성 간경변의 경우 5년생존율은 90% 이상을 보이지만 환자의 50%는 진단후 10년 내에 합병증이 발생하고, 평균적으로 6년 후에 비대상성 간경변으로 진행하며 평균수명이 9년 정도에 이르게 된다. 반면 비대상성 간경변은 환자의 약 4분의 3이 1~5년 이내에 사망하며 평균수명은 약 1.5년이다.

소발디는 건강보험 급여 지원 범위가 지난해 5월 1a형(1형 중 1b형 제외)과 2형에서 같은 해 8월 다클린자·순베프라로 치료할 수 없는 1b형, 3형 및 4형까지 확대됐다. 간경변을 동반한 환자의 치료를 고려해 급여지원 기간도 12주에서 16주로 늘어났다. 정당 급여가는 약 25만7100원으로 1정을 1일 1회 투여한다. 환자는 급여가의 30%를 부담하면 된다. 12주 치료 기준 환자부담금은 648만원(총 약값 2160만원의 30%)이다. 유전자형 1~4형을 적응증으로 획득했다.

하보니는 급여지원 범위가 지난해 5월 1a형에 이어 같은 해 8월 1형 전체로 확대됐다. 정당 급여가는 29만7600원로 1정을 1일 1회 투여한다. 12주 치료 기준 환자부담금은 750만원(총 약값 2500만원의 30%)이다. 유전자형 1, 4, 5, 6형을 적응증으로 갖고 있다.

다클린자·순베프라 조합은 인터페론 주사제가 필요 없는 최초의 경구 요법으로 2015년 8월 국내 급여출시 당시 약값이 길리어드 등 경쟁 제약사가 당혹할 정도로 예상보다 상당히 낮게 책정돼 화제를 모았다.

다클린자는 1정을 1일 1회 투여하며, 정당 급여가는 약 4만700원으로 지난해 8월부터 1b형 외에 다른 1형과 3형까지 급여지원 범위가 확대됐다. 유전자형과 관계없이 병용요법으로 사용된다.
순베프라는 1정을 1일 2회 투여하며, 정당 급여가는 5100원이다. 대상성 간경변 포함 유전자형 1b형을 적응증으로 갖고 있다.

다클린자·순베프라 병용요법은 유전자형 1b형 C형간염 환자에 건강보험 급여가 지원되는데 24주 표준치료 기준 환자부담금은 259만원(총 약값 865만원의 30%)으로 기존 표준요법인 인터페론과 리바비린을 병용했을 때보다 저렴하다. 개발비용을 고려하면 MSD, 애브비는 후발주자임에도 BMS제약보다 더 낮은 가격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측에 제시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BMS 측은 “국내 C형간염 환자 중 절반가량이 유전자 1b형이지만 기존 인터페론에 대한 치료반응률이 20~40%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상당수가 부작용 때문에 치료를 중단해야 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경제적으로 일부 손해를 보더라도 최대한 빨리 출시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MSD의 제파티어와 애브비의 비키라·엑스비라는 공통적으로 유전자형 1형 및 4형을 적응증으로 획득했다. 이로써 국내 환자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1b형에서 다클린자·순베프라(24주), 다클린자·소발디(12주), 하보니·리바비린(12주) 병용요법과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이들 세 조합의 환자부담금 기준 약값은 각각 259만원, 750만원, 768만원(리바비린 12주 투여비용 18만원 포함)으로 추산된다.

유전자형 1b형의 경우 제파티어는 대상성 간경변 동반 여부와 관계없이 단독 또는 리바비린과 병용해 12주간 치료한다. 비키라·엑스비라는 대상성 간경변 동반 여부 또는 NS5A 내성관련변이(RAV) 유무와 관계없이 12주간 처방한다.

제파티어는 1정을 식사와 관계없이 1일 1회 복용한다. 제파티어·리바비린 16주 병용요법은 1a형 환자를 대상으로 한 2~3상 임상결과 NS5A 관련 유전자의 M28, Q30, L31, Y93 등 위치에서 변이 유무와 관계없이 SVR12 100%를 달성했다. 제파티어 12주 단일요법은 1b형 중 NS5A 유전자 관련 변이가 있는 그룹은 SVR12가 94%로 변이 없는 그룹의 99%와 비슷한 반면 1a형 환자 중 NS5A 관련 변이가 관찰된 그룹은 SVR12 도달률이 53~70%로 변이가 없는 그룹 97~98%에 비해 떨어졌다.

비키라·엑스비라는 유전자형 1a형 및 1b형에서 NS5A 내성관련변이 유무 등과 관계없이 처방할 수 있지만 기존 약과 달리 복용 시간이 정해져 있다. 1b형은 비키라 2정을 1일 1회(아침), 엑스비라 1정을 1일 2회(아침과 저녁) 12주간 복용한다.

다클린자, 하보니, 소발니 등 이들 세 약은 중증 신장애 및 중증 간장애 환자(차일드-퓨 B·C등급, 비대상성 간경변 등)에서 용량 조절이 필요 없다. 다만 소발디는 다클린자나 하보니보다 중증 신장애 및 간장애 환자에서 유효성과 안전성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평가다.
이에 비해 순베프라, 제파티어, 비키라·엑스비라는 중증 신장애나 경증 간장애(차일드-퓨 A등급, 대상성 간경변 등) 환자에서 용량 조절이 필요 없다. 중등증 및 중증 간장애 환자에는 투여가 권장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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