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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터를 위한 ‘버터 레시피’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6-10-19 18:50:47
  • 수정 2020-09-13 17: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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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인이 좋아하는 ‘버터토스트’ ‘버터장조림밥’ 등은 피해야

지난달 TV 다큐멘터리에서 “한끼 식사에 버터 100g 이상과 치즈 100g 이상을 먹으며 15㎏을 감량했다”는 한 남성의 말로 버터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다이어터의 적으로 여겨지던 버터가 ‘귀한 몸’이 됐다. 최근 고지방 저탄수화물(LCHF, Low Carb High Fat diet) 다이어트가 유행하며 100g에 무려 747㎉나 나가는 어마어마한 칼로리에도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이는 지난달 TV 다큐멘터리에 등장해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로 체중 감량에 성공한 사례자의 한마디 때문이다. LCHF 다이어트로 15㎏을 감량한 남성은 “한끼 식사에 버터 100g 이상과 치즈 100g 이상을 먹었다”는 한마디로 파장을 일으켰다. 지난 18일 G마켓은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12일까지 버터 매출이 450%나 폭등했다고 밝혔다. 이마트에서도 같은 기간 버터 판매율은 41.4% 증가했다.

이 새로운 개념의 다이어트의 포인트는 ‘인슐린 분비 저하’다. 인슐린이 분비되면 지방이 체내에 효과적으로 축적되며, 탄수화물을 끊으면 인슐린 분비가 더뎌진다. 한국인의 평균 탄수화물 섭취는 전체 열량의 60% 정도를 차지한다. 이를 10%까지 떨어뜨리는 대신 포만감을 유발하는 양질의 지방을 섭취하는 게 핵심이자 성공 키 포인트다. 다만 심근경색·당뇨병 환자는 탄수화물 제한으로 포도당이 부족하면 치명적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그러나 아무 버터나 먹었다간 낭패를 당하기 십상이다. 버터는 유지방 함량에 따라 천연버터와 가공버터로 분류된다. 버터 다이어트에 나선다면 유지방이 80% 이상이고 가염하지 않은, 인공첨가물이나 합성원료 첨가를 최소화한 천연버터를 사용해야 한다. 가공버터에는 고지방 식단에서 피해야 할 영양소로 지목된 트랜스지방이 들어 있어 주의해야 한다.

관건은 사온 버터를 어떻게 요리할지 몰라 고민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점이다. 버터는 요리의 향과 풍미를 더해 어디에 활용하든 손색없다. 다만 탄수화물이 주재료가 되는 토스트, 한국인들이 사랑하는 ‘버터장조림밥’ 등은 피해야 할 메뉴다.

스크램블드 에그에 섞고, 구운 야채와 곁들이는 ‘버터소스’

가장 간단히 쓸 수 있는 방법은 스크램블드에그에 활용하는 것이다. 달군 팬에 넉넉하게 버터를 두르고 달걀물을 푼 뒤 젓가락으로 저어주면 고소하고 따뜻한 한 끼가 된다. 달걀물을 만들 때에는 고지방 저탄수화물 식단에서 환영하는 ‘마요네즈’를 함께 섞어도 좋다.

채소를 먹을 때에도 버터를 활용할 수 있다. 프랑스에서는 버터를 주로 하는 소스를 적잖이 선보인다. 대표적인 버터소스는 ‘홀랜다이즈’로 달걀노른자에 따뜻한 버터, 물, 레몬즙, 식초 등을 섞어 만든다. 여기에 생크림을 추가한 ‘무슬린 소스’도 프랑스 가정에서 즐겨 먹는다. 구운 야채 등과 어울려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터를 위한 소스로 손색없다. 특히 구운 아스파라거스와 잘 어울린다.

무슬린(Mousseline) 소스를 만드는 것은 조금 까다롭다. 우선 냄비에 설탕 10g, 소금·후춧가루를 넣고 물을 끓이고, 버터를 완전히 중탕하며, 얼음을 담은 볼(bowl)에 생크림이 담긴 좀 더 작은 볼을 올려 차갑게 만들어 준비한다.

이후 생크림 볼에 설탕을 넣으며 믹서 등으로 단단한 거품을 만든다. 여기에 달걀노른자 2개, 앞서 끓인 설탕·소금물 3큰술을 넣고 믹서나 거품기로 섞는다. 섞인 재료를 그릇째로 뜨거운 물이 담긴 냄비 위에 올려 중탕한다. 달걀노른자가 들어 있다보니 40도 정도를 유지하는 게 좋다. 너무 뜨거우면 노른자가 익어버리고 온도가 낮으면 거품이 올라오지 않아 망칠 수 있다. 여기에 중탕한 버터를 조금씩 부어가며 부드러운 거품을 만들고, 마지막으로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을 하면 완성이다. 이런 과정이 귀찮다면 야채를 구울 때 버터를 팍팍 넣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해산물, 연어·새우는 물론 고등어와도 굿

버터는 해산물과도 궁합이 잘 맞는다. 버터 새우구이는 누구나 좋아하며, 생선과도 조화를 이룬다. 냄비에 버터를 녹인 후 꿀, 다진마늘, 레몬즙을 잘 섞어준 뒤 연어 위에 올려 오븐에 구워내면 멋진 한끼가 완성된다. 고등어에도 활용할 수 있다. 특히 10~11월의 고등어는 산란 후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먹이를 양껏 섭취하는 만큼 지방 함량이 최고조에 이르며 맛이 매우 좋다. 살만 발라낸 고등어에 화이트와인, 다진 마늘, 소금, 후추로 밑간한 뒤 버터를 발라 구워내면 풍미가 살아난다.

후식은 아메리카노 대신 ‘버터커피’?

 

미국에서는 이미 2014년부터 버터커피 열풍이 불었다. ‘불렛프루프커피’ 브랜드의 대표 ‘데이브 에스프리’는 버터커피는 다른 커피에 비해 에너지를 더 높이고, 집중력을 향상시키며, 졸음을 더 잘 쫓아준다고 선전하고 있다. 무엇보다 LCHF 다이어터를 위한 ‘맞춤형 커피’라고 소개했다.

집에서도 간단히 만들 수 있다. 신선한 원두를 갈아 진한 블랙커피를 만든 뒤 여기에 코코넛 오일 1큰술, 신선한 버터 1큰술을 넣어 표면에 기름이 뜨지 않을 때까지 20초 정도 믹서로 섞으면 완성이다. 믹서를 쓰는 게 귀찮다면 커피를 뜨겁게 끓여 열심히 저어주기면 하면 된다. 다만 커피가 식으면 버터가 뜨는 만큼 아이스보다 뜨겁게 마시길 추천한다. 최근에는 스타벅스에서 버터커피를 만들어 마시는 사람이 적잖다. 스타벅스는 천연버터인 ‘이즈니버터’를 판매하고 있다. 마니아들은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구입한 뒤 바로 버터를 섞어 버터커피로 즐긴다는 풍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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