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의 교차점에서 길을 안내하는 대학병원 의사는 두 가지 모습을 갖고 있다. 환자와 일정거리를 두며 냉정을 유지하거나, 동변상련의 마음으로 환자를 다독이는 것이다. 후자를 선택한 김남규 연세대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최근 소중한 환자의 인연 속에 느낀 소회와 성숙해지는 자신의 모습을 담은 책 ‘당신을 만나서 참 좋았다’를 출판했다.
김 교수는 평소 환자의 죽음 앞에서 자신의 능력을 한탄하며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몰두해왔다. 어느 순간 암 대신 병을 품은 환자의 인생이 눈에 들어왔고, 삶에서 가장 소중한 것과 기쁨의 원천은 주변 사람에 대한 사랑이란 것을 깨달았다. 그는 책에서 사랑을 바탕으로 죽음도 극복하고 새롭게 투병 의지를 다지며 희망을 스스로 찾은 환자는 자신이 따라가야 할 소중한 인연이라고 말한다.
오재환 국립암센터 부속병원장은 “이 책은 단순한 진료일지가 아니라 ‘당신은 소중한 사람입니다’는 의사의 응원 메시지”라고 밝혔다. 정재승 KAIST 물리학과 교수는 “모든 어른에게 삶의 소중함과 죽음을 대면하는 성숙한 방법을 알려준다”며 추천사를 적었다. 김남규 교수는 판매된 서적의 인세 전액을 환자 치료비로 전액 기부할 예정이다.
이지북출판사, 208쪽, 1만3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