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세포, 추운 환경에 노출되면 자연분해되는 원리 활용 … 오리지널 제품은 ‘젤틱’, 지방흡입처럼 드라마틱한 효과 기대 말아야
누워서 살을 뺄 수 있다면? 이는 모든 다이어터의 꿈이다. 편하고 고통 없이 시술대 위에 1시간 정도 누워있는 것만으로도 체형을 개선할 수 있다면 마다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정말 이같은 꿈이 실제로 일어났다.
약 3년 전부터 등장한 냉동지방분해술 덕분이다. 누워서 원하는 부위에 기계를 부착하고 1시간 정도 시간을 보낸 뒤 그대로 귀가하면 끝이다. 마취하거나 주사로 찔릴 일이 없어 여름철을 앞두고 이 시술을 받아볼 것을 고려하는 사람이 적잖다.
대표적인 냉동지방분해술은 젤틱, 미쿨, 클라투 등으로 같은 원리를 사용하되 시술명만 다른 것이다. 젤틱이 처음 등장한 오리지널 제품이고 국내서 카피 제품으로 뒤따라 나온 게 미쿨, 클라투, 쿨쉐이핑 등이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모두 굵은 하체와 두툼한 뱃살로부터 해방시켜주는 레이저 시술이다. 딱히 어느 기기의 지방 분해 효과가 뛰어난 것은 아니며 비슷비슷한 결과를 낸다.
젤틱은 흔히 ‘쿨스컬프팅’(cool sculpting) 시술로 불리며 미국 하버드대 소속 연구진들이 개발한 비수술적 지방 제거 시술법이다. 냉각 기술을 사용해 지방세포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기술로 수술 없이 지방 세포만을 자연스럽게 소멸시키며, 비수술적 보디 시술 중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지방층 감소로 허가를 획득한 제품이다.
냉동지방분해술은 비침습적 비만치료로 지방세포가 추운 환경에 노출되면 자연분해 되는 원리를 이용해 지방세포를 감소시킨다. 피부는 보호하고 지방세포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게 장점이다. 대개 영하 9도의 냉각기운을 1시간 가량 시술 부위에 가해 지방세포를 사멸시킨 뒤 지방이 밖으로 배출되도록 돕는다.
우선 팔뚝, 아랫배, 허벅지 등 지방을 없애고 싶은 부위에 냉각장치를 부착해 빨아들인 후 30~60분 동안 영하의 온도에서 지방세포를 냉각시킨다. 진피나 근육과 달리 지방세포는 혈액순환이 줄어든 상태에서 냉각되면 자발적 세포사멸 과정을 통해 시술 후 3개월에 걸쳐 서서히 소멸되면서 지방층이 감소하게 된다.
다른 비만시술과 차별화된 점은 직접적인 지방파괴다. 지방흡입술을 제외한 대부분의 비만시술은 지방의 크기를 줄여주는데서 그치는 반면 냉동지방분해술은 지방세포수를 줄여주는 게 특징이다. 다만 지방흡입술처럼 시술 결과가 바로 눈에 띄는 것은 아니며, 한달 정도 지나야 사이즈 감소 효과를 볼 수 있다.
당연히 흡입만큼 지방이 배출될 것이라곤 생각해선 안 된다. 복부의 경우 미쿨로 받는다고 가정했을 때 10만원대에 해결할 수 있지만 ‘지흡’은 100만원은 기본으로 넘어간다. 획기적인 사이즈 감소에는 현존하는 시술 중 지방흡입을 따라올만한 게 없다.
재작년 혜성처럼 등장한 냉동지방분해술은 ‘수술 없이 아예 지방 자체를 체외로 빼준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어쨌든 시술은 시술일 뿐이다. 드라마틱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이 역시 한번 시술로는 지방흡입술과 달리 미미한 효과로 ‘시술받은 자신만 알 수 있는 정도’에 그친다.
