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세종기지 대원들은 피부상처, 염좌 등 외상으로 병원을 가장 많이 찾는 것으로 조사됐다. 심각한 질환을 않아 칠레 및 한국으로 후송된 사례는 26년간 12건이었다.
이민구 고려대 의대 생리학교실 교수는 10일 2013년 극지연구소 정책과제를 수행하며 연구한 ‘세종기지 26년의 의료소비 양상: 1988~2013년 의무기록 및 의료소비자 분석’을 통해 이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이 자료는 26년의 역사를 지닌 세종기지내에서 확보할 수 있는 19년치의 의무기록을 전산화한 것으로 4029건의 내원기록이 정리됐다.
세종기지 월동대원과 하계연구대 방문자를 연령별로 구분해 국내 의료소비와 비교한 결과, 국내에서는 40세가 지날수록 연평균 병원 방문횟수가 늘어난 반면 극지 활동자의 경우 오히려 감소했다. 이는 남극 파견 전 건강검진에 따른 선별의 결과로 세종기지가 의료적인 문제없이 건강하게 운영된 것을 뜻한다.
세종기지에는 진단기기가 전혀 없어 환자가 의무실을 찾을 경우 진단명보다는 증상을 분석해 의무기록으로 남긴다. 극지에서 병원을 찾은 주원인은 피부상처나 염좌 등 외상이 24%로 가장 많았고, 소화불량 및 복통 등 소화기증상이 19%, 피부증상 15%, 근골격계증상이 14%로 뒤를 이었다. 분기별과 작업조건에 따라 분석하더라도 순서는 같았다.
의료적인 이유로 칠레 및 한국으로 후송된 사례는 12건으로 이 중 10건이 외상으로 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민구 교수는 “오는 11일 고려대 문숙의학관 1층 원형강의실에서 열리는 제1회 대한극지의학회 학술대회는 국내 극지의학의 과거를 짚어보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귀중한 시간이 될 것”이라며 “관련 패널 토론도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