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뼈(흉곽)의 성장이 멈춰 치사율이 80%에 달하는 희귀질환인 ‘쥰증후군(Jeune syndrome, 선천성 제한적 흉곽 성장장애)’에 대한 새 수술법이 개발됐다.
강창현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교수팀은 몸 외부에서 삽입한 견인기(Distractor)로 성장이 멈춘 가슴뼈를 늘리는 데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세계 최초로 시도된 이 수술법은 기존 방법에 비해 수술 후 합병증을 크게 줄여 쥰증후군 치료에 적극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가슴은 앞쪽의 흉골, 뒤쪽의 등뼈, 옆쪽의 갈비뼈로 이뤄진 흉곽(가슴우리)이 심장·기관지·식도 등 내부 장기를 바구니처럼 싸고 있는 구조를 띠고 있다. 쥰증후군은 신생아 10만명 중 1명에서 발병하고, 환자의 80%는 심장과 폐가 흉곽에 막혀 자라지 못해 결국 사망하게 된다.
이 질환에 대한 보편적인 수술법은 다발성 늑골절개와 재봉합을 통한 흉곽확장술이다. 두개의 갈비뼈 중 1번 갈비뼈는 왼쪽이 길게, 2번 갈비뼈는 오른쪽이 길게 절개한 뒤 서로 연결시킨다. 다른 갈비뼈도 같은 방식으로 연결해 흉곽 부피를 넓힌다.
하지만 수술법은 갈비뼈를 광범위하게 절개하고 장기 손상이 불가피해 수술 후 사망률이 높다. 또 신체기능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1세 미만 영아에게는 시행하기 어려웠다.
반면 강 교수팀이 개발한 단계적 흉곽성형술은 가슴 앞쪽 흉골에 견인기를 삽입한 뒤 매일 조금씩 흉골을 좌우 방향으로 늘려 부피를 넓힌다. 1세 쥰증후군 환자에게 이 치료법을 시행한 결과 42일 뒤 흉골의 가로 넓이가 11㎜에서 26㎜로 커졌고 부피도 넓어졌다.
수술 4개월 후에는 견인기를 안전하게 제거했고, 인공호흡기에 의지하던 환자는 자가호흡이 가능할 정도로 증상이 호전됐다.
강 교수는 “흉곽을 인위적으로 확장하지 않고 자연스런 성장을 유도하는 새 수술법이 쥰증후군으로 고통받는 환아의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수술법과 환자 사례는 국제 저명학술지인 ‘흉부외과학회지(Journal of Thoracic and Cardiovascular Surgery)’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