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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날 아삭한 열무 … 뿌리 가늘고 잎 도톰해야 최상품
  • 정종우 기자
  • 등록 2016-06-03 14:15:03
  • 수정 2016-06-03 14: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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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철 한달이면 수확 … 비타민 등 영양소도 풍부

아삭한 식감을 가진 열무는 여름을 대표하는 채소다. 물김치, 냉면 등에 더하면 시원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다른 채소에 비해 재배조건이 간단하고 생육기간이 짧아 가격도 저렴하다. 열무의 제철은 6~8월이지만 비닐하우스 재배가 늘어나면서 지금은 1년내내 만날 수 있다. 열무는 겨울에는 60일, 봄에는 40일, 여름엔 25일 정도면 다 자란다. 열무 전문 재배 농가에서는 1년에 다섯 차례 정도 씨를 뿌리고 거둔다. 열무를 많이 먹는 계절은 여름이지만 재배 농민들은 봄 열무를 추천한다. 줄기의 아삭한 질감이 더 좋다는 것이다.

열무는 ‘어리다(여리다)’와 ‘무’의 합성어다. ‘여린무’에서 열무로 바뀐 것이다. 여름에 주로 먹어 일부에서는 ‘더울 열(熱)’과 ‘없을 무(無)’를 사용해 더위를 식혀주는 음식이라고 의미를 붙이기도 한다. 학명은 ‘Raphanus sativus’로 고향은 팔레스타인 일대다. 십자화과 무속의 근채류 채소로 뿌리보다는 주로 잎을 활용한다. 무나 열무나 똑같은 학명을 쓰며, 열무는 무의 개량종에 해당한다.

예부터 열무는 원기를 돋우는 보양제로 통했다. 맛도 달고 좋기 때문에 열량 소모가 많고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에 먹으면 좋다. 열무에는 비타민C·A 등이 풍부하다. 비타민C는 피부탄력을 유지시키고 바이러스나 세균에 대한 저항력을 키워준다. 해독작용이 탁월하며 체내 노폐물을 제거하는 효과도 갖고 있다. 비타민A는 눈 건강에 좋은 영양소다. 눈 점막을 튼튼하게 해주며, 시력 저하를 방지한다.

인삼 등에 함유된 사포닌도 열무에 포함돼 있다. 열무가 씁쓸한 맛을 내는 것도 사포닌의 역할이다. 이 성분은 혈관의 탄력성을 조절해 저혈압 환자의 혈압을 올려주고, 고혈압 환자의 혈압을 내려주는 효과를 가진다.

열무는 옮겨심기가 안 되는 채소로 직접 파종해야 한다.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며, 최적의 재배온도는 20도 전후다. 추위에 강해 0도 이하로 내려가도 피해를 입지 않는다. 하지만 더위에는 약해 고온에서는 상품성이 떨어지고 병이 많아진다. 햇볕이 강하고 오래 쬘수록 잎이 잘 자라 수확량이 많아진다. 열무는 고추와 함께 키우면 자생력이 높아져 병충해에 강하고 맛도 좋아진다. 열무는 고추 그늘을 받으며 자라면 향이 진해지고 매콤한 맛이 강해진다.

전국적으로 열무는 재배되지만 의외로 수도권인 경기도 고양시 일산 장항동 일대에서 상당량 키워진다. 수도권 시장에서 팔리는 열무의 대부분이 일산열무다. 다른 지역 열무에 비해 아삭한 식감과 향이 좋아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 1990년대 중반 모 종묘회사에서 ‘일산열무’라는 품종을 등록하기도 했다. 과거부터 일산 지역에서 살았던 농민들은 50여전부터 일산열무가 유명해졌다고 증언한다. 1960년대부터 시설채소에 집중했던 당시 지역 농민들이 열무에 주목하면서 지금까지 명성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열무는 급속도로 자라는 만큼 빨리 조리해 먹을 수 있다. 주로 김치로 담근다. 저장과 숙성 과정이 긴 배추김치와 달리 날씨에 따라 1~3일이면 충분하다. 맛이 덜하지만 담그자마자 먹어도 좋다. 열무김치는 오래 두고 먹으면 맛이 떨어지므로 바로바로 만드는 게 좋다.

열무를 고를 때는 키가 작고 뿌리 부분이 날씬한 게 좋다. 잎이 너무 가늘면 빨리 무르므로 도톰한 것을 선택해야 한다. 늙은 열무는 뿌리 부분이 통통하고 잔털이 많아 억세다. 잎이 금방 시들기 때문에 구입 즉시 먹어야 한다. 남은 것은 신문지는 주방타월로 감싸 냉장 보관하면 된다.

열무는 해산물, 육류, 면류 등 모든 식품과 어울린다. 요리 전문가들이 아삭한 열무를 새로운 식재료로 주목하는 이유다. 실제로 모 레스토랑에서는 열무를 이용한 파스타도 판매하고 있다. 쫄깃한 리가토니면과 아삭한 열무가 만나 조화로운 맛을 낸다. 여기에 해산물과 토마토소스가 더해지면 그동안 맛보지 못한 맛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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