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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2 유방암 표적치료제 ‘퍼제타’·‘캐싸일라’, 위험분담제 방식 급여등재 논의 중
  • 김선영 기자
  • 등록 2016-11-16 16:20:05
  • 수정 2022-09-29 01: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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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퍼제타·‘허셉틴’·도세탁셀 3제 병용 … 전체생존 최장기간 56.5개월 입증

항체약물접합체 캐싸일라 … 기존 2차 표준요법 대비 부작용 적고 삶의 질 개선

2014년 잇따라 출시된 HER2(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 human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2) 양성 전이성 유방암치료제인 한국로슈의 ‘퍼제타주’(Perjeta 성분명 퍼투주맙, pertuzumab)와 ‘캐싸일라주’(Kadcyla 성분명 트라스투주맙 엠탄신, trastuzumab emtansine)가 기존 요법보다 뛰어난 치료효과를 보임에도 경제성 평가로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와 보호자는 급여 등재를 절실하게 호소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는 퍼제타와 캐싸일라가 대체약보다 효과에 비해 약값이 너무 비싸다고 판단했다. 


전이되거나 재발된 유방암은 완치가 어려워 생존기간을 연장하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치료한다. 환우들은 “퍼제타는 1년 치료비가 약 7000만원, 캐싸일라는 약 1억2000만원이 든다”며 “건강보험을 꼬박꼬박 내왔음에도 급여 혜택을 못받아 비용 때문에 치료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심평원 관계자는 “한국로슈가 위험분담제(risk sharing agreement, RSA) 방식으로 이들 약의 급여 평가를 재신청해 건강보험 적용 여부를 최대한 신속히 논의 중”이라며 “협의 과정이 길어 언제 완료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RSA는 특정 약제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의 허가를 통해 안전성이 검증됐으나 효능·효과나 건강보험재정에 미치는 영향이 확실치 않은 경우 약제를 공급하는 제약사가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건강보험공단에 환급해 재정위험을 공단과 분담하는 제도다.

전이성 유방암은 조기 유방암과 달리 수술이 1차적으로 고려되지 않으며 암세포 표면의 HER2 및 호르몬수용체의 과발현 여부에 따라 호르몬치료제·HER2표적치료제·화학항암제 등 약물요법으로 치료한다. 조기 유방암은 수술이 우선 고려되며 수술 전 또는 후에 항암화학요법과 수술 후 방사선치료로 재발을 방지하고 남은 종양을 제거한다.
 
암세포 표면에 HER2 단백질이 과발현된(양성) 유방암 환자는 HER2 음성인 환자보다 치료예후가 나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발현된 HER2는 암세포의 생존·증식·혈관생성·침습·전이 등을 촉진한다. HER2 양성 환자는 전체 유방암 환자 중 20~25%를 차지한다. HER2와 반대로 호르몬수용체 양성인 전이성 유방암 환자는 음성인 경우보다 치료예후가 더 좋다. 에스트로겐수용체(ER)과 프로게스테론수용체(PR)이 모두 양성인 환자의 호르몬치료제 반응률은 약 70%로 이들 호르몬수용체 중 하나만 양성인 환자의 약 40%보다 높다.

세계 최초의 유방암 HER2 표적치료제인 로슈의 ‘허셉틴주’(성분명 트라스투주맙, trastuzumab)은 HER2 양성 유방암 환자의 생존곡선을 일반 유방암 환자와 거의 비슷하게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받는다. 허셉틴은 1998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았다.

이들 HER2 양성 유방암치료제의 치료성과와 사용법 등을 알아본다. 로슈가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국내 바이오업체 중 셀트리온이 유럽의약품청(EMA)에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생물의약품 복제약) ‘허쥬마’의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에이프로젠 등은 해당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이다.

허셉틴을 1차 치료제로 투여한 HER2 양성 유방암 환자의 치료예후를 확인하기 위해 허셉틴을 투여한 HER2 양성 환자군(191명), 허셉틴을 투여하지 않은 HER2 양성 환자군(118명), HER2 음성 환자군(1782명) 세 그룹으로 나눠 생존율을 비교한 후향적 연구결과는 2010년 1월 미국의 ‘임상종약학회지’(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 게재됐다.
이들 세 환자군의 1년 전체생존율은 각각 86.6%, 70.2%, 75.1%로 확인됐다. 2년 전체생존율은 63.2%, 41.3%, 54.9%였다. 5년 장기생존율은 23.4%, 13.2%, 24.5%로 분석됐다.

