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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백신이 무조건 최고? … 자궁경부암 백신 선택 앞두고 있다면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6-08-08 16:06:58
  • 수정 2016-08-19 11:5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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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론은 ‘취향껏’ 골라야 … 확실한 자궁경부암 차단은 ‘서바릭스’ 곤지름까지 커버하려면 ‘가다실’

최근 초등학생 딸을 둔 엄마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이슈 중 하나가 ‘자궁경부암 백신’이다. 6월부터 만 12세 여아를 대상으로 자궁경부암백신 무료접종이 시작되며 어떤 것을 골라야 하나 고민하는 학부모가 적잖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는 NIP 시행 2주 만에 여성청소년 1만8000여 명이 자궁경부암 백신 예방접종을 마쳤다고 밝힌 바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11~2015년 자료를 조사한 결과 자궁경부암은 매년 5만4000명 정도 진단받고 있으며 이 중 30세 미만 환자가 2000명이 넘을 정도로 젊은 환자가 적잖다. 청소년의 성경험도 과거에 비해 빨라지는 만큼 미리 예방해서 나쁠 게 없다.

자궁경부암은 발암 원인이 확실한 암종으로 암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원인이 HPV(인간유두종바이러스)다. 환자의 99.7% 이상에서 검출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200여개 HPV 중 고위험군 바이러스는 HPV 16형·18형으로 압축된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이를 타깃으로 하며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GSK의 서바릭스와 MSD의 가다실은 모두 HPV 16, 18형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같은 자궁경부암 백신이지만 둘 사이에는 미묘한 차이가 존재한다.

이왕 백신이 무료가 된 마당에 소비자들은 무조건 ‘비싼 백신’을 선호하지만 자신의 상황에 맞는 적절한 제품을 고르는 게 바람직하다. 문제는 소비자의 선택이 정부의 가격정책에 의해 왜곡될 수 있다는 점이다. 두 제품 모두 무료로 맞을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는 높은 가격으로 책정된 제품을 더 우수한 것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있는 측면도 있는 게 사실이다.

이들 제품은 각각 경쟁제품 대비 강점을 갖추고 있다. 크게 봤을 때 가다실은 예방 범위가 넓은 반면 서바릭스는 자궁경부암을 타깃으로 예방 효과를 오래 지속한다고 이해하면 된다.

MSD의 가다실은 HPV 16형·18형에 의한 자궁경부암, 6형·11형에 의한 생식기사마귀를 예방하는 4가 백신이다. 자궁경부암 뿐만 아니라 일종의 성병인 곤지름(생식기사마귀)까지 예방한다.

반면 GSK의 서바릭스는 HPV 16형·18형을 집중적으로 예방하는 2가 백신이다. 하지만 교차예방효과가 우수해 모든 HPV에 93% 방어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바릭스는 가다실보다 예방 범위는 좁지만 더 높은 항체가로 HPV를 효과적으로 예방한다는 사실을 연구결과를 통해 입증한 백신이다. 항체가가 높을수록 예방효과가 강하고 오래 유지된다는 의미다.

GSK 연구팀은 9~14세 여아를 대상으로 서바릭스 2회씩 접종 후 12개월 뒤 항체를 조사한 결과 가다실보다 4.96배 높은 항체가를 보였다. 이같은 이유는 면역세포인 T세포의 반응을 이끌어내는  ‘항원보강제’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성경험이 없는 14세 이하 소아가 접종받으면 15~25세보다 면역반응이 2배 이상 높다. 서바릭스는 9~25세 접종을 허가 받았으며 어린이는 여름방학에 1차 접종하고, 겨울방학에 마지막 접종을 마치는 일정으로 충분하다.

이와 함께 자궁경부암 병변 전암 단계인 3기(CIN3+) 상피내종양에도 서바릭스의 유효성(93%)이 가다실(43%)보다 높은 측면이 있다. 자궁경부암은 암 자체로 악화되기까지 여러 단계를 거친다. 경증의 자궁경부상피이행증인 CIN1 단계, 중등도의 자궁경부상피이행증인 CIN2, 암으로 가기 직전단계의 CIN3로 나뉜다.

가다실은 최근 기존 제품이 자궁경부암을 약 70% 예방(WHO자료는 43%)하는 것을 보완하기 위해 ‘가다실9’을 출시하며 접종 90%까지 예방할 수 있는 신제품을 선보였다. 다만 현재 지원되는 가다실은 기존 제품으로 가다실9은 NIP에 적용되지 않는다. 어릴 적 가다실을 접종했더라도 신제품의 예방효과를 얻으려면 처음부터 다시 3회 접종을 받아야 하는 불편을 감안해야 한다.

이 둘의 효과를 직접 비교한 연구는 아직 없다. HPV는 감염 후 자궁경부암으로 이어질 때까지 길게는 20년 이상 걸리며 건강상태에 따라 자연소멸되기도 한다. 따라서 직접적인 두 백신의 비교연구는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결국 ‘취향껏’ 백신을 골라야 한다. 자궁경부암만 확실하게 차단하겠다면 서바릭스를, 자궁경부암과 생식기사마귀를 두루 커버하겠다면 가다실을 선택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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