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형외과, 내과를 중심으로 현대의학과 한의학의 장점을 모은 한·양방협진 진료가 인기를 얻고 있다. X-레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 같은 현대의료기기 및 영상장비를 활용해 질환의 상태와 병변 위치 등을 정확히 파악한 뒤 한약과 침 등으로 증상을 개선하는 방식이다.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두고 의사들과 한의사들간 갈등이 생기기도 했지만 환자 입장에선 대체로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서울 강남권에서 이같은 한·양방 통합진료 붐을 선도하고 있는 전문가 중 한 명이 문병하 광동한방병원 대표원장이다.
문 대표원장은 국내 사상체질의학 분야 권위자로 원래 공학도를 꿈꿨다가 한의사가 되기로 결심하고 원광대 한의대에 입학했다. 이후 중화한방병원 한방내과 과장, 봉주한방병원 원장, 광동한방병원 한방내과 과장, 대전대 한의대 비계소화기내과 강사, 광동한방병원 사상체질과 과장 등을 거쳐 2007년부터 광동한방병원 대표원장으로서 뇌기능센터를 이끌고 있다.
문 원장은 뇌기능 개선 및 신경질환 분야에 한·양방 통합진료를 도입해 독보적인 치료성과를 올려왔다. 문 원장은 “현대인은 과도한 스트레스에 따른 뇌기능 저하로 안면마비, 구안와사, 중풍 등 각종 뇌신경질환에 노출돼 있다”며 “한·양방 통합진료는 체질을 기반으로 침과 한약을 처방하고 기능신경학적 요인에 따른 치료를 접목해 뇌신경계질환을 치료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트레스 등 정신적인 부분도 고려해 심신의 상태를 전반적으로 개선하면 예후가 더 좋아진다”며 “전기안진검사, 자기공명영상(MRI) 등은 증상의 원인이나 병변 위치를 정확히 찾는 데 도움된다”고 강조했다.
문 원장이 실시하는 치료법으로는 한약 및 양약의 병용요법, 체질침, 약침, 체질별 컬러테이핑요법, 수기요법 등이 있다. 초기에는 소염제와 양약으로 체내 염증을 개선한 뒤 한약과 체질침을 통해 신체 전반의 면역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치료한다.
체질침은 한·양방 통합진료의 핵심이다. 체질침은 한방의 8체질의학에 기반한 치료법으로 장기기능과 기혈순환을 개선한다. 8체질의학은 1960년대 한의사 권도원 선생이 세계침구학대회에서 ‘체질침 연구’라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대중에 잘 알려진 사상의학(태양, 태음, 소양, 소음)을 세분화한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체질침은 한의사가 손목 요골동맥 부위를 진맥해 환자의 체질을 파악한 뒤 팔꿈치와 무릎 이하 손발까지의 오수혈(장부의 오행을 조절하는 12경락의 혈)에 침을 놓는다. 몸에 큰 이상이 없을 때에도 정기적으로 시술받으면 큰 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멀리 지방에서 올라온 환자나 구안와사와 같이 초기 집중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경우에는 치료효과를 높이고 증상을 빠르게 개선하기 위해 입원집중치료를 진행한다. 광동한방병원은 총 50여개 병상을 두고 입원 환자를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
체질침, 한약, 현대영상장비를 활용한 한·양방 통합진료는 국내를 넘어 해외 환자에게도 인기다. 문 원장은 “해외 환자 유치 건수는 서울 강남 지역에서 ‘톱(Top)10’에 들 것”이라며 “그동안 일본 환자가 가장 많았고 최근에는 러시아·중동권 환자도 증가하는 추세이며, 동양전통의학에 강세인 중국에서도 환자가 종종 방문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병원내 국제의료센터에 외국어 통역 코디네이터가 상주해 해외 환자의 편의를 돕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 원장은 현대인의 많은 질병이 뇌기능 저하에서 비롯된다며 평소 꾸준한 운동과 균형잡힌 식습관으로 뇌건강 유지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뇌는 호르몬 등 화학물질을 생산해 질병을 치료하고 건강을 유지 및 관리한다”며 “즉 인간이 질병 없이 건강한 삶을 유지하려면 근본적으로 뇌의 기능이 원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뇌기능이 저하되면 두통, 어지럼증, 이명, 균형감각 저하, 편측 감각이상, 안면경련, 운동능력·언어능력·기억력 저하, 수전증, 불면증, 건망증, 고혈압, 좌우 한쪽에만 나타나는 발한 및 통증, 우울증, 공황장애,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틱장애 등이 동반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안와사, 중풍, 수전증 같은 신경성질환의 경우 증상이 비슷할 때가 많아 치료를 미뤄 상태가 악화되기도 한다. 즉 정확한 진단을 통해 어떤 질환인지 파악해야 제대로 된 치료계획을 세울 수 있다.
