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사원 신경주 씨(가명·33)는 얼마 전 지방출장을 가던 도중 가벼운 교통사고를 당했다. 사고 당시에는 업무가 바빠 시간이 부족한 데다 별다른 통증이 없어 병원을 찾지 않았다. 하지만 3일 후부터 목 주변이 뻐근하면서 움직임이 제한됐고 피로감까지 가중되자 인근 한방병원을 찾은 결과 교통사고 후유증에 따른 목통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수술을 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밤잠을 설쳤지만 간단한 침치료를 받고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었다.
최근 교통사고 후유증 치료를 위해 한의원이나 한방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대한한방병원협회에 따르면 의료기관 종별 교통사고후유증 진료 건수는 한방병원이 전년 대비 27%, 한의원은 2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생한방병원이 교통사고 후유증 치료를 위해 내원한 환자 85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교통사고로 인한 통증 발생 부위는 목(81%), 허리(79%), 어깨(48%), 무릎(18%) 순으로 나타났다.
목통증은 충돌 상황에 따른 교통사고 유형에 관계없이 발생률이 가장 높았다. 정면충돌 사고를 당한 환자의 89%, 측면충돌은 79%, 후면충돌 환자는 84%가 목통증을 호소했다.
특히 복합 부위의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았다. 측면충돌 사고를 당한 환자를 제외한 나머지 군의 대부분이 두 군데 이상 부위에서 통증을 호소했다. 세 군데 이상이라고 답한 응답자의 비율도 45.8%에 달했다.
한방치료는 수술에 대한 부담이 없다는 점에서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이번 조사에서 231명(27%)이 ‘매우 만족’, 474명(55%)은 ‘만족’, 140명(16%)은 ‘다소 만족’이라고 응답했다. 한방치료에 ‘불만족 했다’고 응답한 사람은 10명(1.1%)으로 조사됐다.
‘교통사고로 인한 내원 외에도 향후 한방치료를 받을 의향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서는 768명(89%)이 ‘그렇다’고 응답해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중 283명은 ‘매우 그렇다’고 답변해 적극적인 재선택 의향을 나타냈다. 한방치료 중 가장 만족도가 높았던 치료법으로는 549명 중 325명이 봉침·약침을 꼽았다.
이번 조사결과 교통사고 환자 한 명당 평균 3가지의 통합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우성 자생한방병원 의무원장은 “‘골든타임’인 사고 후 48시간 이내에 치료받지 않으면 후유증이 2배 더 커질 수 있어 가급적 빨리 치료받는 게 바람직하다”며 “치료법마다 작용하는 통증 개선효과가 달라 봉침·약침·추나요법·한약 같은 통합치료를 통해 교통사고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부분의 교통사고는 편타손상에 따른 복합통증을 초래하는 만큼 치료도 복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편타손상은 갑자기 목이 강하게 젖혀지면서 이를 지지하는 인대와 근육이 충격을 받는 것을 의미한다. 목은 물론 허리나 어깨 등 복합적인 부위에서 통증이 느껴지고 손발저림, 두통, 어지러움, 메스꺼움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