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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기능식품서 로션까지 ‘유황’ … 최근 MSM 형태 섭취 부각
  • 정종우 기자
  • 등록 2016-06-10 13:57:25
  • 수정 2016-06-22 12:3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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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합과·십자화과·침엽수서 추출 … 생마늘에 고기 먹으면 유황·단백 섭취 효과 상승

유황(硫黃)은 예부터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됐다. 부정적인 이미지와 긍정적인 모습을 모두 갖춘 물질이다. ‘구약성서’에서는 신이 타락한 도시였던 소돔과 고모라를 유황으로 파괴했다는 이야기가 적혀져 있다. 기원전 800년경 고대 그리스 작가 호메로스가 쓴 ‘오디세이’에는 황을 훈증(해충, 세균 등을 죽이는 것)에 사용했다는 내용이 언급돼 있다. 중국에서는 근대 화약이 나오기 전까지 흑색 화약의 한 성분으로 황을 이용했다. 고대 로마의 폴리니우스가 쓴 ‘자연사’에는 황을 의약품, 표백제 등으로 활용했다는 내용이 쓰여져 있다.

황산을 비롯한 많은 황 화합물은 현대 산업에서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의약계에서도 유황은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당뇨병치료제 ‘톨부타미드’(tolbutamide), 항생제 ‘세팔로스포린’(cephalosporin)·‘페니실린’(penicillin) 등의 주성분이 유황이다. 톨부타미드는 췌장을 자극해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키고, 세팔로스포린과 페니실린은 세균을 죽이는 역할을 한다. 피부 염증을 줄이고 재생을 촉진하는 ‘설파민’(sulfamine)의 핵심 성분도 유황이다.

유황(sulfur)은 산스크리스트어로 ‘불의 근원’을 뜻하는 sulvere로부터 유래된 라틴어 sulphurium이 어원이다. 중세엔 Burn-stone으로 불렸고 이후 brimstone으로 바뀌었다. 유황은 사람을 포함한 생물체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물질 중 하나다. 인체를 이루는 14가지의 기본 구성원소 중 8번째로 많이 차지하는 필수원소다. 상온에서는 황색·무취·신맛이 나는 분말결정체지만 고온에서는 금·백금을 제외한 거의 모든 금속과 화합해 황화물을 만든다.

사람의 심장, 뼈, 피부, 머리카락 등에 유황이 가장 많이 분포돼 있다. 나이가 들어 머리카락 윤기가 줄어들고 피부에 주름이 지며 관절염·신경통·오십견에 시달리는 것은 칼슘과 유황이 점차 결핍되는 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사람들이 피부병에 걸리면 유황이 풍부한 온천을 찾는 것은 유황이 피부를 보호하고 피부독소를 해독하며 손상된 피부를 복구시킨다고 믿기 때문이다. 유황을 구성하는 시스틴(cystine)과 글루타치온(glutathione)은 각종 독소로 인한 질병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전실한 영양물질 중 하나다.

자연의학 전문가인 장봉근 제이비케이랩(JBK LAB) 대표는 “유황은 아미노산의 구성 성분으로 체내에서 다양한 해독작용에 관여한다”며 “혈액을 정화하고 세포를 보호하며 인체의 항산화반응에 관여하고 간에서 답즙분비를 촉진시킨다”고 밝혔다. 이어 “유황은 육류, 계란, 생선 등에도 함유돼 있지만 식물에 폭넓게 분포돼 있다”고 덧붙였다.

유황은 식물 중에서도 백합과·십자화과 식물에 풍부하다. 백합과 식물로는 마늘, 양파, 파, 부추, 달래 등 오신채(五辛菜)가 대표적이다. 오신채는 불교에서 금하는 식물로 강한 매운맛과 아린맛을 갖고 있다. 특히 마늘은 기원전 2300년경 수메르인들은 마늘을 열병이나 설사 증세가 생겼을 때 해독제로 먹었다. 백합과에 속하는 식물에 유황은 ‘알리신’ 형태로 존재한다. 알리신은 열을 받으면 자신의 역할을 발휘하지 못하므로 날 것으로 먹는 게 좋다. 유황은 아미노산의 구성 성분이어서 육류(동물단백질)에 생마늘을 곁들여 먹으면 유황 성분이나 단백질을 더 온전하게 섭취할 수 있다.

양배추, 브로콜리,  방울다다기양배추(Brussels sprouts), 콜리플라워, 케일,  복초이(bok choy, 연두색 중국산 양배추), 아루굴라(arugula), 콜라드(collards, 케일의 변종), 콜라비(kohlrabi), 겨자, 순무(turnip), 적무(red radish), 물냉이(watercress) 등이 속한 십자화과 식물에는 ‘설포라판(C6H11NOS2)’ 형태로 유황이 함유돼 있다. 추운지방에서 주로 자라는 침엽수에는 메틸설포닐메탄(MSM) 형태로 유황이 들어 있다.
이들 식물성 유황은 황화합물과 달리 부작용이 없다. 유황을 함유한 식물 자체나 껍질에서 뽑아낸 유기화합 추출물을 섭취하면 유황을 보충할 수 있다.

최근 건강기능식품 업체가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 유황 관련 식품의 주성분인 MSM은 침엽수 외에도 석유, 석탄, 옥수수, 사탕수수 등에 함유된 메탄올을 활용해 상업적으로 추출할 수 있다. 석유나 옥수수로부터 얻어진 MSM은 중간물질이 메탄올이기 때문에 완전히 제거돼야 한다. 일반적으로 침엽수에서 나온 MSM은 식물성 식이유황으로 부르며, 메탄올을 활용해 추출한 MSM은 화학적 식이유황으로 칭한다. 반면 화학적으로 제조하는 유황은 천연가스나 원유에서 탈황시켜 얻는다.

MSM의 가장 큰 기능은 통증 완화다. 허리와 목 통증에 효과적이며 치통에도 좋다. 몸 어딘가에 통증이 지속된다는 것은 뭔가 잘못됐음을 알려주는 신호다. MSM을 섭취하면 통증의 원인이 되는 염증이 줄어들고, 근육조직의 수축이 줄어들어 근육경련이 완화된다. 특히 만성요통을 치료할 때 MSM은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신경근을 압박하는 디스크 주위의 염증을 완화시키기 때문에 통증이 조금이나마 사그라진다.

MSM은 다양한 방식으로 섭취할 수 있다. 식품이나 약으로 먹어도 좋고 로션으로 발라서 흡수시킬 수도 있다. MSM을 약으로 복용한다면 공복을 피하는 게 좋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시한 유황의 하루 권장섭취량은 2000㎎ 수준이다. 그 이상 먹으면 더부룩함이나 복통이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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