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마사이신발’로 불리는 기능성신발이 자세를 교정하고 허리통증을 감소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아프리카 마사이족의 걸음걸이에서 착안했다는 이 신발은 평소에 사용하지 않은 근육을 자극하고 많은 양의 칼로리를 소모한다고 알려져 있다. 제조회사 측은 신발의 둥근 밑창이 걸을 때 자연스런 굴림작용을 해 무릎과 허리의 부담을 덜어주고 바른 자세를 유지하도록 도와준다고 주장한다.
이에 반해 전문가들은 마사이신발이 오히려 무릎과 허리에 무리를 줘 다리 근육의 퇴화 및 노화를 앞당길 수 있다고 지적한다. 마사이신발은 앞과 뒤가 약 10도 이상 들려 있어 몸의 무게중심이 앞뒤로 쏠리기 쉽다. 이때 넘어지지 않으려고 몸의 중심이 발 앞꿈치로 이동해 무릎 관절에 무리가 간다는 논리다. 또 뒤꿈치가 들려 엉덩이 및 척추 근육에 힘이 들어가 허리가 경직되기 쉽다.
이홍렬 경희대 체육대학원 교수는 “근력과 유연성이 무족한 사람일수록 마사이 신발을 신고 걸을 경우 계단이나 내리막길에서 넘어지기 쉽다”며 “운동수행 능력이 부족한 초보자는 일반 신발을 신은 것보다 맥박수가 높아져 걷는 시간이 짧아지고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발은 우리 몸을 지탱하는 신체기관으로 걸을 때마다 체중의 약 80%를 받으며 1km를 걸을 때 피를 심장 쪽으로 올려주는 작용을 해 제 2의 심장으로 불린다. 발에는 몸을 이루는 뼈의 약 4분의 1이 모여 있다. 보행뿐 아니라 신체의 균형과 중심을 잡는 주춧돌 구실을 한다. 발이 불편하고 건강하지 않으면 무릎, 허리 등에까지 악영향을 미친다.
서양에서 발의 중요성의 인식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100여년전이다. 미국, 호주, 영국 등에서는 발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한국처럼 정형외과나 재활의학과를 찾아가지 않고 족부의학과(podiatric)를 방문한다. 발만 중점적으로 진료하는 족부의학 전문의가 존재한다. 족부의학은 발 수술치료뿐 아니라 신발, 깔창 등 교정기구를 이용해 발의 불균형을 교정하는 것까지 포함한다.
등산이나 트레킹을 즐기는 사람들은 신발을 고를 때 자신의 신발사이즈보다 한 치수 큰 것을 고른다. 두꺼운 양말을 신을 경우를 고려해서다. 하지만 큰 신발을 신으면 발의 무게가 발등으로 쏠려 무리가 가고, 심한 경우 피로골절 등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여성은 남성보다 다양한 종류의 신발을 신는다. 특히 하이힐처럼 뒷굽의 높은 형태의 신발은 서 있는 자세의 변화를 일으켜 척추 건강에 큰 무리를 주게 된다. 뒷굽이 높은 신발을 신으면 앞으로 넘어지지 않기 위해 몸의 중심을 뒤로 두게 되고 이로 인해 배와 가슴을 앞으로 나오고 엉덩이와 허리는 뒤로 휘는 자세가 된다.
최근 장마철 필수 신발로 꼽히는 레인부츠는 밑창이 딱딱해 전신에 큰 무리를 준다. 합성수지나 고무로 만들진 탓에 무게가 무거워 뒤꿈치를 끌며 걷거나 뒤뚱뒤뚱 거리기 쉽다. 균형이 맞지 않은 신발을 신을 경우 다리 모양이 변형될 수 있다.
폭이 좁은 신발을 신으면 무좀, 내성발톱, 무지외반증(엄지발가락이 휘어지는 질환) 등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신발 폭이 좁은 것보다 발볼이 넓은 것을 고르고 스트레치 등 유연한 재질로 구성된 제품을 선택하는 게 좋다.
밑창이 너무 얇은 신발은 발바닥에 전해지는 충격을 흡수해주는 쿠션이 부족하다. 걸을 때 발꿈치, 발바닥, 엄지발가락 순으로 지면을 밟게 되면서 압력이 분산되는 정상보행을 하지 못하고 발바닥 전체로 한 번에 걷게 돼 무리를 주기 쉽다. 이는 발바닥 근막에 염증과 통증이 나타나는 족저근막염을 유발하게 되며 무릎에도 무리가 줘 무릎질환을 발생시킨다.
신발의 굽높이는 발의 크기에 따라 달라진다. 자신의 신발 사이즈에 70mm를 뺀 다음 0.17을 곱하면 적당한 굽높이가 된다. 예를 들어 평소 270mm의 신발을 신는 사람은 약 3.4cm의 굽이 자신에게 맞는 것이 된다. 계산법이 복잡하다 느껴지면 남자는 약 3~4cm, 여자는 2~3cm의 굽을 선택하는 게 좋다.
전문가들은 신발을 고를 때 가장 긴 발가락보다 1cm 가량 큰 것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 신발을 발이 부어 있는 오후 늦게나 저녁에 구입하는 게 좋다. 발볼의 경우 신발의 가장 넓은 부위와 일치해야 하며 신발의 깔창과 발을 비교해 발보다 큰 것을 선택해야 한다. 무지외반증이나 망치발가락 발은 무조건 앞코가 넓은 신발을 신어야 한다.
어린아이들은 발이 성장하는 단계로 성인보다 더 주의해야 신발을 골라야 한다. 발이 자라는 것을 고려해 너무 큰 사이즈의 신발을 신길 경우 성인보다 쉽게 발의 변형을 초래할 수 있다. 만 2세 미만이라면 걷는 법을 배우는 단계이므로 신발 기능을 크게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 발을 잘 보호하고 감싸주는 것이면 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