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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혈증치료제 선두 ‘리피토’, 뒤쫓는 ‘크레스토’
  • 김선영 기자
  • 등록 2016-09-20 19:22:43
  • 수정 2024-06-30 19: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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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이자, 리피토 특허만료 후 국내 환자 맞춤형 임상연구 … 알약·패키지 디자인 변경, 복용편의성 높여

AZ, 크레스토의 뛰어난 지질수치 개선효과 강조 … 죽상경화증 위험 감소 등 적응증 추가로 차별화


고지혈증치료제인 한국화이자제약의 ‘리피토정’(성분명 아토르바스타틴, atorvastatin)이 2008년 6월 국내 물질특허 만료 이후 하향세를 극복하고 전체 전문의약품 중 올해 상반기 처방액 1위를 탈환한 것으로 드러나 화제다. 원외처방액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리피토의 올 상반기 처방액은 약 7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3% 증가했다.


지난해까지 7년여 간 국내 처방액 1위를 유지한 한국BMS제약의 B형간염치료제 ‘바라크루드’(성분명 엔테카비어, entecavir)는 지난해 10월 특허가 만료된 후 3위로 내려 앉았다. 2위는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의 B형간염치료제 ‘비리어드’(성분명 테노포비어, tenofovir)가 차지했다. 바라크루드와 비리어드의 올 상반기 처방액은 각각 약 527억원, 724억원으로 바라크루드는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이 41.8% 급감한 반면 비리어드는 25% 상승했다.    

 

리피토를 추격하는 한국아스트라제네카(AZ)의 ‘크레스토정’(성분명 로수바스타틴, rosuvastatin)은 올해 상반기 369억원가량 처방돼 전체 전문의약품 중 5위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해 경쟁제품 리피토와 격차는 더 벌어진 상태다. 숙명의 라이벌 리피토와 크레스토를 비교 분석해본다.


고지혈증은 혈액 속을 돌아다니는 지방질(지질)이 필요 이상으로 많은 상태를 의미한다. 지질은 크게 저밀도지단백(LDL) 결합 콜레스테롤, 고밀도지단백(HDL) 결합 콜레스테롤, 중성지방(TG, triglyceride) 등 3가지로 나뉜다.


혈액 속에 LDL-콜레스테롤이 많으면 혈관벽에 쌓여 심·뇌혈관질환을 일으키는 죽상동맥경화증 발생위험이 높아진다. 반면 HDL-콜레스테롤은 혈관벽에 쌓인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운반해 죽상경화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혈중 LDL-콜레스테롤의 정상 기준치는 130㎎/㎗ 미만이며, HDL-콜레스테롤의 정상 기준치는 60㎎/㎗ 이상이다.


체내 중성지방이 많은 사람은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거나 HDL 결합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은 경우에 심혈관질환 발생위험(CV Risk)이 더 증가한다. 중성지방은 초저밀도지단백(VLDL)과 킬로미크론(chylomicron)지단백 안에 많이 포함돼 있다. 혈중 중성지방의 정상 기준치는 150㎎/㎗ 미만이다.


총 콜레스테롤의 정상 기준치는 200㎎/㎗ 이하로 혈중 LDL, HDL, VLDL 결합 콜레스테롤 농도를 합해서 구한다. VLDL-콜레스테롤 수치는 보통 혈중 중성지방 농도를 5로 나눈 값으로 환산해서 구한다.


콜레스테롤은 부정적인 단어로 인식돼 있지만 몸에 꼭 필요한 물질이다. 세포를 둘러싼 세포막을 구성한다. 지방과 지용성 비타민A·D·E·K 흡수를 돕는 소화액인 담즙산, 성호르몬·부신호르몬 등 각종 스테로이드 호르몬, 뼈를 튼튼하게 하는 비타민D를 만드는 원료로도 사용된다. 체내 콜레스테롤의 약 70% 이상은 주로 간에서 자체 합성되며 약 30%는 음식으로 섭취한다.


