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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골다공증은 ‘여성의 병’? … 후유증은 남성이 더 심해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6-05-16 10:09:34
  • 수정 2020-09-13 19: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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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성 환자 90%, 잘못된 인식 탓에 진단 늦어 … 장기노화 탓 폐렴 등 합병증 위험 커

골다공증은 뼈가 많이 소실돼 구멍이 나 골절 위험이 높아지는 질환으로 보통 폐경기 이후 여성, 남녀 통틀어 70세 이상 노인에서 많이 발병한다. 하지만 최근 만성적인 칼슘 부족, 무리한 체중 감량, 술과 담배의 영향으로 40대 이후 남녀 모두에게서 발병률이 높아지는 추세다. 특히 50세 이상 남성에서 골다공증 적신호가 켜졌다.

지난해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건강 행태 및 만성질환’ 통계에 따르면 국내 50세 이상 남성 10명 중 1명이 골다공증, 40.8%는 골다공증의 전 단계인 골감소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골밀도가 정상인의 75~90%면 골감소증, 75%가 안 되면 골다공증으로 진단한다. 

중년 남성은 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보통 이하로 떨어지면서 골밀도가 감소해 뼈가 약해지고 잘 부러지게 된다. 여성에 비해 골절 발생 빈도는 낮지만 갖가지 합병증이 겹쳐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많고, 외부활동 중 사고로 고관절(엉덩이뼈) 및 대퇴골(넓적다리) 골절 빈도가 빠른 속도로 증가한다.
평소 활동량이 많은 남성에게 골다공증에 의한 골절은 치명타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8~2012년에 골다공증 환자를 분석한 결과 골다공증으로 고관절이 손실된 남성 5명 중 1명은 1년 내에 사망했다. 대퇴골절 발생시 1년 내 사망률은 54%에 달했다.

남성들은 골다공증을 무관심으로 방치하다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안철우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남성 골다공증·골감소증 환자의 90% 가량이 제 때 병을 진단받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골밀도가 낮다고 통증이 있는 것도 아니고, 골다공증은 ‘여성의 병’이라는 인식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남성 골다공증 환자의 대부분은 우연히 건강검진을 받다가, 혹은 골절 때문에 병원을 찾았을 때 뼈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고 덧붙였다.
미국 연구에서도 골다공증에 대한 남성의 인지율은 10.6%로 여성(24%)에 비해 절반 수준이며, 치료율도 9.1%로 여성(11.3%)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골다공증 예방 수준도 낮은 편이다. 이리나 대쉬코바(Irina Dashkova) 미국 노스쇼어병원 교수팀이 평균 72세 남녀 14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골다공증 예방제를 복용 중인 비율은 여성이 78.8%, 남성은 21.3%로 4배 가까이 차이났다. 남성의 골다공증이 여성보다 더 나쁜 결과로 이어지는 이유다. 
또 남성은 장기가 여성보다 더 많이 노화된 상태여서 골절수술 후 폐렴 등 합병증도 자주 발생하는 편이다.

흡연과 과도한 음주는 남성의 골다공증 발병을 부추긴다. 알코올은 간에서 비타민 D합성을 방해하고 소변을 통한 칼슘 배출을 촉진해 골밀도를 감소시킨다. 
담배의 니코틴 성분은 칼슘과 비타민D의 대사에 영향을 미처 뼈에 산소와 영양분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게 한다. 평소 술과 담배를 즐기지 않더라도 골다공증 가족력이 있거나, 스테로이드제를 장기 복용 중이거나, 전립선암 병력이 있는 남성은 뼈 건강에 신경써야 한다. 

남성 골다공증 치료법 중 테스토스테론 대체요법은 골량을 증가시키고 고환기능 이상과 동반돼 발생하는 골절을 예방하는 데 도움된다. 최근에는 원인불명인 남성골다공증 치료에 불소제제를 사용해 골절 위험을 줄였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기도 했다.

현재 의료기관에서 처방하는 골다공증 의약품은 골흡수억제제와 골형성촉진제로 나눠진다. 이 중 △비스포스포네이트 △선택적 여성호르몬 수용체 조절체(SERM) △부갑상선호르몬(PTH) △RANKL단클론항체 등 골흡수억제제가 많이 사용된다. 비스포스포네이트는 강력한 골흡수억제제로 골절을 40∼50% 감소시킨다. 장기 복용시 악골괴사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지만 발생률은 낮다.

김범준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골다공증 환자는 약물치료를 받으면 골절 위험을 50~70%까지 줄일 수 있다”며 “극히 드물게 발생하는 약물 부작용을 우려해 치료를 임의로 중단하면 골절 위험성이 높아져 자칫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만큼 전문의의 진단을 받은 뒤 적합한 약물치료를 받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서 여성은 65세, 남성은 70세부터 골다공증 검사가 의료보험 혜택이 적용된다.

골다공증을 예방 및 치료하려면 충분한 칼슘 섭취와 비타민D 투여가 필수다. 국내 칼슘 섭취 권장량은 하루 800㎎, 비타민D는 800IU다. 안철우 교수는 “따로 보충제를 챙겨 먹는 것도 좋지만 부족한 칼슘은 하루에 두부 한 모, 치즈 두 장, 견과류 한 줌, 우유 두 잔 중 하나를 먹으면 충분히 보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귤이 뼈 건강에 좋다는 사실을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귤의 비타민C와 색소 성분인 베타크립토산틴이 골다공증 위험을 낮춘다는 일본 연구결과도 있다. 귤의 베타크립토산틴 함량은 100g당 3.22㎎으로 오렌지의 46배, 레몬의 161배 정도다.

골다공증을 예방하려면 뼈가 단단해지도록 1주일에 두 번 이상 30분씩, 조깅·걷기·맨손체조 같은 체중부하 운동을 실시한다. 이미 골다공증을 앓고 있는 경우 뼈를 보호하는 근육을 키워 넘어졌을 때 골절 위험을 줄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운동 강도는 최대 맥박의 40∼70% 정도를 유지한다.
근골격계 단련운동은 체중을 이용하는 방법과 기구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나뉜다. 초기엔 체중을 이용해 팔굽혀펴기, 윗몸 일으키기, 앉았다 일어서기를 실시한다. 점차 몸이 익숙해지면 기구를 이용하는 웨이트트레이닝이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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