한국로슈는 2014년 11월 정맥주사 제형의 허셉틴보다 투여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허셉틴 피하주사 600㎎’을 선보였다. 새로운 제형은 별도의 조제나 환자의 체중에 기초한 투여량 계산이 필요가 없어 고정용량을 3주 간격으로 2~5분간 투여하면 된다. 피하주사할 때 장애물이 되는 히알루로난(hyaluronan)을 가역적으로 분해하는 기술이 적용돼 온몸에 빠르게 흡수된다. 기존 정맥주사 제형의 허셉틴은 보통 3주에 한 번, 환자 체중(㎏)당 6㎎(유지용량)을 30~90분 동안 투여한다.

허셉팁은 항체의약품으로 단독요법보다 기존 세포독성 화학항암제인 한국BMS제약의 ‘탁솔주’(성분명 파클리탁셀, paclitaxel) 또는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의 ‘탁소텔주’(성분명 도세탁셀, docetaxel) 등과 병용하면 전체생존기간(OS)·객관적반응률(ORR)·무진행생존기간(PFS) 등 치료효과가 향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허셉틴은 HER2 양성인 전이성 유방암에 대해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적 있는 환자에 단독투여, 화학요법을 받은 적 없는 환자에 파클리탁셀 또는 도세탁셀과 병용투여, 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 등 호르몬수용체(HR) 양성인 폐경기 이후 환자에 아로마타제억제제(Aromatase Inhibitor, AI)와 병용투여할 경우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또 HER2 양성인 조기 유방암에 대해 수술 전이나 후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정한 특정 화학요법과 병용 또는 단톡 투여할 때 급여가 지원된다. 급여가는 허셉틴주 150㎎와 440㎎, 허셉틴피하주사 600㎎이 각각 약 51만7600원, 126만8200원, 128만2300원으로 환자는 이 중 5%만 부담하면 된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아리미덱스정’(성분명 아나스트로졸, anastrozole) 등 아로마타제억제제는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 합성에 필요한 효소인 아로마타제를 저해한다. 에스트로겐 의존적인 유방암 환자의 혈중 에스트로겐 농도를 감소시켜 종양의 증식을 억제한다.

퍼제타는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의 1차 표적치료제로 허셉틴 및 도세탁셀 등과 3제를 병용해 투여해야 하지만 비용 부담이 커 많이 활용되지는 못하고 있다. 허셉틴과 퍼제타는 HER2 중 다른 부위에 결합해 상호보완적으로 작용한다.

퍼제타는 HER2가 암세포 표면에 활성화된 HER1(EGFR)·HER3·HER4 등 다른 HER수용체와 결합하는 이합체화 과정을 억제(HDI, HER2 Dimerization Inhibitor)해 종양세포의 성장·증식을 막는 항체다. HER2에 결합해 체내 면역시스템에 암세포를 파괴하도록 신호를 보낸다.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CLEOPATRA’ 임상 3상 연구결과 퍼제타+허셉틴+도세탁셀 3제 병용투여군(402명)의 전체생존기간 중간값은 56.5개월로 대조군인 허셉틴+도세탁셀 2제 병용투여군의 40.8개월 대비 15.7개월 연장됐다. 퍼제타 병용군의 무진행생존기간 중간값은 대조군에 비해 6.3개월 늘었으며 사망위험은 32%가량 감소했다. 퍼제타는 이 임상에서 심장질환 관련 장기적 안전성이 확인됐다. 가장 흔히 보고된 이상반응은 탈모·설사·호중구감소증·오심·피로·발진 등으로 부작용을 보인 환자 비율은 퍼제타 병용군과 대조군이 유사했다.

