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면 성장기 아이들의 식욕과 운동량이 줄고 면역력이 떨어져 키 성장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 일사병이나 열사병 등 흔히 ‘더위를 먹었다’고 표현되는 ‘서병’이 발병하기도 한다. 밤에도 푹푹 찌는 날씨 탓에 잠을 제대로 잘 수 없고, 이로 인해 평소 활달했던 아이도 쉽게 지치거나 피로를 타게 된다.
열대야는 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상태를 의미한다. 여름장마가 끝나고 가을장마가 시작되는 7월말부터 8월 중순 사이에 주로 발생한다. 최근엔 지구온난화 탓에 한반도에서도 밤 최저기온이 30도를 넘는 초열대야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원래 초열대야는 아열대 및 열대기후 지역에서만 보이지만 2013년 8월 7일 강원도 강릉시 밤 최저기온이 30.9도를 기록하며 국내 최초의 발생사례로 기록됐다.
여름철 아이들이 자주 호소하는 열대야증후군은 수면부족으로 인해 피로감, 집중력 저하, 두통, 소화불량 등을 호소하는 질환이다. 사람이 쾌적한 수면을 할 수 있는 온도는 18~20도다. 열대야로 인해 밤 기온이 25도를 넘으면 심부(내장)의 열이 외부로 발산되기 어려워 체내의 온도조절 중추가 흥분된다. 일종의 각성 상태가 지속된다고 볼 수 있다. 땀이 제대로 기화되지 않아 체온을 내리는 기능이 약해져 더위를 느끼게 된다. 이같은 이유로 잠을 설치거나 자더라도 얕은 잠을 잔다. 수면 중 자주 깨 개운하지 않고 온 몸이 뻐근한 경우도 많다. 특히 잠을 제대로 못 자면 낮 시간대에도 신경이 예민해지고 짜증이 자주 난다.
더위를 이기기 위해 선풍기나 에어컨을 사용하다 감기나 비염 등 호흡기질환을 앓는 악순환이 반복되기도 한다. 성장기 어린이는 면역체계가 아직 완성되지 않아 이같은 피해가 더 심하다.
성장클리닉 한의원 하이키 부산시청점 이재준 원장은 “잠은 아이의 성장에 도움되는 보약과 비슷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열대야 등으로 잠을 설칠 경우 키가 제대로 크지 못할 수 있다”며 “수면을 취하는 동안 가장 왕성하게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은 키 성장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요소로 숙면 중 5~6차례 분비돼 키 성장을 돕는다”고 설명했다.
아이들은 대부분 속열이 많아 외부 열까지 많은 여름철에 더 쉽게 지친다. 더위로 입맛을 잃고 땀을 많이 흘리면 기력이 소진되면서 성장의 기운도 잃어버리게 된다. 배탈이나 설사도 잦아져 영양 흡수에 문제가 생긴다.
과열된 체내의 열을 식히고 원기는 끌어올리려면 되도록 제철음식으로 식단을 짜고 식사를 거르지 않는 게 좋다. 찬 음식, 인스턴트식품, 패스트푸드 등은 피해야 한다.
과도한 냉방으로 인한 여름감기나 냉방병도 주의해야 한다. 여름 감기는 콧물, 기침, 코막힘 등 기본적인 증상에 입맛을 잃거나 배탈이나 설사 등 소화기증상을 동반할 때가 많다. 특히 체온이 1도 낮아지면 신진대사와 백혈구 활동이 방해돼 면역력이 30% 이상 낮아질 수 있다.
평소 물을 자주 마시고, 비타민을 적당히 섭취하며, 차고 냉한 음식은 자제하고, 실내외 온도 차가 너무 나지 않도록 냉방해야 한다.
이 원장은 “잠들기 1~2시간 전부터 선풍기나 에어컨을 가동해 적정 실내온도를 맞춰주고, 아이가 잠든 뒤에는 얇은 소재의 이불을 덮어 체온을 유지함으로써 배가 차가워지지 않게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또 아이의 숙면을 위해서는 세로토닌이 풍부하고 칼슘·마그네슘 등 미네랄이 많이 함유된 우유, 바나나, 감자, 키위, 아몬드 등을 섭취하는 게 좋다.
스트레스를 줄이면서 한방치료를 병행하면 여름철 건강 유지 및 키 성장에 효과적이다. 한의원 하이키는 다양한 천연한약재로 만든 성장호르몬분비 촉진제인 성장탕, 성장판을 자극하는 성장침, 자세교정 등으로 키 성장을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