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한약처방인 ‘온백원(溫白元)’이 대장암세포 전이를 억제한다는 세포실험 결과가 나왔다. 윤성우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암센터 한방내과 교수팀은 온백원을 대장암세포에 농도별로 배양시킨 결과 암의 증식과 연관된 ‘CXCR4 수용체’가 억제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온백원은 대장을 따뜻하게 한다는 의미의 전통 한약처방으로 1078년 중국 송나라 때 편찬된 태평혜민화제국방(太平惠民和劑局方)에 처음 소개됐다. 현재에도 복강내 적취(積聚, 덩어리)를 없애고 각종 노폐물을 몸 밖으로 배설시키기 위해 자주 사용되고 있다.
연구팀이 온백원을 대장암세포(HCT116 cells, 1x106)에 농도별(0, 0.2, 0.4, 0.8㎎/㎖)로 처리하고 24시간 배양한 결과 염증매개물질 케모카인의 일종인 CXCR4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CXCR4 수용체가 암세포에서 과다하게 발현되면 암의 증식과 전이를 촉진한다. 즉 CXCR4 활성을 억제하면 다른 장기로의 암세포 전이를 막을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온백원이 암 증식과 밀접히 관련된 전사인자인 NF-kB를 억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윤 교수는 “지난 30년 동안 개발된 항암제의 70%가 천연물에서 기원했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한약 처방은 항암신약의 블루오션”이라며 “후속 연구를 통해 대장암 전이를 억제하는 신약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통합암치료(Journal of Integrative Cancer Therapies)’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