콜레스테롤은 공 모양의 양친매성(수용성·지용성 성질을 모두 지님) 운반체인 지질단백질(지단백)에 둘러싸여 체내를 이동한다. 콜레스테롤은 하나의 물질로 LDL은 나쁜 콜레스테롤, HDL은 좋은 콜레스테롤이란 표현은 엄밀히 말하면 틀렸다. 콜레스테롤을 운반하는 지단백 중 단백질/지질 구성 비율에 따라 LDL-콜레스테롤과 HDL-콜레스테롤로 나뉘며 인체에 미치는 해악과 이익이 갈린다.


LDL-콜레스테롤도 무조건 해로운 게 아니라 과다한 수치가 문제다. LDL 표층에 박힌 아포(Apo)지단백 B100은 조직세포막의 LDL수용체에 결합해 콜레스테롤을 필요한 조직에 전달한다. 다만 LDL수용체에 결합하지 못하고 혈액 속을 떠돌아다니는 LDL 결합 콜레스테롤은 쉽게 산화돼 선천성 면역세포의 일종인 대식세포에 포식되는데 이때 대식세포는 거품처럼 부풀어 올라 혈관벽에 갖힌다. 이는 죽상동맥경화반(atherosclerotic plaque)이 생기는 원인이 된다. 죽상동맥경화반은 경동맥초음파 검사 시 내막과 중막을 합한 두께가 1.5㎜ 이상인 상태를 의미한다.


고지혈증 치료의 우선적인 목표는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권장치만큼 낮추는 것으로 이후 비(非)HDL-콜레스테롤을 조절한다. 처방 유형은 크게 심혈관질환이 아직 발생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1차 예방과 심혈관질환이 발생한 후 병을 양호하게 관리해 차후 심혈관질환의 발생을 막는 2차 예방으로 나뉜다.


스타틴(statin) 제제는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효과가 이상지혈증치료제 중 가장 뛰어나고 부작용이 적어 제일 많이 사용되고 있는 약제다. 이 약은 간에서 콜레스테롤의 합성을 억제한다. 콜레스테롤 전구체인 HMG-CoA가 메발론산(mevalonic acid)으로 전환되는 데 필요한 HMG-CoA환원효소 작용을 저해한다.


스타틴은 또 중성지방 수치를 낮추며 HDL-콜레스테롤 수치를 약간 증가시킨다. 지질강하 작용을 하면서 혈관내피세포의 기능을 개선하고 죽상경화 진행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학계에서 리피토와 크레스토는 다른 스타틴 성분에 비해 LDL-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를 보다 크게 낮추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리피토는 1997년 미국에서 첫 출시된 이후 수년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약 1위를 기록했으나 2011년 11월 미국에서 특허가 만료된 지 1개월만에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할 정도로 한 동안 어려운 시절을 겪기도 했다. 국내에는 1999년 12월 출시됐으며 2008년 특허만료로 처방액이 감소하는 위기를 맞았지만 2014년 반등에 성공했다.


리피토의 처방액 1위가 더 놀라운 점은 제네릭(복제약)과 동반 상승했기 때문이다. 대표적 제네릭인 종근당의 ‘리피로우’의 올해 상반기 처방액은 약 223억원으로 전년 동기 201억원 대비 10.5% 증가했다. JW중외제약의 ‘리바로’는 약 198억원으로 전년 동기 173억원보다 14.5% 늘었다. 국내 출시된 리피토 제네릭만 총 100여개 달한다.


이같은 성과는 리피토가 특허만료된 이후 한국화이자가 이례적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게 주효했다는 업계의 평이다. 제약사들은 대체로 특허가 만료된 약에 대해 마케팅·연구비 투자를 대폭 축소하거나 중단한다.

한국화이자는 특허만료 후 알약 크기를 절반으로 줄이고 4주 분량인 28정을 7정씩 소포장해 환자가 주단위로 약물 복용을 확인하도록 패키지 디자인을 개선했다. 


또 국내 환자만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 ‘앳골(AT-GOAL)’, ‘아마데우스(AMADEUS)’, ‘롤러코스트(ROLLER-KOST)’등의 연구결과를 학회에서 공개해 의료진의 신뢰를 이끌어 냈다. 약가도 제네릭과 비슷하게 인하해 가격경쟁력을 갖췄다. 리피토 용량별 정당 급여가는 10mg이 662원, 20mg이 711원, 40mg이 1389원, 80mg이 1590원이다.


