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1인가구 증가로 혼자 술을 마시는 ‘혼술족’이 늘어난 반면 ‘김영란법(부정청탁·금품 등 수수 금지법)’ 시행 후 주류 소비는 준 것으로 확인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23~27일 전국 17개 시·도에 거주하는 20~40대 중 최근 6개월 내 주류 섭취 경험이 있는 2000명(남자 1028명, 여자 97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6개월 내 음주 경험자 중 66.1%가 혼술 경험이 있었으며, 이들 가운데 25.5%는 6개월 전에 비해 혼술이 늘었다고 답했다.
이는 1인가구가 급증하면서 의식주를 모두 혼자 해결하는 생활상이 음주문화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가구 비율은 1990년 9%(102만명)에서 2000년 23.9%(414만명), 지난해 27.2%(520만명)으로 증가했다.
혼술 시에는 도수가 낮은 맥주를 주로 마셨고 소주, 과실주, 탁주, 위스키가 그 뒤를 이었다. 주종별 1회 평균 혼술 음주량은 맥주(200㎖) 4잔, 소주(50㎖) 5.7잔, 과실주(100㎖) 2.6잔, 탁주(200㎖) 2.7잔, 위스키(30㎖) 3.1잔으로 확인됐다.
혼술 경험자 중 55.8%가 다른 사람과 어울려 마실 때와 주량이나 술 종류가 다르다고 답했다. 이들 중 81.5%는 함께 마실 때 보다 덜 마시고, 57.1%는 도수가 낮은 술을 선택한다고 답했다. 연령대별로는 40대가 20~30대에 비해 소주 등 도수가 높은 술을 선호했다.
혼술하는 이유로는 편하게 마실 수 있어서(62.6%)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17.6%), 함께 마실 사람이 없어서(7.7%),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5.2%) 순이었다.
혼술 장소는 집(85.2%), 주점·호프집(7.2%), 식당·카페(5.2%) 순으로 많았다. 혼술 시 우려되는 부분은 건강(27.4%), 대인관계(14.2%), 음주량 조절(13.6%) 등이었다.
혼자서 술을 마시는 요일은 상관없다(42.4%)라고 답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주로 먹는 안주는 과자류(40.9%), 고기·소시지 등 육류(33.0%), 건포도·견과류(26.7%) 순이었고, 안주를 먹지 않는다는 답변도 8%에 달했다.
혼자 술 마실 때는 여럿이 마실 때보다 음주량이 줄었음에도 37.9%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고위험량 이상의 술을 마신 것으로 조사됐다. 성별로는 여성(40.1%)이 남성(36.1%)보다 고위험량을 마신 비율이 높았다. 주종별로 맥주, 소주, 과실주, 위스키 순으로 많이 마셨다.
WHO가 제시한 고위험음주량은 알코올 도수 4.5%인 맥주(200㎖) 기준 남자 8.3잔, 여자 5.6잔이다. 알코올 도수 17%인 소주(50㎖) 기준으로는 남자 8.8잔, 여자 5.9잔에 해당한다.
지난 9월 28일부터 김영란법이 시행된 이후 음주문화가 달라졌다(13.6%) 또는 달라질 것(66.2%)이라고 답했다. 달라졌다를 선택한 사람 대부분은 이전보다 덜 마시고 저렴한 술로 마시며, 음주 횟수가 감소했다고 답변했다.
연말연시 술자리 문화는 큰 변화가 없었다. 송년회 계획이 있다는 응답자(69.4%) 중 93.2%는 송년모임 시 술을 마시겠다고 답했다. 주량 계획은 가볍게(43.8%), 평소와 비슷(34.9%), 많이(21.3%)’ 순으로 많았다. 음주 차수 계획은 1차 31.3%, 2차 57.3%, 3차 이상이 11.4%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