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증강현실(AR) 게임인 ‘포켓몬고(GO)’ 열풍이 전세계를 강타하면서 각종 사고와 건강문제가 속출하고 있다. 포켓몬고는 스마트폰앱을 실행한 뒤 길을 다니면서 실제 거리나 공중에 떠 있는 포켓몬스터 캐릭터를 포획하는 게임이다. 계속 스마트폰 화면을 주시해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안전사고에 쉽게 노출된다.
지난달 미국 와이오밍주에 사는 10대 소녀는 포켓몬을 잡으려고 근처의 강에 갔다가 익사 상태로 발견됐다. 자동차 운전 중 포켓몬고를 하다가 도로를 벗어나 주변의 나무를 들이 받는 사고도 있었다.
이처럼 하루종일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길을 걷거나 주변을 의식하지 못하는 사람을 스마트폰(smart phone)과 좀비(zombie)의 합성어인 ‘스몸비족’이라고 부른다. 스몸비족의 행동은 얼마나 위험할까. 지난해 도로교통공단이 발표한 ‘보행 중 음향기기 사용이 교통안전에 미치는 영향 연구’에 따르면 음악을 듣거나 스마트폰을 보며 길을 걷는 ‘주위 분산 보행자’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평균 속도가 초속 1.31m로 비주의분산 보행자의 1.38m보다 느렸다.
경적소리 등 주변 소리에도 더욱 둔감하게 반응했다. 20~30대 성인남녀 20명을 대상으로 음악을 듣거나 스마트폰을 보며 횡단보도를 걷게 한 결과 11명(55%)이 자동차 경적소리를 전혀 듣지 못했다. 특히 ‘보행 중 음향기기 사용으로 사고가 날 뻔한 경험’을 묻는 말에 27.9%가 ‘있다’라고 답했다.
실제 현대해상화재보험 산하 교통기후환경연구소의 통계 결과 스마트폰이 원인인 보행자 교통사고는 2009년 437건에서 2014년 1111건으로 2.5배 증가했다.
장시간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을 보는 습관은 목 건강에도 치명적이다. 목은 총 7개의 뼈로 구성돼 있으며 하중을 견디고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C자 형태를 이룬다. 김상돈 해운대자생한방병원장은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하면 자엽스럽게 목을 쭉 빼게 돼 장기적으로 목이 일자 형태가 될 수 있다”며 “일자목은 디스크 압력을 제대로 분산시킬 수 없어 목이 결리거나 근육이 경직되고 심할 경우 경추간판수핵탈출증(목디스크)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뉴욕의 척추전문 의사인 케네투 한스라이 교수팀이 ‘국제외과기술저널(Surgical Technology International)’에 보고한 연구결과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고개를 숙이는 각도에 따라 6~7세 아이를 목에 얹고 있는 것과 비슷한 27㎏의 하중이 목에 가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도를 숙이면 18㎏, 45도일 경우에는 22㎏의 부담이 더해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 성인이 고개를 들고 있을 때 경추에 가해지는 압력의 무게는 4~5㎏ 정도다.
김상돈 병원장은 “목디스크 예방을 위해 스마트폰을 50분 사용하면 10분간 휴식하고 스트레칭으로 목과 어깨의 굳은 근육과 인대를 풀어주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