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에 거주하는 교사 양모 씨(32·여)는 출산휴가 후 복귀를 앞두고 고민이 이만저만한 게 아니다. 임신 중 살이 20㎏이 쪄버려 교단 앞에 서는 데 자신을 잃었기 때문이다. 당장 3개월 뒤 복직해야 하는데 그 안에 살을 뺄 수 있을지 막막하다.
출산 후 여성이 겪는 고민 중에는 ‘몸매 문제’를 빼놓을 수 없다. 하루라도 빨리 임신 전 몸매로 돌아가는 게 목표이지만 산후다이어트에 성공하는 사례는 그리 흔치 않은 게 현실이다.
곽영수 부산 바른몸청담한의원 해운대점 원장은 산후조리의 실패 원인으로 불균형한 체형 및 영양 상태에서 다이어트에 나서는 것을 꼽는다. 출산 후 아름다운 몸매로 거듭나고 싶다면 산후조리로 ‘기력회복’부터 신경 써야 한다.
여성은 임신 후 만삭까지 10㎏ 이상 체중 변화를 겪을 수밖에 없고 분만 직후엔 5~7㎏ 정도만 빠진다. 출산 후에도 한동안 임신 상태일 때처럼 배가 나오고 부기가 동반된다. 이때 늘어났던 자궁이 서서히 제자리를 찾는데, 임신 전 모양과 크기로 돌아가려면 적어도 3~4주는 걸리므로 다이어트보다 기력 회복에 집중해야 한다.
곽 원장은 “산후비만 개선의 핵심은 ‘기혈허약 개선’이며 대개 산후 부종과 비만이 혼합돼 있다”며 “한방에서 산후비만은 산모가 허해진 상태의 결과로 보는데, 마냥 굶거나 격한 운동에 나서면 오히려 무리가 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산 후 상당한 회복이 이뤄진 8주 정도 지난 시점에서 한약 등을 통해 체중을 감량하는 게 도움이 된다. 산모는 수유와 육아를 병행해야 하므로 무작정 저칼로리 다이어트에 나서면 안 된다. 대개 저급한 탄수화물식을 피하고 양질의 단백질을 보충하는 게 무난하다.
한의원에서 자신의 체질을 진단받은 뒤 식욕을 억제하고 체내 순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한약을 처방받으면 효과적이다. 산모의 기력을 회복하는 데 도움 주는 보약재를 추가해 컨디션을 회복한다.
곽영수 원장은 “임신 중에는 아기의 체중과 양수 무게 등이 합쳐지며 대략 10㎏ 이상을 골반이 받치는 만큼 앞으로 기울어지며 틀어질 수밖에 없다”며 기력보충과 함께 ‘골반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분만 시에는 릴렉신(relaxin) 호르몬이 분비되며 인대, 근육을 이완시켜 출산을 수월하게 만들어준다. 하지만 이 때 벌어진 골반은 임신 전 상태로 복귀되지 않는다. 체형이 틀어지며 비율을 망치는 것은 물론 심한 경우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한의원 등에서 교정하는 게 필수다.
곽 원장은 “산후비만은 임신 중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체중이 불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스스로 통제하기엔 어려움이 크다”며 “틀어진 체형을 함께 바로잡으려면 산후조리에 특화된 의료기관을 찾는 게 현명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