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닝머신, 에너지소모 10~20% 적어 … ‘바람저항’ 적어 경사도 높여 보완해야
러닝머신으로 효과를 보려면 운동을 시작한 뒤 3분 단위로 속도를 올리고, 숨이 가빠지면 규칙적인 호흡이 가능한 상태까지 속도를 서서히 줄이면 된다.
흔히 중년층의 취미로 여겨지던 러닝, 마라톤이 젊은층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상당수 스포츠 브랜드는 봄, 가을 2회에 걸쳐 마라톤 대회를 운영하면서 러닝은 트렌디해지고 있다. 달리기는 특별한 도구 없이 운동화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즐길 수 있다. 몸매관리, 건강증진을 위한 좋은 운동으로 꼽힌다.
대회에 앞서 피트니스클럽을 찾아 운동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초보자가 체력을 키우거나, 페이스를 조절하는 연습을 하기 위해 러닝머신(트레드밀)을 활용한다. 걷고 뛰는 기본적인 유산소운동을 위한 기구로 굳이 대회를 준비하지 않아도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선호한다.
트레드밀은 장소나 날씨 제약을 받지 않아 편리하지만, 야외에서 뛰는 것보다 운동량이 적은 게 한계다. 뉴욕타임스는 러닝머신에서 뛰는 게 야외에서 뛰는 것보다 칼로리 소모량이 약 5% 적었다고 밝힌 바 있다. 야외는 실내보다 바람의 저항이 더 크고 러닝머신처럼 회전하는 벨트의 도움이 없기 때문에 칼로리를 더 많이 소모하게 된다.
박훈기 한양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에너지소비 차원에서 봤을 때 트레드밀은 그냥 달리는 것보다 상체운동이 적다”며 “사이드레일(손잡이)을 잡고 운동하면 상체운동량이 더 적어지기 때문에 야외에서 걷고 뛰는는 것보다 에너지 소비가 10~20% 적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심폐지구력을 높여 운동효과를 얻을 목적이라면 야외에서 뛰는 게 좋다. 그러나 도로사정이 열악하거나, 경사지와 급격한 곡선주로 등으로 사고가 날 위험도 있다. 고령자이거나, 안전을 고려한 운동을 해야 한다면 러닝머신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운동할 때는 허리를 중심으로 상체와 다리가 일직선을 유지해야 한다. 발을 내딛는 순서도 발뒤꿈치, 발바닥, 발가락 순으로 디딘다. 이렇게 해야 발목을 삐거나 아킬레스건에 무리가 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달리기를 시작한 뒤 3분 단위로 속도를 올리고, 숨이 가빠지면 규칙적인 호흡이 가능한 상태까지 속도를 서서히 줄이면 된다. 숨이 약간 차는 속도로 15분 이상은 뛰어야 운동효과를 얻을 수 있다. 전체적으로는 25~45분 정도 시행하면 좋다. 보통 시속 4㎞는 걷기, 6㎞는 속보, 8㎞는 조깅에 해당한다.
그렇다고 자신의 체력수준을 뛰어 넘어 무리하다보면 족부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족저근막염은 발뒤꿈치에서 발가락까지를 감싸는 두껍고 질긴 섬유층에 염증이 생긴 것이다. 족저근막은 스프링처럼 걷거나 뛸 때 체중으로 발바닥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장치 역할을 하므로 문제가 생기면 통증이 심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12년에 발표한 지난 5년간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야외 활동이 증가하는 3월에 족저근막염으로 내원한 환자의 수가 2월 대비 약 23%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다이어트를 결심하거나 슬슬 야외스포츠에 도전하는 시기다. 족저근막염을 유발하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전문가들은 대개 ‘무리한 운동’을 꼽는다. 따라서 자신의 체력이 따라갈 수 있는 선에서 욕심내지 말고 운동해야 한다.
