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찐 젊은 여성은 아토피피부염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박영민(교신저자)·이지현(1저자) 피부과 교수, 이승환(교신저자) 내분비내과 교수팀은 2008년~201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기반으로 19~40세 젊은 성인 5202명을 조사한 결과 체질량지수가 25㎏/㎡ 이상이면서 허리둘레가 80㎝ 이상인 여성은 아토피피부염 발병률이 정상군 대비 3.29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아토피피부염의 복합요인인 나이, 흡연, 음주, 운동, 비타민D, 소득수준, 결혼여부를 보정한 뒤에는 여성이 체질량지수 30㎏/㎡ 이상이면 아토피피부염 발생 위험이 4.08배, 허리둘레가 80㎝ 이상이면 2.05배 높아져 성별 비만과 아토피피부염과 상관관계가 입증됐다.
이번 연구에서 남성과 여성 모두 성인 아토피피부염 환자는 미혼이 많았다. 또 나이가 들면 아토피 발생 경향이 줄었지만 비만이면 아토피 경향이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승환 교수는 “비만은 여러 염증성 사이토카인이나 지방조직에서 분비되는 아디포카인 분비의 이상을 유발해 면역체계를 혼란시키고 아토피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영민 교수는 “여성은 체중을 조절하면 아토피피부염 예방에 도움될 것”이라며 “이 질환은 완치법이 없어 평생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피부에 자극을 일으키는 땀, 더러운 물질, 집먼지진드기를 제거하고 피부가 건조하지 않도록 보습제를 가능한 자주 바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아토피피부염은 보통 생후 2~3개월쯤 시작돼 12~13세가 되면 증상이 거의 사라지기 때문에 유년기 질환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성인 아토피는 유전적 소인이 있지만 어릴 때 나타나지 않다가 어른이 된 뒤 스트레스나 다양한 환경적인 요인에 노출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정신적으로 피로가 심하고 결벽증을 가진 사람도 아토피가 생기기 쉽다. 집먼지진드기·세균 등 미생물, 꽃가루는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가장 흔한 증상은 가려움증이다. 피부가 급격히 건조해지면서 가려움증이 심해지고 피부가 까칠해진다. 홍반, 마른버짐, 하얀비늘과 같은 각질인 인설 등이 동반된다. 주로 팔꿈치와 무릎 주위, 얼굴, 눈, 목에 많이 발생한다.
가려움증이 심해 긁다 보면 2차 감염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심하게 긁으면 진물이 생기고 빨간 습윤성 피부염이 동반된다.
초기에는 단순히 각질이 심한 것으로 여겨 치료시기를 놓칠 때가 많다. 각질이 많고 피부염증이 나타나면 곧바로 피부과를 찾아 치료해야 한다. 치료에 사용하는 약물은 항히스타민제, 항류코트리엔제, 국소스테로이드제 등으로 일시적 효과를 보인다.
중증 환자는 자외선치료, 전신 면역억제제, 생물학적제제 등으로 치료한다.
이번 연구결과는 천식 및 알레르기 분야 국내 최고의 영문학술지인 ‘알레르기·천식·면역학 연구(Allergy, Asthma Immunology Research)’ 3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