한국화이자는 2010년 공개된 앳골 임상에서 국내 이상지질혈증 환자 425명을 위험군별로 나눠 리피토 시작 용량을 조절한 맞춤 치료를 시행해 빠른 LDL-콜레스테롤 수치 강하 효과와 우수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입증했다.


2013년 발표한 아마데우스 임상에서는 한국인 당뇨병환자 440명 개인의 LDL-콜레스테롤 수치에 따라 리피토 용량을 나눠 환자별 맞춤형 치료를 실시했다. 8주차에 환자의 90% 이상이 대한당뇨병학회와 국제진료가이드라인 기준인 LDL-콜레스테롤 강하 목표치인 100㎎/㎗에 도달했다.


2014년 공개된 롤러코스트 임상에서는 국내 신경과 의료진 174명이 허혈성뇌졸중 또는 일과성뇌허혈 발작(TIA)으로 입원한 환자 4407명에 어떻게 스타틴을 처방하는지를 확인했다. 연구결과 퇴원하는 환자의 78.6%는 진료가이드라인에 따라 스타틴을 처방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리피토 관련 대규모 장기간 글로벌 임상 프로그램으로 ‘알프스 ALPS(Atorvastatin Landmark ProgramS)’, ‘CARDS’, ‘ASCOT-LLA’ 등을 실시해 고지혈증 치료·관리 목표는 단순히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게 아니라 심혈관질환 위험(CV risk)을 감소시키는 것임을 밝혔다. 알프스는 총 8만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400개 이상의 임상연구를 다룬 세계 최대 규모의 스타틴 관련 임상 프로그램이다.


알프스의 주요 연구인 ‘TNT’에서는 관상동맥 심질환자를 대상으로 리피토의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효과를 입증했다. 5년간 관상동맥 심질환에 대한 임상적 근거가 있으며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130㎎/㎗ 이하인 환자 1만명을 매일 리피토 고용량 80㎎을 복용하는 군과 저용량 10㎎을 복용하는 군으로 나눠 경과를 관찰했다. 연구결과 고용량 복용군은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77㎎/㎗으로 감소해 저용량 복용군에 비해 우수한 콜레스테롤 강하 효과를 보였다. 또 주요 심혈관질환과 뇌졸중 발생 위험이 저용량 복용군 대비 22~25% 낮았다.


TNT연구는 세계 의학지인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2005년 3월호에 게재됐다. 2차 예방을 목적으로 한 고용량 스타틴 치료가 환자에게 더 많은 이득을 가져다준다는 점을 입증해 고용량 처방에 소극적이었던 국내 치료 트렌드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었다.


한국화이자는 CARDS 임상에서 당뇨병환자를 대상으로 리피토의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효과를 확인했다. 당뇨병을 앓고 있으나 심혈관질환 병력이 없는 환자 2800여명에 리피토를 처방한 결과 비치명적 심근경색증과 뇌졸중 발생위험이 위약군 대비 각각 47%, 48% 감소했다.


ASCOT-LLA 임상에서는 고혈압환자를 대상으로 리피토의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효과를 입증했다. 3가지 이상의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인자를 동반한 고혈압환자 중 총 콜레스테롤이 250㎎/㎗ 이하인 환자 1만여명을 매일 리피토 10mg을 복용하는 군과 위약군으로 무작위 배정해 리피토의 효능을 확인했다. 연구결과 리피토는 비치명적 심근경색증과 뇌졸중 발생위험을 위약 대비 각각 45%, 27% 낮췄다.


특허만료 직후 매출이 떨어지고 있는 크레스토를 영원한 2인자로 치부하기엔 이르다. 리피토도 한때 이같은 시기를 겪었으며, 올 상반기에는 뒤늦게 출시된 비리어드는 국내 시장을 독주해오던 바라크루드를 밀어붙였다.


