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피의 ‘큐피틀리아(Qfitlia, 피투시란/fitusiran)’가 FDA으로부터 A형 및 B형 혈우병을 갖은 12세 이상 소아·성인환자의 예방요법으로 28일 승인받았다.
두달에 한번 피하주사하는 편의성를 갖는 첫 항트롬빈 억제 기반 치료제로, 응고인자 항체보유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혈우병 환자의 출혈 에피소드를 예방하거나 빈도를 줄이기 위한 최초의 예방요법으라고 회사는 강조했다.
큐피틀리아는 항트롬빈(AT)을 선택적으로 억제해 혈액 내 트롬빈 생성을 촉진하고 지혈 균형을 회복하는 기전을 가진다. 소간섭RNA(siRNA) 기술 기반의 유전자 발현억제(gene silencing) 기전 치료제로, 연간 최대 6회 피하주사만으로 출혈 예방 효과를 제공하는 것이 강점이다.
승인은 ATLAS 임상개발 프로그램 내 3건의 3상 연구 결과를 근거로 이뤄졌다. ATLAS-A/B 연구에서는 응고인자치료제에 항체가 없는 혈우병 환자에서 기존 필요시 치료(on-demand) 응고인자치료대비 대비 연간 출혈률(ABR)이 71% 감소했다. ATLAS-INH 연구에서는 항체를 보유한 환자 즉 응고인자치료제의 효과가 없어 출혈발생시 단기적으로 사용되는 바이패스(Bypassing agents) 제제를 투약받는 경우 대비 ABR이 73% 감소했다.
연장연구인 ATLAS-OLE에서도 출혈억제 효과는 유지됐다. 중간 추격결과에 따르면 억제제가 없는 환자의 ABR 중앙값은 3.8, 억제제가 있는 환자에서는 1.9로 나타났으며, 전체 환자의 절반 가량이 연간 출혈 1회 이하로 유지됐다.
큐피틀리아는 기존 예방요법 대비 투약 빈도가 가장 낮은 약물(2달에 한번)로, 주사제임에도 환자 부담이 현저히 적다. 프리필드 펜 또는 바이알·주사기 형태로 제공되며, 일상생활 속 자가 투약이 가능한 수준으로 개발됐다.
다만, 치료제의 기전상 트롬빈 생성이 증가하면서 혈전 생성 위험이 동반될 수 있다. 이에 따라 FDA는 혈전증, 급성 및 재발성 담낭질환 등에 대한 주의사항을 박스형 경고를 통해 명시했으며, 주기적인 혈액검사 및 상태 모니터링을 권고하고 있다.출처: FDA
큐피틀리아와 함께 사용 가능한 동반진단기기로는 지멘스 헬시니어스의 INNOVANCE 항트롬빈 측정키트가 FDA 승인을 받았다. 사노피는 검사기관 랩코프(Labcorp)와 함께 환자 대상 무상 항트롬빈 검사 프로그램을 제공해 치료 전후 혈액상태 확인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번 승인으로 큐피틀리아는 억제제 보유 여부와 관계없이 A형과 B형 혈우병 모두에 사용할 수 있는 최초의 정기 예방요법 치료제가 됐다. 앞서 지난해 10월 승인된 화의자의 조직 인자 경로 억제제 계열의 혈우병 A와 B형 치료제 하임파브지(HYMPAVZI, 마스타시맙 Marstacimab)의 경우 항체가 없는 환자 대상으로 승인을 받았다.
사노피는 현재 큐피틀리아의 글로벌 허가 확대를 진행 중이며, 브라질에서는 심사 중이고 중국에서는 2025년 하반기 승인 결과가 예상된다. 국내 도입 시기와 허가 전략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국내 혈우병 치료 패러다임 변화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혈우병은 응고인자 8번 또는 9번의 선천적 결핍으로 발생하는 희귀 출혈질환이다. 반복적인 관절 출혈은 심각한 관절손상과 만성 통증으로 이어지며 삶의 질 저하를 초래한다. 특히 항체를 보유한 환자군은 기존 치료에 대한 반응성이 낮아 새로운 치료 접근이 절실한 상황이다.
한편 큐피틀리아는 2014년 사노피와 앨라일람의 희귀질환 분야 siRNA 치료제 공동개발 계약 체결이후 16년 사노피가 옵션 권리를 행사하며 글로벌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확보한 품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