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자목을 호소하는 젊은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과거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일자목 발생률이 높아진 데에는 스마트폰과 컴퓨터의 발달이 많은 영향을 끼쳤다. 당장 없으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길 정도로 컴퓨터와 스마트폰은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한국의 IT산업 수준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하지만 이로 인해 한국인의 목과 척추 건강이 갈수록 나빠진다는 사실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제균 대구자생한방병원장은 “일반적으로 신문이나 책을 읽을 때 종이와 눈의 거리는 40㎝ 정도지만 스마트폰 화면의 문자를 읽을 때에는 35㎝ 정도로 줄어든다”며 “스마트폰으로 웹 검색을 할 땐 평균 31.5㎝까지 좁혀진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미국 뉴욕의 척추전문의사인 케네투 한스라이 교수팀이 ‘국제외과기술저널(Surgical Technology International)’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위해 고개를 숙일 경우 6~7세 아이를 목에 얹고 있는 것과 비슷한 27㎏의 압력이 가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 일반 성인이 고개를 들고 있을 때 경추에 가해지는 압력이 4~5㎏인 것과 비교하면 큰 부담이다.
컴퓨터를 사용할 때 허리를 똑바로 펴고 엉덩이를 의자에 바짝 붙여 앉는 게 바른 자세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이 자세를 취하더라도 점차 목을 빼고 점점 모니터 앞으로 다가가 ‘ET 자세’가 된다. ET 자세나 장시간 고개를 숙인 상태가 지속될 경우 정상적인 목뼈의 C자형 커브가 흐트러져 일자목이 되기 쉽다.
일자목증후군 초기에는 어깨가 자주 결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후 C자형인 경추가 일자로 펴지면 고개를 젖혔을 때 통증이 느껴지고 뒷머리에서 목 부근까지 잦은 두통이 초래된다. 일자목이 되면 목의 탄력이 줄어 뼈를 지탱하는 근육에 부담이 가중된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근육과 인대가 약해지면서 복합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이제균 병원장은 ”목 주위 근육이 긴장하게 되면 어깨가 뻣뻣해지고 머리를 무거워지며 심한 경우 경추간판수핵탈출증(목디스크)으로 이어진다”며 “목디스크에 걸리면 목 근육의 균형이 깨져 근육과 목뼈가 손상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설명했다.
일자목인지를 알아보려면 바로 선 상태에서 귀의 중간을 출발점으로 가상의 수직선을 그었을 때 선이 어디에 닿는지 보면 된다. 선이 어깨 중간점이 아닌 어깨 앞쪽 2.5㎝ 지점에 닿는다면 일자목증후군이 진행 중인 상태로 볼 수 있다. 5㎝ 이상이면 이미 일자목일 확률이 높다.
증상이 보이면 신속히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게 좋다. 한방에서는 추나요법으로 비뚤어진 목뼈와 눌려 있는 신경근을 정확히 찾아내 교정하고 치료한다. 약침요법은 녹용, 인삼, 홍화 등 순수 한약재의 엑기스를 침을 통해 경혈에 주입해 목 주변의 경직된 근육을 이완하고 혈액순환을 촉진시킨다.
목과 어깨에 가해지는 부담을 최소화하려면 등을 쫙 펴고 턱을 당긴다. 평소 이런 자세를 유지하는 것만으로 목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작업 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 병원장은 “책상 밑이나 좌우에 설치한 컴퓨터를 책상 위나 정면으로 옮기고, 조리대 높이는 배꼽 정도에 맞추도록 한다”며 “컴퓨터를 볼 땐 등을 곧게 펴고 엉덩이를 의자에 바짝 붙어 앉은 자세에서 모니터 높이가 눈보다 10~15도 아래로 오게 한 뒤 얼굴을 모니터에서 40㎝ 이상 떨어뜨리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