크레스토는 리피토를 능가하는 강력한 지질강하 효과란 장점을 내세워 미국에선 2002년 4월, 국내에선 2004년 6월에 출시됐다. 2014년 4월 국내에서 물질특허가 만료됐다. 학계에 따르면 크레스토는 1일 처방량 5~40mg 기준 LDL-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를 기저치 대비 각각 46~63%, 10~35%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피토는 1일 처방량 10~80mg 기준으로 이들 수치를 39~60%, 19~37% 낮춘다.


약가도 제네릭과 비슷한 수준으로 인하해 가격경쟁력을 갖췄다. 크레스토의 용량별 정당 급여가는 5mg이 346원, 10mg이 612원, 20mg이 686원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죽상동맥경화증 위험 감소 등 리피토가 갖고 있지 않는 적응증에 도전해 차별화를 시도했다. 대규모 장기간 글로벌 임상 프로그램 ‘갤럭시(Galaxy)’를 통해 총 6만5000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24건의 임상연구를 실시했다.


갤럭시의 대표 연구인 ‘아스테로이드(ASTEROID)’에서는 관상동맥질환자 349명이 24개월간 크레스토 40㎎로 고강도 스타틴 치료를 받은 결과 전체 동맥벽에 대한 플라크 비율(PAV, percent atheroma volume)이 기저치 대비 0.79% 감소했다. 플라크 중 가장 두꺼운 10㎜ 부분에서의 죽종 부피(AV, atheroma volume)는 9.1%, 총 죽종 부피(TAV, total atheroma volume)는 6.8% 줄어 크레스토가 죽상동맥경화증에 효과적임이 입증됐다.


이 연구를 통해 크레스토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스타틴 중 최초로 죽상동맥경화증 위험성 감소라는 적응증을 획득했다. 연구결과는 2006년 3월 미국심장학회(ACC)에서 처음 공개됐다.


아스트라제네카 관계자에 따르면 크레스토는 스타틴 중 유일하게 관상동맥질환 유무와 상관없이 관상동맥경화증을 지연시키고 죽종 부피를 감소하는 효능이 입증된 약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로수바스타틴 성분의 크레스토와 플루바스타틴(fluvastatin)에 한해 관상동맥경화증 진행 지연에 관한 적응증을 허가했다. 다만 플루바스타틴은 관상동맥질환이 있는 경우에만 적용된다. 이에 비해 아토르바스타틴 성분의 리피토, 심바스타틴(simvastatin), 로바스타틴(simvastatin), 프라바스타틴(pravastatin) 등은 관상동맥경화증 진행 지연과 관련된 적응증은 갖고 있지 않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크레스토와 리피토의 효능을 직접 비교한 ‘새턴(SATURN)’ 연구에서 경쟁제품 대비 우월성을 입증했다. 관상동맥질환자 1000여명을 크레스토 40mg 또는 리피토 80mg 투여군으로 나눠 고용량 스타틴을 2년간 처방한 후 혈관 내초음파(IVUS, IntraVascular UltraSound) 검사를 활용해 경과를 살폈다. 2차 유효성 평가항목인 총 죽종 부피 감소량은 크레스토 투여군이 6.39㎣로 리피토 4.42㎣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더 많이 줄었다.


또 크레스토는 지질수치 개선에서 리피토보다 뛰어난 효과를 입증했다. 평균 LDL-콜레스테롤 수치는 크레스토 투여군이 62.6㎎/㎗으로 리피토 투여군 70.2㎎/㎗보다 낮았다. 이에 관상동맥질환자의 LDL-콜레스테롤 목표치인 70㎎/㎗ 미만인 환자 비율은 크레스토 군이 72.1%로 리피토 군 56.1%에 비해 높았다. 평균 HDL-콜레스테롤 수치는 크레스토 군이 50.4㎎/㎗으로 리피토 군 48.6㎎/㎗보다 높은 반면 평균 총 콜레스테롤 수치는 크레스토 군이 139.4㎎/㎗로 리피토 군 144.1㎎/㎗에 비해 낮았다.    

