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시간이 짧을수록 남자는 자살에 대한 생각이, 여자는 우울감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면 골관절염 등 만성질환의 유병률도 높아졌다.
이민수·하인혁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JSR) 원장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2010년~2012년)에서 수면시간 설문에 응답한 1만7638명(19세 이상)을 비교연구한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수면시간은 정신적·신체적 건강상태를 나타내는 주요 지표 중 하나다. 실제로 수면시간에 따른 정신건강과 만성질환 유병률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연구도 국내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수면 시간이 6시간 미만인 남녀의 자살에 대한 생각(자살사고)은 각각 1.39배, 1.13배 증가했다. 반면 6시간 미만을 자는 남녀의 우울감은 1.26배, 1.71배 증가했다.
수면시간이 짧을수록 스트레스를 많이 느끼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6시간 미만의 수면패턴을 보인 남녀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스트레스가 각각 1.42배, 1.77배 늘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남성의 경우 수면시간이 짧으면 피로가 문제해결능력을 손상시키고 감정조절능력을 떨어뜨려 충동적인 행동이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했다. 여성은 난소호르몬의 직접적인 영향과 스트레스 반응을 조절하는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축(HPA, hypothalamic-pituitary-adrenal axis)가 우울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이번 연구결과 골관절염이나 암 등 만성질환도 짧은 수면시간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민수 원장은 “이번 연구는 대규모 데이터로 국내 성인의 수면시간과 정신건강의 관계를 성별에 따라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만성질환 중 골관절염과 암은 수면시간에 영향를 미치는 정신건강 문제를 보정하더라도 수면패턴에 이상을 주는 것으로 보여져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도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으로 삶의 질과 행복지수가 떨어지고 자살률이 치솟는 현 상황에서 적정 수면의 질과 수면시간은 정신건강 향상에 도움을 주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논문은 영국 온라인 공공보건저널 ‘BMC 퍼블릭헬스(PMC public health, IF= 2.26)’ 12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