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양평 거주하는 김모 씨(53)는 최근 들어 주위사람들이 평소와 달리 쉰 목소리가 난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감기 기운이라는 생각이 들어 감기약을 복용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속이 쓰리고 신물이 넘어오는 느낌이 들었다.
증상이 호전될 기미가 보이질 않자 병원을 찾은 결과 역류성식도염을 진단받았다. 김씨처럼 평소와 달리 쉰 목소리가 2주 이상 나고, 속에서 신물이 올라오거나, 소화가 잘 안될 경우 이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 질환은 위산이나 위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는 것으로, 가슴 쓰림이나 신물로 인한 헛구역질 등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조사 결과 역류성식도염 환자는 2009년 256만8000명에서 2013년 351만9000명으로 4년새 37.0% 증가했다.
이처럼 매년 역류성 식도염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이유는 서구화된 식습관과 비만, 음주와 흡연, 과도한 스트레스, 불규칙한 식생활 습관 등이 꼽힌다. 실제로 운동부족, 야식, 흡연, 스트레칭에 가장 많이 노출되는 40~50대가 전체 환자의 44.6%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50세 이상에서 역류성 식도염의 증가율이 높은 원인은 연령증가에 따른 식도괄약근기능 감소, 만성질환에 의한 장기간 약물복용, 약물남용 등으로 추측된다. 이 연령대에서는 만성질환으로 다양한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천식약인 테오필린, 알부테롤, 근이완제, 과민성방광 치료제, 편두통치료제, 항히스타민제와 항우울제 등을 복용할 경우 역류성식도염 증상을 유발 및 악화될 수 있다.
이와 함께 고기나 기름기 많은 식품이나 지방이 많은 식품을 섭취할 경우 음식의 위에 체류시간이 길어지고 복압을 상승시켜 위산의 역류가 일어나기 쉽다.
또한 음식의 과잉 섭취도 위산의 과잉 분비와 복압상승을 야기 시켜 위산 역류를 부를 수 있다. 복부비만으로 인한 복압의 상승도 주요 발병원인이다. 복부비만인 사람은 복압이 증가해 정상인에 비해 역류성 식도염에 걸릴 확률이 1.6배나 높아진다.
역류성식도염에 노출되면 평소와 달리 음식 통과할 때 불편하거나 묵직한 느낌이 전해지며 가슴에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입에서 냄새가 나며, 간혹 혀에서 시큼하고 쓴 맛이 느껴질 때도 있으며, 평소와 달리 쉰 목소리가 나기도 한다.
김가영 국립교통재활병원(가톨릭중앙의료원 운영) 내과 교수는 “역류성식도염에 의한 목소리 변화는 위의 소화액이 식도로 역류해 인후두에 자극을 주거나 신경반사를 일으켜 쉰 목소리를 유발하고 주로 아침에 일어났을 때 증상이 심하다”며 “목에 가래가 낀 느낌, 헛기침, 구역질, 역한 입 냄새가 나타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 질환은 보통 위산분비억제제, 소화관 운동기능 개선제, 제산제, 위점막보호제 등을 환자의 증상별로 조합한 약물요법으로 치료한다. 이를 통해 위·식도 역류를 감소시키고, 역류물을 중화시키면서, 식도 청소율을 향상시킴으로써 식도점막을 보호한다.
평소 규칙적인 식습관을 유지하고 걷기, 조깅, 수영, 계단오르내리기 등을 병행하면 역류성식도염 예방에 도움된다. 운동은 식사 후 한 시간이 지난 뒤 실시하면 된다.
한 시간내에 운동할 경우 위와 십이지장 연결 부위 근육이 수축되면서 위에 남아 있던 음식물이 장으로 내려가지 못해 소화장애가 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