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2015년 프로야구 정규 시즌이 화려하게 개막했다. 올해 프로야구는 총 10구단이 720경기를 펼칠 예정으로 예년보다 팬들의 기대가 크다.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과 부상 여부는 팀의 승패와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다. 야구는 축구나 농구에 비해 과격하지는 않지만 어깨, 무릎, 발목, 손목 등 관절 부위를 반복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부상 위험이 높다. 이는 프로야구 선수뿐만 아니라 사회인 야구를 즐기는 사람에게도 해당된다.
김인보 부산부민병원 관절센터장은 “요즘은 야구를 단순히 관람하기보다는 직접 참여하고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아 운동선수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스포츠손상의 발생률이 높아지는 추세”라며 “스포츠손상은 극심한 통증 외에도 관절염 등으로 악화될 위험이 높아 관절전문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야구를 즐길 땐 자신의 포지션에서 발생률이 높은 스포츠 손상을 주의해야 한다. 130~150㎞를 오가는 빠른 구속의 직구와 변화구를 던지는 투수는 어깨가 편한 날이 없어 관절와순파열의 발생 위험이 높다. 이 질환은 어깨뼈 가장자리를 둘러싸고 있는 관절와순이 격렬한 운동이나 외부 충격으로 인해 어깨뼈에서 빠져 나와 찢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팔을 위로 들고 젖힐 때 걸리거나 헐거운 느낌이 든다. 탈구도 쉽게 발생하고 뒷짐을 지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 때 통증이 심해진다.
손상 정도가 약할 땐 약물치료나 재활치료만으로도 회복이 가능하다. 하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 수술은 모니터를 통해 병변 부위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면서 진행되므로 안전하고 간편하다. 또 피부절개 범위가 작아 출혈 및 조직 손상이 최소화되고, 회복 속도가 빠르다.
타자는 공을 정확하게 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재적소에 도루나 슬라이딩 등 빠른 주루 플레이를 펼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무릎관절 부상이 자주 발생한다.
무릎에는 앞과 뒤에 각각 한 개의 인대가 X자 형태로 교차해 있다. 이 중 전방십자인대는 무릎이 앞으로 쏠리는 것을, 후방십자인대는 뒤로 빠지는 것을 방지한다. 경기 중 갑자기 방향을 전환하거나 무릎을 꺾으면 십자인대가 손상되고 심한 경우 아예 파열된다.
보통 후방십자인대보다 전방십자인대가 많이 파열되고 무릎에서 ‘퍽’하는 파열음이 들리면서 덜렁거리는 느낌이 난다. 제대로 걷기 어렵고 다친 부위가 점차 부어오른다.
십자인대 손상이 심하지 않을 땐 보조기 착용과 재활치료만으로도 회복할 수 있지만 심한 경우에는 십자인대 재건술이 필요하다. 이 치료법은 관절내시경으로 손상된 인대를 제거한 뒤 환자나 다른 사람의 힘줄 및 조직으로 인대를 재건한다. 수술 시간이 비교적 짧고 정확도가 높으며 회복이 빠른 게 장점이다.
포수는 타자의 도루를 막기 위해 2루로 정확히 송구하고, 홈으로 들어오는 주자와 몸싸움을 벌이느라 부상 위험이 높다. 팔꿈치 부상은 타자에서 많이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지만 롯데 강민호 선수나 삼성 진갑용 선수처럼 포수에서도 자주 발생한다.
팔꿈치인대가 파열되거나 뼈와 뼈가 마모되면서 뼛조각이 떨어져 나오는 형태가 대표적이다. 팔꿈치 인대가 파열되면 공을 던지는 동작을 취하기만 해도 통증이 느껴져 강한 투구가 불가능해진다. 일반인의 경우 의자나 바닥에서 일어날 때 팔을 짚으면 관절이 빠지는 듯한 느낌이 들거나 통증이 생긴다. 이런 경우 ‘토미존수술’로 불리는 팔꿈치인대 재건수술을 받아야 한다. 이 수술은 손상된 인대를 인체의 다른 근육의 힘줄로 바꿔주는 것으로 같은 팔의 힘줄을 사용해 측부인대를 만드는 경우가 많다.
김인보 센터장은 “스포츠손상으로 수술받은 이후에는 꾸준한 재활치료를 받아야 한다”라며 “어깨의 경우 힘줄이 완전히 치유될 때까지 보조기를 착용하고 관절에 직접적인 부담을 주거나 수술 부위를 자극하는 동작을 피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부상 없이 야구를 즐기려면 평소 꾸준한 운동으로 근육을 키우고, 경기 전후에 스트레칭을 실시해 뭉친 근육을 풀어주면 된다. 운동 중 통증이 발생할 경우 즉시 중지하고 2주일 정도 안정을 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