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산은 단풍의 아름다움을 한껏 만끽할 수 있지만 준비되지 않은 산행은 산악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119에 접수된 총 산악구조 활동건수 1만86건 중 10월이 1451건으로 가장 많았다. 월별 사고 건수가 가장 적은 12월(457건)보다 3배 이상 많다.
자신의 체력을 고려하지 않은 채 높은 산에 오르는 것은 산악사고의 주원인이다. 지난해 시간대별 사고발생 건수는 하산을 시작하는 오후가 6400여건으로 오전의 3686보다 두 배 가까이 많았다. 특히 오후 1~3시 산악사고 건수가 3550건으로 전체의 35%를 기록했다.
초보자는 2~3시간의 등산코스가 적당하며, 체력의 약 30%는 하산할 때를 대비해 비축해야 한다. 산 경사면을 내려올 때 무릎과 발목관절에는 평소 체중의 3~5배에 달하는 하중이 실려 자칫 삐끗했다간 염좌나 골절로 이어질 수 있다.
박상원 자생한방병원 원장은 “염좌는 뼈가 순식간으로 제자리를 이탈하면서 근육과 인대가 늘어나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라며 “산행 중 발목을 접질렸다면 압박붕대나 압박스타킹을 발목에 감거나 고정기를 덧대 부상 부위를 고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가을철 산악사고를 막으려면 산행 전 스트레칭이 필수다. 부하가 집중되기 쉬운 발목과 종아리근육을 충분히 풀어준다. 산에 오를 땐 양팔을 가볍게 흔들면서 걷고, 1시간에 10분씩 휴식해준다. 오르막길에서는 가슴을 펴고, 내리막길에서는 보폭을 줄여 걷는 게 부상 예방에 효과적이다.
배낭끈은 등과 허리에 맞게 길이를 조정해 무게중심이 허리와 등에 골고루 실리도록 한다. 하산 시 등산화 끈을 꽉 묶으면 발의 움직임이 최소화돼 안정감이 높아진다. 걸을 때마다 발을 가볍게 땅에 접지시키고 무릎을 굽혀 충격을 흡수한다.
박 원장은 “평소 운동을 자주 하지 않은 사람은 무릎관절 주위의 근육·인대·관절막이 굳어진 상태여서 산행 후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며 “산에 다녀온 뒤 2~3일간 가벼운 스트레칭을 실시하고 충분히 쉬어주면 등산 통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된다”고 조언했다.
종아리근육과 발목근육은 계단에 한쪽발만 걸쳐 올린 뒤 무릎을 서서히 펴면서 발꿈치를 계단 아래로 내리는 동작으로 풀어준다. 허리와 무릎근육은 한 쪽 무릎을 뒤로 구부려 손으로 당겨준다. 이같은 동작을 15초간 유지하고 좌우 2회씩 반복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