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새 헤르페스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18만명 늘었으며, 10세 미만 어린이가 전체 환자의 21%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09~2013년 건강보험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 ‘헤르페스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건강보험 진료인원은 2009년 57만명에서 2013년 75만명으로 연평균 7.15% 증가했다고 23일 밝혔다. 같은 기간 총진료비는 약 278억원에서 약 354억원으로 연평균 6.20% 늘었다. 2013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진료 환자는 2009년 대비 1.31배 증가했다.
연령대별로는 0~4세가 인구 10만명당 4795명으로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0만명당 50대 이상 연령대에서 진료 환자수의 연평균 증가율이 약 10% 이상 늘었다.
이 바이러스는 초기 감염 이후 체내에서 완전히 제거되지 않기 때문에 평소 잠복 상태였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는 연령층에서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2013년 전체 환자 중 16만명(21%)이 10세 미만 어린이였다. ‘9세 이하’ 연령대를 제외하고는 여성 진료인원이 남성보다 더 많았다. 특히 20대에서는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2.2배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감염질환 종류로는 소수포성 피부염이 31만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상세불명의 감염환자 19만명, 치은(잇몸) 구내염 및 인두편도염이 17만명으로 뒤를 이었다. 진료형태는 입원진료보다 외래와 약국 이용이 많았다.
문송미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헤르페스바이러스는 한 번 감염되면 체내에서 완전히 제거하기 불가능해 평생 동안 잠복 형태로 존재한다”며 “단순포진바이러스(herpes simplex virus, HSV) 1형과 2형에 의한 감염이 가장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손상된 피부점막이나 피부를 통해 감염된 바이러스는 피부 표피와 진피 부위에서 증식한 뒤 수포성 피부질환 등을 일으키고 주변 신경세포 속에 침투해 잠복 상태로 존재한다. 잠복 감염 시기에는 신경세포에 바이러스가 살아 있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은 없다. 이후 열이나 스트레스 등 자극에 의해 재활성화된 바이러스는 감각신경을 타고 다른 점막 부위로 이동해 병적인 변화를 일으킨다.
헤르페스, 즉 단순포진 감염은 피부 또는 점막의 붉은 기저부 위에 군집을 이루는 작은 물집이 나타나고 해당 부위에 소양감이나 작열감을 느끼는 급성 수포성질환이다. 감염 부위나 면역 상태에 따라 증상이 다르고, 재발성보다 원발성일 때 증상이 심하고 합병증이 많다.
임상 양상은 입술헤르페스·성기헤르페스·헤르페스손끝염(herpetic whitlow)·헤르페스습진(eczema herpeticum)과 같은 점막질환, 태아와 신생아의 단순 헤르페스감염증, 중추 및 말초신경계 감염, 면역저하 상태에서의 치명적 감염 등으로 다양하다.
1형 단순포진 감염증은 피부에 물집이 생기는 게 특징이다. 초기 감염시에는 구내염과 인후두염이 가장 흔한 증상으로 나타나고 재발할 경우 주로 입, 입 주위, 입술, 구강내 점막, 경구개(입천장의 단단한 앞쪽), 연구개(입천장의 연한 뒤쪽) 등에 단순 포진이 발생한다.
2형은 성병의 일종으로 외부성기 부위에 물집이 생긴다. 발열, 근육통, 피로감, 무력감, 경부 임파선 종대(비대) 등이 동반된다.
재발 원인으로는 정신적인 스트레스, 피곤함, 자외선·열·추위 노출됨, 성접촉, 월경, 발열, 면역저하, 스테로이드 투여, 레이저수술, 외상, 신경손상 등이 꼽힌다.
치료제로는 알약, 정맥주사, 연고 형태의 항바이러스제제가 사용된다. 병의 증상과 경과에 따라 의사의 진료를 받고 적합한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 하지만 항바이러스제는 신경절에 잠복해 있는 헤르페스바이러스를 완전히 제거하지 못하며 증상의 정도 및 지속 기간, 합병증 위험을 줄여줄 뿐이다.
이 바이러스는 접촉에 의해 전염되므로 1차 감염을 예방하려면 다른 사람의 체액과 접촉하지 않아야 한다. 성적인 접촉을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다. 재발률이 높은 2형 감염증의 경우 항바이러스제를 장기간 투여해 단순포진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