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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아는 골뱅이는 ‘물레고둥’ … 무침에는 ‘큰구슬우렁’
  • 정종우 기자
  • 등록 2016-06-28 11:59:58
  • 수정 2020-09-13 18:5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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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세계 생산량 90% 한국서 소비 … 히스친 점액, 피부 탄력 더해 노화방지
골뱅이는 100g당 86㎉의 칼로리를 함유하고 단백질이 풍부해 다이어트 식품으로 추천되지만 소금을 더해 먹으면 역효과가 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서울 을지로3가역 12번 출구를 나와 인제대 서울백병원 쪽으로 올라가다보면 도로 양 쪽으로 골뱅이를 파는 가게를 만날 수 있다. 이 일대는 1970년대부터 인쇄 거리로 널리 알려졌지만 최근 관련 산업이 쇠퇴하면서 예전보다 활기는 덜하지만 평일 저녁이 되면 퇴근 후 골뱅이에 간단히 맥주 한 잔을 즐기려면 직장인들로 북적인다. 각 가게마다 주인의 노하우를 담은 골뱅이가 사람들을 유혹한다.

골뱅이는 복족류 신복족목 물레고둥과로 봄과 가을이 제철이다. 봄에 잡히는 게 좀 더 맛이 좋다. 골뱅이란 말은 사투리로 본명은 ‘물레고둥’(또는 ‘수염고둥’)이다. 골뱅이란 단어가 워낙 많이 쓰이다보니 지금은 표준어로 굳어졌다.

골뱅이는 경북 울진 일대 수심 70~500m에서 통발로 잡힌 게 최상품으로 대접받는다. 하지만 수확량이 적다 보니 일반인들은 쉽게 맛보기 힘들다. 골뱅이는 1990년대 초반까지 국내에선 연간 5000~8000t 가량 잡혔지만 1990년대 후반 1000~2000t으로 생산량이 급감한 이후 지금은 대략 1000t 내외로 수확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계청에서 2009년 1288t를 마지막으로 고둥류를 통합해 생산량을 집계해 골뱅이 수확량만 알기 어려워졌다. 

국내에서 소비되는 골뱅이의 99% 이상은 영국, 아일랜드, 캐나다, 칠레 등에서 잡힌 것이다. 원산지별로는 영국산이 가장 많고 품질도 좋다. 캐나다산은 물렁거려 씹히는 맛이 덜하며 칠레산은 가격이 저렴하지만 품질이 떨어진다.

통조림에 들어가거나 저렴한 가격의 골뱅이는 대부분 물레고둥이 아닌 ‘큰구슬우렁’이다. 큰구슬우렁은 수염고둥에 비해 질기고 맛도 소라에 가까우며 서해안에서도 잡힌다. 일반적으로 그냥 먹기보다 소면과 섞어 양념에 버무린 골뱅이무침 재료로 사용된다. 술집에서 골뱅이무침 가격이 저렴하다면 큰구슬우렁이로 생각해도 좋다.

한국은 전세계에서 골뱅이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나라다. 세계 소비량의 90%를 한국인이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 7%는 프랑스, 약 3%는 일본에서 소비된다. 국내에서 골뱅이는 통조림 형태로 많이 팔린다. 관련 분야에서 1위 기업은 유성물산교역의 ‘유동골뱅이’로 연간 300억원이 넘는 매출액을 올리고 있다. 전국적으로 20여개의 업체가 골뱅이 통조림을 생산하고 있다.

골뱅이가 서민들의 대표적 안주가 된 것은 1960년대 이후다. 을지로 3가 상인들이 골뱅이에 파, 고춧가루, 마늘 등을 더해 판매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1960년대 을지로 일대 인쇄 골목 사람들이 골뱅이와 맥주로 애환을 달래기 시작하면서 지금과 같은 전문점 형태로 변화됐다. 새콤달콤한 골뱅이무침은 1990년대 이후 인기를 누리고 있다.

국내에선 주로 골뱅이무침으로 요리하지만 프랑스에서는 ‘에스카르고’(escargot) 재료로 사용한다. 에스카르고는 달팽이 요리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요리에 들어가는 달팽이는 자연산으로 세심한 전처리 과정을 거쳐야만 안전하게 먹을 수 있다. 이같은 이유로 식용 달팽이가 귀해지자 최근엔 골뱅이를 재료로 활용하기도 한다.

골뱅이에는 필수아미노산과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인, 철, 요오드 등 미네랄과 비타민A도 함유돼 있다. 골뱅이에 함유된 단백질은 피부에 탄력을 더해 노화를 방지하는 히스친 점액을 함유하고 있어 피부관리에 도움이 된다. 아연은 피부조직을 재생시키는 효능이 있다. 골뱅이 등 해산물에 풍부하게 들어있는 타우린은 피로를 풀어주는 대표적인 영양소다.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심장 근육을 튼튼하게 하는 효과도 갖고 있다. 타우린은 칼슘이 근육세포 속으로 드나들때 관여하는 수송체 기능을 활성화시켜 근육 에너지 생성을 돕는다.

골뱅이 100g에는 86㎉의 칼로리가 들어있어 대표적인 저열량 식품으로 꼽힌다. 칼로리에 비해 단백질이 많아 다이어트 식품으로 좋다. 하지만 골뱅이를 먹을 때 소금을 더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오히려 다이어트에 독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골뱅이에 함유된 콘드로이틴 성분은 남성 스태미나 강화에 도움이 돼 여름철 보양식품으로 인기가 있다. 본초강목, 동의보감 등 한방 의학서에서도 골뱅이가 정력 보양식품으로 소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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