김성배 울산대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퍼제타를 병용한 3제 요법에 관한 CLEOPATRA 연구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최장 기간의 전체생존율을 보여줬다”며 “임상적 유용성이 입증된 만큼 실제 진료환경에서도 획기적인 치료법으로 사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밖에 퍼제타는 ‘NeoSphere’와 ‘TRYPHAENA’ 임상연구 결과를 근거로 식약처로부터 국소진행성·염증성 또는 초기 단계(종양 지름 2㎝ 초과)인 HER2 양성 유방암 수술 전 보조요법으로도 허셉틴 및 도세탁셀과의 3제 병용요법을 허가받았다.

캐싸일라는 HER2 표적치료제 허셉틴과 화학항암제 성분인 엠탄신(또는 DM1, 멀탄신, mertansin)이 결합된 유방암 최초의 항체약물접합체(ADC, Antibody Drug Conjugate)로 표적치료제의 장점과 화학항암제의 강력한 암세포 사멸 효과를 동시에 지닌다.
마크 슬리코브스키(Mark Sliwkowski) 제넨텍 연구개발(R&D) 수석연구원은 “캐싸일라는 HER2가 과발현된 암세포 표면과 결합해 종양세포 안으로 들어가기 전까지 세포독성 성분이 분비되지 않아 정상세포의 손상을 최소화한다”고 말했다. 제넨텍은 허셉틴·캐싸일라·퍼제타 등을 개발한 로슈의 계열사다. 

캐싸일라 단독요법은 3상 임상연구인 ‘EMILIA’에서 기존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2차 치료제인 표적치료제인 한국노바티스의 ‘타이커브정’(성분명 라파티닙, lapatinib)과 화학항암제인 한국로슈의 ‘젤로다정’(성분명 카페시타빈, capecitabine)의 병용요법에 비해 치료효과가 우수하고 부작용이 적은 게 입증됐다.
타이커브는 암세포 표면의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EGFR,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와 HER2에 있는 티로신 활성화 효소(TK, tyrosine kinase)를 억제한다. 티로신 활성화 효소는 신호를 전달해 암세포의 성장·증식에 관여한다.

캐싸일라는 EMILIA 임상데이터를 근거로 HER2 양성 환자로서 이전에 허셉틴과 탁솔주 또는 탁소텔주 등 탁산(taxane)계 화학항암제를 별도로 투여하거나 병용투여한 적 있는 절제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 중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질환으로 치료받은 경험이 있는 경우 또는 수술 후 보조요법(adjuvant therapy)을 받는 중이거나 받은 후 6개월 이내 재발한 경우에 한해 처방된다.

EMILIA 연구진은 캐싸일라군(495명)에는 3주마다 약을 단독 투여했다. 대조군인 타이커브+젤로다 병용군은(496명)는 21일을 한 주기로 1~21일째는 타이커브 1250㎎(250㎎ 5정)을 하루에 한 번 투여하고, 젤로다는 1~14일째에 환자 체표면적(㎡)당 2000㎎을 아침·저녁으로 하루 두 번 경구투여했다.

캐싸일라군은 전체생존기간의 중간값이 30.9개월로 타이커브+젤로다 병용군의 25.1개월보다 5.8개월 길었다. 사망위험이 대조군 대비 32% 낮았다. 무진행생존기간 중간값은 9.6개월로 라파티닙+카페시타빈 병용군의 6.4개월에 비해 3.2개월 연장됐다. 종양이 현저히 줄어든 환자 비율을 나타내는 객관적반응률은 캐싸일라군이 43.6%로 대조군 30.8%보다 12.8% 높았다. 캐싸일라군은 3등급 이상의 이상반응 발생율이 40.8%로 타이커브+젤로다 병용군의 57%보다 16.2% 낮았다. 이상반응으로 투약 용량을 줄인 환자 비율은 16.3%로 타이커브(27.3%)와 젤로다(53.4%)보다 낮았다. 

안진석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기존 2차치료제인 타이커브+젤로다 병용요법의 부작용은 구내염·설사·수족증후군 등으로 환자가 체감하기 마련인 반면 캐싸일 단독요법의 주된 이상반응은 혈소판감소증·간내 아미노전이효소(염증) 증가 등 환자가 느끼지 못하고 검사로만 발견된다”며 “캐싸일라는 기존 요법 대비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한 약”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임상결과를 바탕으로 한국유방암학회는 ‘2016년 유방암 진료 권고안’을 통해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2차치료제로 캐싸일라가 선호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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