이같은 상황에 냉동지방분해술의 가격은 작년에 비해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처음 젤틱에 맞서 나왔을 때엔 젤틱 못잖은 가격으로 여러 사람 손 떨리게 만들었지만 지금은 1개 패드에 5만~10만원 선이다. 잘 팔리려면 과장광고하는 게 당연한 성형업계, 적당히 걸러들어야 한다.
무엇보다 시술 비용에 현혹돼 낚이는 상황이 발생하기 쉽다. 냉동지방분해술의 가격을 결정짓는 것은 ‘패드’다. 우선 패드의 개념을 잘 알아야 한다. 패드는 사람의 살갗에 직접 닿는 젤패드와 지방세포를 실질적으로 냉동시키는 데 쓰이는 패드(기계패드, 기계접촉면)로 나뉜다.
보통 한 패드당 얼마 이런 식으로 가격이 책정돼 있다. 하지만 이 패드 비용에서 병원 측과 환자 간에 큰 시각차가 생긴다. 환자는 보통 패드 한두 장이면 시술부위를 커버할 수 있다고 지레짐작하고 10만원 정도를 예산하지만 병원에서는 ‘적어도 6패드(기계패드)는 구입하셔야 만족스러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얘기하며 패드값(시술비용)으로 20만~30만원을 요구하기 십상이다.
환자는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후기 글에서 A4용지 한장 크기의 ‘젤패드’를 몸에 부착한 장면을 보고 이 정도 크기면 1~2장으로 복부 전체에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젤패드와 기계패드의 역할을 엄연히 다르다.
블로그에서 보이는 젤패드는 기계가 피부에 흡착되기 쉽도록 만드는 보조장치일 뿐이다. 아무리 넓은 젤패드를 붙여도 기계패드가 모자라면 당연히 사이즈 감소 효과가 적을 수밖에 없다. 코디네이터들은 보통 복부에 6패드를 추천했다. 상복부, 하복부, 좌우 사이드의 남은 복부, 양쪽 옆구리 이렇게 들어가야 한단다.
이들 냉동지방분해 기기의 패드 크기는 대략 아기들에게 열 내리라고 붙이는 해열 쿨시트 하나 정도를 떠올리면 된다. 폭은 40~50㎜, 가로 길이는 약 100㎜ 안팎이다.
아프지 않게 편안하게 시술받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소개하지만 처음 기계를 부착한 뒤 피부를 흡입할 때에는 아프다는 사람이 적잖다. 한 10분 지나면 적응이 되지만 그 전까지는 죽을 맛이라는 사람이 상당수다. 집에 돌아와보면 멍이 들어 있기도 한다.
냉동지방분해술 역시 시술인 만큼 한번 받았다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 지방흡입 정도로 대용량의 지방이 빠져나가는 것은 아닌 만큼 여러번 시술받아야 가시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대략 1개월에 한번 3회 정도를 추천한다. 시술 후 식이요법이나 운동에 신경쓰지 않으면 이도 저도 아니게 된다.
냉동지방분해술은 마취가 필요 없고 주사바늘이 들어가지는 않지만 처음 피부를 흡입하는 과정은 분명히 아프다. 다른 비만시술과 달리 지방을 직접 체외로 배출시켜주지만 그 양이 미미해 한번 시술로 가시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전반적으로 비만관리를 해야 하는 과체중인 사람보다 체질량지수(BMI)가 낮은 사람이 볼록 나온 군살을 정리하는 등 보디라인을 다듬을 때 활용하길 추천한다.
시술 전 체크포인트
1. 당신이 생각한 것보다 많은 숫자의 (기계)패드가 필요할 수 있다. 예산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든다.
2. 광고에서 아무리 지방을 직접 없앤다고 하더라도 큰 기대는 저버려라.
3. 시술 과정, 생각보다 불편하다. 40분 내내 살을 빨아들이고 있으니 멍도 든다. 심한 사람은 수포도 생길 수 있다니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