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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압 높아지면 허리·무릎질환 의심해야
  • 정종호 기자
  • 등록 2015-10-05 11:04:49
  • 수정 2015-10-30 11:5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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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각 감소, 치료시기 놓쳐 퇴행성관절염 유발 … 혈압약 복용기간 길면 민감도↓

고혈압 환자는 통각이 줄어 요통이나 골관절염 통증을 덜 느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혈압이 높으면 통증에 둔감해져 치료료시기를 늦추게 되고 이로 인해 단순한 요통이 퇴행성관절염이나 요추간판수핵탈출증(허리디스크) 등으로 악화될 위험이 높다.
배영현·하인혁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JSR) 원장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2007년~2009년) 대상자 중 요통 및 골관절염에 대한 설문 참여자 1만7128명(20세 이상)을 고혈압 환자와 정상인으로 나눠 비교한 결과를 5일 발표했다.

정상인(80~120㎜Hg)의 요통 유병률을 1.00로 설정할 때 고혈압 환자 중 수축기혈압이 높은 군(140㎜Hg 이상)은 0.81, 이완기혈압이 높은 군(90㎜Hg 이상)은 0.73으로 나타났다.
골관절염도 비슷한 양상을 띠었다. 고혈압 환자의 수축기와 이완기혈압이 높은 군의 골관절염 유병률은 각각 0.81과 0.85를 기록했다. 즉 혈압이 높을수록 요통이나 무릎통증을 덜 느꼈다.

성별, 나이, 사회경제적요소를 보정한 연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 하지만 고혈압이 오래될수록 혹은 장기간 혈압약을 먹을수록 고혈압이 통증에 대한 민감도를 떨어트리는 경향이 약해졌다. 이는 혈압약과 고혈압 유병기간이 통증민감도에 영향을 주는 기전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인혁 소장은 “요통이나 무릎통증을 덜 느낀다고 해서 고혈압이 이들 질환에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며 “똑같이 허리와 무릎이 손상되더라도 고혈압 환자는 통증 민감도가 떨어져 구조적인 손상이 진행되는 것을 놓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혈압 환자는 통증이 없더라도 디스크나 퇴행성관절염 등에 대한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이어 “횡단적 연구로 진행된 이번 연구 특성상 고혈압과 통증 민감도에 대한 인과관계의 추론은 불가능하고 연관성만 파악할 수 있었다”며 “다만 고혈압과 통증 민감도 간 정확한 기전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만큼 민감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신심리학적인 부분까지 고려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논문은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이 발행하는 온라인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IF=3.2)’ 9월호에 게재됐다.

고혈압은 보통 성인 기준 수축기혈압이 140㎜Hg 이상이거나 이완기혈압이 90㎜Hg 이상일 때를 일컫는다. 특별한 외부원인이 명확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발생하는 본태성 고혈압은 원인이 명확하지 않으며 전체 고혈압 환자의 90~95% 이상을 차지한다. 대개 유전 경향이 강하며 소금 섭취량이 많은 지역에서 발생률이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고혈압이 요통 및 골관절염 통각 감퇴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는 해외서도 꾸준히 발표됐다. 대표적으로 레코스키 박사(Dr. Lewkoski)가 ‘통각 감퇴증이 통증 민감도를 감소시키는 내생적 오피오이드 활성과 연관성이 있다’, 하겐 박사(Dr. Hagen, K, Zwart)는 ‘혈압이 높을수록 만성요통과 같은 만성 근골격계 통증 민감도가 덜했다’, 프랑스 정신생리학 교과서는 ‘고혈압 관련 통각 감퇴는 중추신경계 조절장애와도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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