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철 관절이 시리고 아픈 관절통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관절통이 심할 땐 대부분 퇴행성관절염을 의심하지만 낮은 확률로 류마티스관절염이 원인인 경우도 있다.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인 류마티스관절염은 면역세포가 뼈와 뼈 사이의 활막을 공격해 지속적으로 염증을 일으키는 만성 전신 염증성질환이다. 활막 염증은 연골과 뼈로 번져 관절의 파괴와 변형으로 이어지고 극심한 통증, 피로감, 체중감소를 유발한다. 허리를 제외한 모든 관절에서 나타나지만 무릎이나 어깨처럼 큰 관절보다는 손목과 손가락 등 작은 관절에서 많이 발생한다. 증상은 양쪽에서 대칭적으로, 여러 관절에서 동시에 나타날 때가 많다. 아침에 통증이 가장 심하고 관절 마디가 붓게 되며 누르거나 움직일 때 통증이 악화된다.
퇴행성관절염은 노화와 반복적인 관절 사용으로 관절을 보호하고 있는 연골조직이 닳아 없어져 발생한다. 뼈와 뼈가 맞닿는 과정에서 염증이 생겨 관절이 파괴된다. 관절염이 발생한 부위에만 통증이 느껴진다.
초기에는 관절을 움직일 때에만 증상이 나타나지만 병이 진행될수록 움직임에 관계없이 통증이 지속된다. 대부분 고령에서 많이 발생하므로 대부분 관절염을 노인성 질환으로 생각한다.
이와 달리 류마티스관절염은 노인뿐만 아니라 젊은 여성, 어린 아이에서도 나타난다. 소아 류마티스관절염은 전신에 증상이 나타난다. 39도 이상 고열이 수 주~수 개월간 지속되고 심장에는 심낭염, 폐에는 늑막염, 전신에는 패혈증 등이 발생한다. 아이가 아픈 경우 성장통으로 여겨 진단 시기를 놓치기도 한다. 증상이 6주 이상 지속될 땐 전문의를 찾아 치료받아야 한다.
이 질환을 방치하면 다른 장기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박희진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자가면역으로 발생한 염증은 주로 관절을 공격하지만 방치할 경우 폐, 심장, 신장 등 주요 장기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는 일반인보다 심혈관계질환에는 걸릴 확률이 2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치료는 약물치료를 우선으로 소염제 및 항류마티스약제 등을 처방해 질환이 진행되는 속도를 최대한 늦춘다. 국내에서 류마티스관절염이 진단되는 시기는 다른 나라보다 늦다. 질환에 대한 인식이 낮고 잘못된 상식을 듣고 환자 스스로 판단 치료법을 결정짓기 때문이다.
박희진 교수는 “단순히 통증만 갖고 퇴행성관절염으로 자가진단해 치료법을 결정하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류마티스관절염은 진단과 치료가 늦어질수록 관절 파괴가 진행돼 관절기능이 영구적으로 손상될 위험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