가장 많이 헷갈려하는 질환이 구안와사와 중풍이다. 문 원장은 “구안와사는 얼굴신경이 뇌에서 나온 후 경로에 이상이 생긴 경우, 중풍은 뇌 속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뇌내신경에 이상이 생긴 경우에 발생한다”며 “구안와사가 오면 중풍이 동반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수전증과 중풍도 같은 질환으로 오해하기 쉽다. 중풍은 뇌출혈, 뇌감염질환, 뇌경색 및 동맥류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한 해에 약 10만여명이 앓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중풍 환자의 20~30%가 각종 합병증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특징적인 증상은 마비가 얼굴 한쪽에만 오고, 이마의 주름이 잡히지 않는 것이다. 또 휘파람불기, 이마주름잡기, 윙크하기, 눈감기 등 간단한 동작이 불가능해진다.
수전증은 손의 일부나 전체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이는 손떨림 증상을 말한다. 생리적 손떨림, 본태성 손떨림, 심인성 손떨림으로 구분된다. 파킨슨병, 중추신경계질환, 갑상선기능항진증, 커피 등 카페인음료, 음주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대체로 정서적 불안정(心虛)와 알코올중독으로 온다.
문 원장은 “내원 환자들에게 종종 ‘치매나 뇌신경질환에 빨리 걸리고 싶다면 집에 가만히 앉아 텔레비전만 보라’고 주의를 준다”며 “뇌에 적절한 자극이 가해지지 않으면 뇌기능이 저하되는 게 가속화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뇌 건강은 꾸준한 맨손체조, 외출, 하루 세 끼 균형잡힌 식단 등으로 충분히 유지 및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원장은 광동한방병원을 ‘한방의 과학화’를 이끄는 선두주자로 이끄는 데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방연구소를 설립, 관련 논문을 꾸준히 발표해 한방의 과학화에 앞장서겠다”며 “한의사마다 주장하는 내용이 달라 객관성이 떨어지는 국내 사상체질의학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는 한편 지역사회 봉사 등 사회공헌에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문병하(文炳河) 광동한방병원 대표원장 프로필
1983년 ~ 1989년 원광대 한의학 학사
1989년 ~ 1992년 원광대 대학원 한의학 석사
1992년 ~ 1995년 원광대 대학원 한의학 박사
1989년 3월 ~ 1992년 2월 원광대 한의대 부속 한방병원 한방내과 수련의
1992년 5월 ~ 1993년 4월 중화한방병원 한방내과 과장
1994년 3월 ~ 1997년 12월 대전대 한의대 비계소화기내과 강사
1994년 4월 ~ 1998년 5월 광동한방병원 한방내과 과장
1998년 9월 ~ 1999년 12월 봉주한방병원 원장
2000년 11월 ~ 광동한방병원 사상체질과 과장
2007년 10월 ~ 광동한방병원 원장
現 사상체질의학과 전문의
원광대학교 한의대 한의학박사
대한한방병원협회 감사
대한한방내과학회 정회원
대한응용근신경학회 정회원
대한밸런스테이핑의학회 전문강사
한의자연요법학회 정회원
사상체질의학회 정회원
대한약침학회 정회원
대한스포츠한의학회 정회원
대한한의학회 정회원
前 미공군병원 미 군의관 교육강사
前 대전대학교 한의과대학 외래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