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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병원, 세계 두 번째 뇌전용 11.7T 마그넷 발주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6-08-11 15:28:46
  • 수정 2016-08-11 16:5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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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일 마그넥스 등과 제품화 계약 체결 … 인천 송도에 세계 최고 ‘브레인 밸리’ 조성

여전히 미지의 영역인 ‘뇌’ 연구 분야에서 국가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뇌 촬영 전용 11.7T(Tesla, 테슬라1) 자기공명영상(MRI) 시스템 보유국이 됐다. 가천대 길병원은 이탈리아의 ASG 슈퍼컨덕터스(Superconductors), 마그넥스, DG 캐피탈파트너스와 함께 11일 오후 2시 인천시 송도컨벤시아 2층 프리미어볼룸에서 ‘11.7T 마그넷 발주 및 양전자단층촬영-자기공명상(PET-MRI) 제품화 계약 체결식’을 가졌다.

이들 기관은 보건복지부 연구중심병원 육성 R&D사업으로 수행 중인 11.7T MRI의 핵심 부품 ‘마그넷(Magnet)’ 발주를 143억원에 계약했다. 마그넷은 일종의 강력한 자석으로, 자장이 셀수록(숫자가 클수록) 더욱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다. 자동차에 비유하면 엔진에 해당하는 핵심 부품이다. 현재까지 개발된 인체 적용 가능한 마그넷의 최고 자장은 11.7T로 영국에 지사를 둔 마그넥스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7T, 9.4T, 11.7T 등 초고자장 마그넷의 설계·제조·생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길병원은 또 마그넥스와 보건복지부 R&D사업 및 미래창조과학부 ‘뇌과학 원천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확보한 원천기술과 특허들을 활용해 PET-MRI를 제해화하는 협정을 체결했다.
11.7T MRI는 현재 병원에서 진단용으로 사용하는 MRI(3T)보다 평면해상도가 1만배 이상, 7T보다는 100배 이상 선명하게 뇌 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장비다. 이 시스템을 제조하려면 마그넷 제조·생산기술은 물론 RF코일(Radio Frequency Coil), 영상화 장치 등 우주선 제조기술에 필적하는 초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 이로 인해 미국과 프랑스를 제외한 다른 선진국은 관련 기술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

길병원은 2004년 아시아 최초로 당시 최고 사양인 독일 지멘스의 7T MRI를 들여와 HRRT-PET과 7T MRI 뇌영상 특허를 세계 최초로 획득하고 뇌 영상 연구를 실시해왔다. 2006년 개소한 길병원 뇌과학연구원은 2009년 뇌지도(7.0T MRI Brain Atlas, Springers), 2013년 뇌신경지도(Brain White Matter Atlas, Springers)를 최초로 발간하는 등 뇌영상 연구 분야를 선도해왔다. 2014년엔 뇌질환 진단기술 및 대사질환 신약개발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보건복지부 연구중심병원 육성 R&D사업 기관에 선정됐다.
길병원은 11일 마그넷 발주를 시작으로 2020년까지 마그넷 설치 및 전자 장비 개발을 완료하고 2022년까지 임상 적용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연구 개발에는 연구중심병원 육성 R&D사업 정부연구비 및 기관 부담금을 포함 250억원이 투입된다.

길병원은 세계적인 첨단 진단기기와 치료기기를 기반으로 송도 BRC(Bio Research Complex) 클러스터를 세계적인 브레인 밸리(Brain Valley)로 조성해 국가 인지도 향상과 창조 경제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BRC는 길병원 등 가천길재단이 정보통신기술(IT)·바이오기술(BT) 의료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송도에 조성한 R&D 클러스터다. 마그넥스와 BRC에 PET-MRI 제품화를 위한 연구 및 제조시설을 설치하는 한편 가속기 기반 붕소중성자 포획치료기(accelerator-Boron Neutron Capture Therapy, a-BNCT) 개발 사업과 연계해 뇌 질환의 진단에서부터 치료로 이어지는 클러스터를 구축한다.
 
a-BNCT는 가속기의 중성자와 암조직에 있는 붕소화합물이 핵반응 하는 원리를 이용해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차세대 암치료법이다. 뇌암을 포함한 두경부암 치료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일본, 미국 등에서 활발하게 연구 중이지만 상용화 단계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길병원과 다원시스는 a-BNCT 개발 분야에서 올해 산업통상자원부 산업핵심기술개발사업 선정돼 2020년까지 5년간 104억원을 지원받는다. 5년 후 개발에 성공하면 길병원과 가천대는 붕소방사성의약품개발과 함께 뇌종양 등 두경부암 치료에 전환점을 마련하게 된다.
이길여 가천대 총장은 “가천이 주도하는 송도 브레인밸리는 머지 않아 세계 유수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고 고급인재를 육성하는 세계 최고의 뇌연구 허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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