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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남자, 저혈압 여자가 만났을 때 … 건강관리 어떻게 해야 할까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5-06-09 03:13:14
  • 수정 2015-06-11 16: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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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혈압, 기저질환 없다면 심혈관 건강 … 고혈압 환자에 맞춘 생활패턴도 문제 없어

저혈압, 기력 저하에 단백질 위주 에너지 보충 … 고혈압, 웨이트트레이닝·경쟁스포츠 삼가야 

저혈압은 어지럼증 같이 일시적인 증상을 보이거나 약물 등에 의한 경우가 대부분으로 고혈압과 달리 합병증을 유발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신혼부부 김모 씨(30)와 이모 씨(30·여)는 얼마 전 장난삼아 혈압을 측정했다가 깜짝 놀랐다. 남편은 수축기 혈압이 170㎜Hg·확장기혈압 110㎜Hg으로 고혈압으로, 아내는 87㎜Hg·57㎜Hg으로 측정돼 저혈압으로 나타났다.

남편은 평소 웨이트트레이닝을 즐기며 탄탄한 몸을 유지하고 있고, 아내는 오히려 통통한 편이다. 서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길 리가 없는데’라고 고민하고 있다. 이들 부부는 서로 반대인 상황에서 건강관리를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뒷목이 뻐근해지고 뇌심혈관질환을 일으키기 쉬운 고혈압과 묵직한 피로와 무기력증이 쉽게 따라붙는 저혈압은 증상도 대처법도 다르지만 큰 틀에서 ‘건강한 신체’를 지향한다면 관리법이 크게 다를 리 없다. 

기본수칙은 정상체중을 유지하고, 규칙적인 식사시간과 좋은 식습관을 가지며, 1주일에 4회 정도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하루 7~8시간의 숙면을 취하며, 음주와 흡연은 삼가는 것이다.

고혈압 대부분은 원인을 알 수 없는 본태성인 경우가 많다. 대개 유전적 요인, 짜게 먹는 식습관, 비만, 흡연, 음주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전체 고혈압 중 5%는 신장질환, 혈관질환, 임신 등 특별한 원인으로 인한 2차성 고혈압으로 파급된다. 본태성 고혈압은 40세 전후로 서서히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2차성 고혈압은 20~30대 등 젊은 세대부터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고혈압 환자의 연령대는 어려지는 추세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전국 1만8277명을 분석한 ‘2010년 한국의료패널 기초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만 30세 이상 성인 1만1866명 중 2846명(24%)이 고혈압을 앓고 있다고 답했다. 이를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심혈관질환 등 광범위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과체중인 사람들이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있는 남성들보다 혈압과 관련된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특히 2형 당뇨병과 높은 콜레스테롤 등의 조건을 갖고 있는 남자는 고혈압의 위험이 크다. 이런 조건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흡연과 음주는 고혈압으로부터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또 다른 위험 요소로는 포화지방산의 섭취와 앉아서 생활하는 라이프스타일이다. 따라서 체중을 줄이기 위한 노력과 함께 금주, 금연을 실시하고 적당한 운동을 함으로써 고혈압에 의한 위험 요소들을 없앨 수 있다.

고혈압 환자에게 가장 좋은 운동은 최대산소섭취량의 40~70% 안팎의 저강도운동이다. 노인이나 만성질환을 동반한 고혈압 환자는 낮은 강도의 운동을 꾸준히 시행하는 게 기본이다.

걷기운동이 가장 보편적이며 수영, 조깅, 자전거타기 등도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입증돼 있다. 다만 노인에서 수영할 때 찬물에 몸을 담그거나 수영을 막 시작하고 나서 혈압이 상승하기 때문에 운동 후 혈압을 측정해보는 게 권장된다. 중년 남녀 환자의 경우 10주간 수영 클래스를 들은 뒤 혈압이 떨어졌다.

지나친 웨이트트레이닝을 지양해야 한다. 고혈압인 사람이 저항성운동만 단독으로 시행할 경우 혈압을 일정하게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서다. 웨이트트레이닝은 유산소운동의 서브 개념으로 시행돼야 한다. 운동하더라도 무거운 무게보다는 작은 저항으로 여러 번 반복하는 저항성운동이 바람직하다.

순간적으로 혈압이 높아질 우려가 높은 경쟁적이고 과격한 운동도 웬만해서는 피하는 게 좋다. 예컨대 축구, 농구 등은 몸을 많이 움직여서 얼핏 보면 고혈압에 좋은 운동 같지만 순간적으로 전력 질주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팀을 나눠 시합하기 때문에 경쟁이 되면서 혈압이 더욱 상승한다.