러닝머신은 자신이 운동하는 스피드(속도)나 거리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고, 기상조건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마라톤 대회를 준비하는 사람의 경우 장거리 레이스에서는 가능한 고른 페이스로 달리는 게 좋은 기록을 내는 핵심이다.
야외에서 연습하는 경우 거리가 정확한 코스에서 달리지 않는 한 확실한 페이스관리가 어렵고 적당히 ‘느낌’에 의존하여 페이스를 맞추는 데 그친다. 시속이나 주행거리의 표시가 정확한 러닝머신은 페이스 조절을 연습하는 데 유용하다.
러닝머신과 도로달리기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람 저항’이다. 러닝머신에서 초당 5m로 달리는 것은 도로 위에서 바람을 등지고 초당 5m로 달리는 것과 같다고 보면 된다. 실내 러닝머신에는 바람의 저항이 생길 이유가 없으므로 도로에서 달리는 것보다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이때 경사를 1~2도 정도 올리면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존 포카리(John Porcari, Ph.D) 미국 위스콘신 라크로스대 스포츠과학 박사는 트레드밀에서 시속 14㎞ 이하로 달릴 경우 도로달리기와 거의 비슷한 수준의 칼로리를 소비하지만 그 이상으로 달리면 트레드밀에서의 달리기가 칼로리 소모가 더 적다고 밝힌 바 있다. 포카리 박사는 “에너지 소비량의 차이는 약 8%에 달하는데 바람의 저항과 벨트의 관성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트레드밀에 경사를 설정하면 바깥에서 달릴 때 나타나는 ‘미는 동작’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이런 경우 스피드를 지나치게 올리지 않아도 적정한 부하를 얻을 수 있고 심폐기능 향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단 경사를 너무 심하게 올리면 오르막을 올라가는 것과 같아지므로 신체의 후면근육이상이 나타나고 대퇴부근육을 사용하는 비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평소 헬스클럽에서 활용할 수 있는 ‘러닝머신에서 30분 훈련요령’ 프로그램을 소개해본다. 운동생리학자이자 트레드밀 전문가인 리즈 네포렌트(Liz Neporent)가 고안한 방법이다. 우선 5분 동안 워밍업한 뒤 10㎞ 대회에 나갔을 때의 페이스보다 약 1분 느린 속도로 시작, 5분간 달린 후 경사를 2% 높여 2분간 달린다. 그리고 다시 2%를 높여 2분간 달린다. 2%씩 경사를 높여 2분간 달려 12% 경사까지 올려간다. 이후 8분간 천천히 달리면서 마무리운동을 해준다.
네포렌트 박사는 “처음 2~4%의 경사에서는 해볼만하다고 생각되지만 6~8%로 올라가면 점점 경사도가 느껴지게 되고 10~12%에서 정말 힘들다고 생각될 것”이라며 “이 훈련은 실제 도로 위에서 달릴 때 어떤 언덕이라도 자신 있게 넘길 수 있는 신체를 만들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헬스클럽에서는 멍하게 계기판을 응시하거나, 벨트와 페이스를 맞추기 위해 고개를 앞으로 숙이는 자세로 운동하는 사람이 적잖다. 이런 경우 머리를 아래로 숙이고 달리면 발끝으로 달리게 되면서 엉덩이나 무릎에 스트레스가 가해지고, 종아리나 아킬레스건에도 무리가 가 부상으로 연결될 수 있다.
거울로 자신의 달리는 모습을 응시하는 게 가장 좋다. 계기판은 타올로 덮어두자. 더 좋은 방법은 지루함을 달래면서 TV를 시청하는 것인데, 트레드밀에서 2~3m 떨어진 곳에 위치하는 게 도움이 된다. 목의 긴장을 막으려면 눈높이보다 약 15~20㎝ 높은 곳에 TV를 설치한다.
신발은 가벼운 것을 고른다. 트레드밀 자체에 좋은 충격완화장치가 돼있기 때문에 신발이 착지의 충격을 흡수할 필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