 
이 연구결과는 2011년 11월 미국심장학회(AHA) 연례 학술대회에서 발표됐으며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에 게재됐다. 김효수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스타틴 최고 용량을 1000여명에 2년간 투여한 이번 연구결과 심각한 부작용이 없었다는 사실을 통해 크레스토와 리피토의 안전성을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주피터(JUPITER)’ 임상에서 지질 수치는 정상이나 C-반응성단백(CRP, C-reactive protein) 수치가 0.2㎎/㎗ 이상으로 높은 환자를 대상으로 크레스토의 심혈관질환 예방 및 사망률 감소 효과를 입증했다. C-반응성단백은 염증이 발생하면 수시간 내 간에서 만들어져 혈액으로 분비되는 급성 반응물질이다. 연구결과 크레스토는 심장마비·뇌졸중 등 주요 심혈관질환 발생률을 위약 대비 44%, 전체 사망률을 20% 각각 낮췄다.


장양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주피터 연구는 심혈관질환 발생위험을 낮추는 방법으로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50㎎/㎗대까지 낮추는 것이 안전하고 효과적임을 보였다”며 “크레스토는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낮거나 정상인 사람에 심혈관질환 예방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음을 스타틴 중 가장 먼저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리피토의 ASCOT-LLA 임상연구를 이끈 수석연구원인 피터 세버(Peter Sever) 영국 임페리얼 과학기술의학칼리지 의학박사와 화이자제약 측은 ASCOT 후속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주피터 연구를 통해 다른 위험 인자와는 상관 없이 C-반응성단백 수치를 측정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다만 CRP검사는 비싸고 심혈관질환 발생위험 개선에 기여하는 정도가 미미해 비용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ASCOT 임상에서 리피토 복용으로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중앙값 이하로 감소한 환자의 경우 대조군 혹은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중앙값 이상인 환자에 비해 심혈관질환 발생위험이 감소했다. 반면 C-반응성단백 수치가 중앙값 이하로 낮은 환자는 다른 심혈관질환 발생위험 인자와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정한 후 C-반응성단백 수치가 중앙값보다 높은 환자에 비해 심혈관질환 발생위험이 유의하게 낮은 것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결과는 2010년 11월 미국심장학회에서 발표됐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화이자와 마찬가지로 크레스토의 국내 임상연구를 실시해 글로벌 임상결과와 일관된 효과를 입증했다. 2004년 고지혈증을 동반한 국내 당뇨병 환자 180여명에 6주간 크레스토 10㎎을 투여한 임상 ‘리덕션(REDUCTION)’에서는 크레스토가 지질수치를 개선하는 데 효과적임이 확인됐다.


또 2012년 공개된 ‘아트맵(ARTMAP)’ 임상에서는 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PCI)을 받았으나 스타틴을 복용하지 않은 경증 죽상동맥경화증 환자 350명을 크레스토 10㎎ 투여군과 리피토 20㎎ 투여군으로 나눠 6개월간 처방한 결과를 분석했다. 연구결과 1차 유효성 평가변수인 총 죽종 부피(TAV)와 2차 유효성 평가변수인 전체 동맥벽에 대한 플라크 비율(PAV)이 감소한 정도가 리피토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큰 것으로 확인됐다.


크레스토가 다시 성장하기 위해선 제네릭과의 치열한 경쟁도 극복해야 한다. 리피토처럼 단일 제네릭으로 허가된 품목만 100여개에 달한다. CJ헬스케어의 위임형 제네릭 ‘비바코’는 지난해 출시 2년만에 원외처방액 약 128억원을 달성해 블록버스터에 등극했다. 올 상반기 처방액은 약 84억원으로 매출이 더 올랐다.  


위임형 제네릭은 오리지널 의약품 제조사가 선정한 제네릭 업체의 상품명으로 발매되는 쌍둥이약으로 오리지널과 같은 공장에서 동일한 원료로 만들어진다. 의약품 특허기간 만료 전에 출시가 가능해 오리지널 제조사의 대응책으로 주로 활용된다. 위임형 제네릭 출시로 다른 제네릭 업체의 경쟁 참여 동기를 낮추고 위임형 제네릭 판매 업체로부터 로열티를 받을 수 있다.

 
크레스토의 일반 제네릭 중 일동제약의 ‘로베틴’은 올 상반기 처방액이 약 50억원을 넘어 블록버스터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보령제약의 ‘크레산트’가 약 41억원, 종근당의 ‘로수로드’가 약 38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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