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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항암제 ‘넥시아’ 논란 재점화 … 의료계 효과 검증 나서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5-07-28 14:33:02
  • 수정 2015-07-31 18: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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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방 업그레이드 버전 ‘아징스’ , 임상결과 아직 없어 … 최원철 측, 짧은 서류 제출기간 불만

한방 암치료제 넥시아(Nexia)는 기적의 항암제인가, 희대의 사기극인가. 의료계가 15년째 이어져 온 넥시아 진실 공방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과학적인 검증에 나섰다. 이에 대해 넥시아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단국대 융합의료센터는 환영의 뜻을 나타내면서도 검증 방식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는 지난 20일 홈페이지를 통해 넥시아의 임상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연구자를 공모한다고 밝혔다. 한특위는 “한의사 최원철은 자신이 개발한 옻나무 추출물인 넥시아가 혈액암 및 고형암(폐암, 위암, 신장암 등)에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검증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며 “한의사 최원철이 임상사례를 모아 저서를 발간, 자신의 치료가 과학적이라는 근거로 이용하고 있으나 책의 내용을 살펴보면 문제점이 적지 않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한방특위는 넥시아를 사용한 여러 실제 사례에서 영상자료와 치료효과를 자의적으로 평가하고 검증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경우가 다수 발견됐다고 비판했다. 특위 관계자는 “넥시아의 암치료 임상증례를 종양전문학회를 통해 면밀한 분석해 고가의 비용이 소비되는 한방 암치료에 국민들이 현혹되지 않도록 전문가 단체의 공식적인 의견을 제시할 계획”이라며 “이는 한방치료제의 비과학적인 임상효과 주장을 현대의학적으로 검증함으로써 의약품 유통관리 질서를 바로잡는 데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넥시아는 옻나무 추출물을 이용해 만든 한약으로, 개발자인 최원철 단국대 특임부총장(한의사)은 임상시험 결과 항암효과가 있다고 발표했지만 의료계 내에서는 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많다.
넥시아는 옻나무 진액을 이용해 만든 암 치료제로, 1996년 개발돼 이듬해부터 환자에게 처방되기 시작됐다. 원래 ‘Nexia Intervention Agent’로 불리는 한의학적 암치료 연구프로젝트의 명칭이었다가 자연스럽게 치료제 명칭으로 불리게 됐다. 넥시아의 주성분은 옻으로 세종대왕 재위 당시 편찬된 ‘향약집성방’에 실린 이성환(二聖丸)이 모태다.

최 교수는 2006년 9월 17일 서울에서 열린 ‘2006 암치료 EBM(증거의학) 심포지엄’에서 넥시아와 14~20종의 한약재를 증류해 만든 면역증강제를 사용한 ‘인프레그요법’으로 암환자들을 치료해 높은 생존율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1997년 11월부터 폐암, 간암, 혈액암 등을 앓는 환자 216명에게 넥시아를 투여한 결과 4기 암환자 85명의 5년생존율은 22.4%, 혈액암 환자의 5년생존율 73%, 말기 폐암환자의 5년생존율은 30%로 나타났다.

임상실험 결과는 미국국립보건원 의료통계분석실장을 지낸 뒤 한양대 석좌교수로 추대된 이영작이 2004년 11월부터 2005년 7월까지 진행한 후향적 임상연구를 통하여 검증됐다. 하지만 치료를 받은 암환자들이 실질적인 말기가 아니며, 다른 치료방법이 함께 사용됐을 것이라는 주장이 의료계 내외부에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개발자인 최 교수는 원광대 한의대 출신으로 경희대에서 한의학 석·박사, 러시아 모스크바국립대 대학원에서 약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8년 인천에 한의원을 개원한 뒤 1994년 광혜원한방병원으로 명칭을 바꿨다. 개원 초기엔 중풍과 당뇨병 치료에 집중하다가 1997년부터 암 치료에 눈을 돌려 자신만의 독특한 치료법을 환자에게 적용하기 시작했다. 이 중 하나가 넥시아다.

최 교수는 2012년 10월 강동경희대병원을 떠나 단국대 특임부총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넥시아 관련 연구를 지속하기 위해 넥시아센터를 건립하려 했다. 하지만 의료계는 “옻나무 추출물을 이용한 암 치료방법은 뚜렷한 의학적 근거가 없으며 넥시아글로벌의료센터 건립을 중지하지 않을 경우 범의료계가 대응할 것”이라며 반대했다.

하지만 단국대가 전방위적으로 최 교수 품기에 나섰고 우여곡절 끝에 2014년 2월 단국대 죽전캠퍼스에 넥시아나노암연구소 및 융합의료센터가 문을 열었다. 융합의료센터는 ‘넥시아’를 최원철 교수가 법제 방법을 표준화해 특허낸 ‘알레르기 제법을 이용한 한약’으로 소개하고 있다.

넥시아 논란이 끊이질 않자 지난해 11월엔 환자들이 직접 효과 검증에 나서기도 했다. 환자단체연합 관계자는 “넥시아의 양방 항암제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아징스(AZINX 75)’의 임상시험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은지 3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두 약의 임상적 효과를 입증할 수 있는 공식적인 연구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며 “검증위원회를 개설하고 넥시아 복용 후 5년 이상 장기생존 중인 말기암 환자를 인터뷰해 결론을 내린 뒤 대한한의사협회·대한의사협회·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임상효과 검증을 요구하는 의견서를 정식으로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의료계는 이번 검증이 넥시아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융합의료센터는 의협 측이 제시한 검증 방법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센터 관계자는 “검증은 투명한 방식으로 편견 없는 상태에서 진행돼야 하지만 의협은 이미 연구결과의 목적을 비과학적 임상효과 주장에 대한 검증이라고 못박았다”며 “연구제안요구서 등 서류제출 기간의 경우 단 3일로 잡았는데, 이미 서류를 작성해 놓은 사람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런 짧은 기간 안에 서류를 작성해 제출하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한방특위는 연구자 선정 이유 및 검증자 서명이 날인된 연구과제 수행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융합의료센터 측은 이와 함께 △학술연구과제가 아닌 정책연구과제인 점 △과제명, 연구배경, 연구목적이 연구과제로서 이례적으로 중립적이지 않은 점 △적정 연구비 예상액이 1000만원에 불과한 점 △연구자 신청자격 중 암치료 비전문가가 포함된 점 등을 지적했다.

단국대 관계자는 “한방특위는 연구자 선정 이유 및 검증자 서명이 날인된 연구과제 수행 결과에 대해 국민들이 알기 쉽고 납득할 수 있도록 언론을 통해 관련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며 “이번 일이 의사와 한의사가 상호간 영역을 존중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개원의는 “국민의 건강에 책임이 있는 정부당국은 넥시아를 환자에게 써도 안전한지, 예상되는 부작용은 어느 정도인지, 효과는 있는지를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검증해야 한다”며 “환자의 생명이 걸린 치료법을 검증도 받지 않은 채 사용하는 것은 의료윤리를 위반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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