흡연은 절대 삼가야 하지만 적절한 음주는 약이 된다. 하루에 맥주 1캔(350㎖), 와인 1잔(120㎖), 양주 1잔(45㎖) 정도의 음주는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낮춘다. 적정량의 알코올은 몸에 좋은 고밀도지단백 결합 콜레스테롤의 혈중 농도를 높이고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지단백 결합 콜레스테롤의 배출을 돕는다. 하지만 적량 이상으로 술을 마시면 간기능 이상을 초래해 혈압을 높이고 심장박동 수를 증가시켜 심장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고혈압 식단의 포인트는 저칼로리, 저지방, 저염분이다. 나트륨은 수분을 끌어당기는 성질이 있어 혈액의 양을 늘려 혈관벽에 압력을 가하므로 싱겁게 먹는 습관을 들인다. 젓갈·장아찌·찌개 등을 멀리하고 면류의 국물은 마시지 않는 노력이 필요하다. 소금이나 간장 대신 식초, 고춧가루 등으로 간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칼륨과 섬유질이 많은 오렌지, 배, 바나나, 사과, 호박, 콩류 등을 식단에 자주 올리면 칼륨 덕에 나트륨 배출이 촉진되고 섬유질로 인해 배변이 원활해진다. 변비는 혈압을 올려 배변 도중에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혈압을 내리는 데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 식품으로 청국장을 꼽을 수 있다. 생청국장 100g에는 칼륨이 790㎎이 들어 있다. 또 모세혈관을 강화시키는 타닌 성분이 풍부한 감, 칼륨이 많고 나쁜 콜레스테롤을 배출시키는 고구마도 좋은 음식이다.

저혈압은 수축기 혈압이 90㎜Hg 이하거나 최저 혈압이 60㎜Hg이하인 것을 기준으로 삼는다. 사실 저혈압의 정확한 의학적 정의는 없다. 오히려 정상 혈압의 기준은 수축기혈압 120㎜Hg미만, 확장기혈압 80㎜Hg 미만으로 상한치만 있을 뿐 하한치가 없다. 어지럼증, 실신 등이 나타나지만 않는다면 혈압은 낮으면 낮을수록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률도 낮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특별한 증상이 없이 혈압만 낮은 것은 해가 되기보다는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젊은 사람에게서 흔히 관찰되는 일시적인 저혈압은 자율신경의 부조화 등에 의해 나타날 수 있으며 고혈압과 달리 합병증을 일으키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고영국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의사들이 흔히 말하는 ‘저혈압’은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질병으로서의 저혈압이 아니라 혈압이 정상치에 못 미친다는 뜻으로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며 “다만 심장혈관계·신경계·내분비계 이상으로 계속되는 저혈압이나 중증의 감염·출혈·탈수·심장질환·알레르기 반응이 원인이 되어 혈압이 낮아지는 경우라면 문제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상태는 뇌·심장·신장 등 주요 장기의 혈액 공급에 문제가 생기는 쇼크 상태로 이어져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저혈압은 원인에 따라 △본태성 △2차적 △기립성 등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본태성 저혈압은 특별한 원인이 없이 태어나면서부터 지속적으로 혈압이 낮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주로 마른 체형의 사람과 젊은 여성들에게 나타난다.

2차적인 저혈압은 주로 내분비계, 심혈관계, 뇌혈관계 질환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나타날 수 있는 저혈압이다. 이런 경우라면 당연히 검진 후 원인질환을 알아내야 한다.

앉았다 일어서거나 할 때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기립성 저혈압은 젊은 여성, 특히 다이어트를 심하게 하는 여성에서 흔하다. 이런 기립성 저혈압은 하나의 현상일 뿐 질병으로 여기지는 않는다.
저혈압은 어지럼증 같이 일시적인 증상을 보이거나 약물 등에 의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내분비,심혈관계 또는 뇌신경계 질환에 의한 2차적 저혈압은 매우 드문 편이다.

가벼운 정도의 저혈압이라면 일반적으로 특별한 치료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대부분 휴식을 취하면 증상이 완화된다. 저혈압은 특별한 예방법이 없다. 따라서 평소 저혈압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 습관을 생활화하는 게 최우선이다. 규칙적인 운동은 혈관수축 운동을 도와줘 저혈압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가벼운 조깅이나 걷기,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는 요가를 선택하면 고혈압 환자와 함께 운동할 수 있다.

일상적인 관리가 중요한 저혈압 식단의 포인트는 고단백·고칼로리이다. 머리가 어지럽고 속이 메스꺼운 위장장애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니 세 끼 식사를 시간마다 잘 챙겨 먹으면서 섭취하는 칼로리가 부족하지 않도록 신경써야 한다. 특히 아침 식사 때 우유, 치즈, 달걀, 두부 같은 단백질 식품을 섭취하는 게 도움이 된다.

몸을 따뜻하게 하고 혈액순환과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는 마늘과 생강,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혈액순환을 돕는 호박씨와 검은콩 등의 식품이 권장된다. 포도, 셀러리, 양파, 파슬리 등 혈관을 강화하는 식품도 도움이 된다.

만성적인 저혈압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기립성 저혈압 증상을 보이는 경우 피로가 쌓이거나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많다. 이럴 땐 평소보다 단백질이나 영양분을 많이 섭취해 에너지 양을 늘리면 상당한 도움이 된다. 다이어트 중에 저혈압 증상이 나타난다면 식단을 다시 체크해보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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