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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다케다의 거인 이춘엽 대표 사퇴의 배경
  • 정종호 기자
  • 등록 2015-10-21 11:50:42
  • 수정 2016-01-08 15:3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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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대 사장 5년 재임, 네시나·화이투벤 고성장 … 특유의 친화력과 강단, 멘토로 모시는 후배 많아

이춘엽 전 한국다케다제약 대표이사

2011년부터 한국다케다제약의 초대 대표로 5년여 만에 회사를 굴지의 다국적제약사로 올려놓은 이춘엽 대표가 지난 14일 돌연 사퇴했다. 한국다케다제약은 고든 카메론 다케다 아·태지역 총괄대표가 도맡는 임시체제로 전환된다.

이춘엽 전 대표는 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한국다케다제약사에서 재직한 5년을 포함 제약업계 30년의 시간을 소중히 생각하면서 물러나게 됐다”며 “경험과 추억을 간직하며 오늘 은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가 한국GSK 재직할 때부터 인연을 맺어온 이병춘 다케다 부사장도 함께 용퇴했다. 두 사람은 아직 차후 행보를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다케다 본사와 영업방식에 따른 의견 차이를 보인 게 사퇴의 요인으로 일정 부분 작용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 전 대표는 거취를 발표하기 직전까지 터키 이스탄불에 출장을 다녀오는 등 업무를 바쁘게 진행했으며 출장을 다녀온 직후인 지난 12일 전 직원과 같이 식사를 하는 등 마무리를 준비했다.

이춘엽 전 대표는 특유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공격적 영업스타일을 구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일단 손 댄 제품들을 빠르게 론칭시키고 가파른 매출 상승 곡선을 이끌어내는 ‘마이더스의 손’으로 통한다. 당뇨병치료제 ‘네시나액트(알로글립틴·피오글리타존, alogliptin·pioglitazone)’와 ‘네시나메트(알로글립틴·메트포르민, alogliptin·metformin)’도 디펩티딜펩티다제(DPP-4) 억제제 중 후발주자로 출발했지만 재빠르게 병원 랜딩을 성공시켰다.

일반약인 화이투벤 시리즈도 대대적 광고를 통해 성공적 판매 신장을 이끌어냈다. 화이투벤은 본래 다케다제약 제품으로 1983년 한일약품이 다케다와의 기술제휴를 통해 1983년 처음 발매했고, 2004년 CJ제일제당이 한일약품을 인수함으로써 판권이 넘어갔던 제품이다. 다케다제약 부임 당시 5명이던 직원은 그 사이 200명으로 불어났다.

이같은 친화력과 강단에 이춘엽 전 대표를 멘토로 삼고 조언을 구하는 후배 제약 경영인이 부지기수다. 한편 이번 사퇴가 전문약사업부에 국한돼 보고라인이 다른 배연희 일반약사업부 이사는 유임될 전망이다.

이 전 대표는 서울 여의도고를 나와 서강대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했으며 한국과학기술원을 수료했다. 업존코리아와 실락코리아, 파미타리아어바코리아, 코오롱제약, 스미스클라인비참, 중국얀센, 한국GSK, 한독 등을 거쳐 한국다케다제약 대표이사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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