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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후마다 꼭 생각나는 디저트, 도대체 왜?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5-03-30 12:01:03
  • 수정 2020-09-14 13: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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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이 디저트 중독 많은 것은 남성보다 체내 당분 저장능력 떨어지기 때문
여자가 ‘달콤한 디저트’에 열광하는 이유는 체내에 당분을 많이 저장하지 못하는 특징 때문이다.화학적 포만감 높이는 ‘거꾸로 식사법’ 도움 … 소녀시대 다이어트 비법으로 눈길, 디저트·샐러드·주식 순으로 식사

흔히 알고 있는 식사의 마지막 코스, ‘일반적인 후식’은 19세기 무렵부터 자리잡기 시작했다. 디저트는 프랑스어 ‘데세르비르’(desservir)의 ‘식사를 치운다’는 의미에서 유래됐다. 이는 중세시대 귀족들이 식사 후 디저트에 앞서 일단 식탁을 깨끗이 정리한 다음 후식을 즐겼다는 데서 연유됐다. 

최근 디저트 붐이 부는 한국 레스토랑에서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후식을 음료와 동일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식사 후 후식을 준비하겠다며 ‘어떤 걸 드시겠냐’고 물어보는데 막상 메뉴는 콜라, 사이다, 커피, 오렌지주스 등 음료를 말한다. 차라리 음료로 무엇을 선택할지 물어보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다.

후식은 무엇보다 전식(appetizer)과 마찬가지로 메인요리와 조화를 이루는 게 관건이다. 계절감을 풍부하게 살리고 ‘무겁고 부담스러운’ 느낌은 배제하되 깔끔게 ‘모든 코스를 마쳤다’는 느낌을 줘야 한다. 주로 치즈, 생과일, 아이스크림, 셔벗(sherbet), 뜨겁거나 차가운 앙트르메(entremets, 주요리 사이에 나오는 간단한 요리), 절임과일, 크고 작은 케이크 등이 모두 포함된다. 

디저트의 유래는 선사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의 후식이란 과일 등을 기본으로 단맛이 나는 음식에 불과했다. 고대에는 신을 모시는 봉헌제에 사용하던 음식물로 고대 이집트왕 람세스2세의 무덤에서 작은 과자조각이 있는 부조 조각이 발견됐다는 기록이 있다. 이를 미뤄봤을 때 후식의 의미가 내포된 식사가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
 
디저트의 사용 재료나 주원료에 관한 문헌도 존재한다. 기원전(BC) 327년, 알렉산더 대왕의 군대가 인도의 한 마을에서 사탕무밭을 발견했고, 이를 서양(특히 프랑스)에 전달하게 된다. 이때 흘러간 게 계피, 육두구, 편도, 개암 등이다. 

16세기 스페인에 전해진 초콜릿도 17세기를 거치면서 전 유럽에 퍼지게 됐다. 지금처럼 달콤한 음식이 식사의 끝자락에 나오는 것은 요리를 순서대로 하나씩 내놓는 ‘러시아식 서비스’ 식단이 도입될 무렵인 18~19세기부터다. 

프랑스 요리에서 디저트가 차지하는 자리는 상당히 중요하다. 식사의 마무리를 장식하는 역할인 동시에 약간은 사치스러운 코스라고 할 수 있다. 궁중귀족 사이에서는 식사가 끝나면 모든 음식을 다 치우고, 냅킨이나 식탁보까지 바꾼 다음 후식을 즐겼다. 테이블을 꽃으로 장식하고,  후식이 시작될 때는 함께 부르는 노래까지 있었을 정도다. 프랑스에서는 지금도 ‘디저트 타임’은 누구에게나 기다려지는 순간이다. 프랑스의 엄마들은 아이들이 음식투정을 할 때, ‘디저트를 주지 않겠다’고 협박하며 음식을 먹인다.

최근엔 디저트가 ‘간식’으로 변모하는 분위기다. 고급 레스토랑에서만 즐길 수 있던 케이크나 베이커리, 스윗츠(단 과자나 초콜릿 등 간식) 등을 손쉽게 구할 수 있어서다. 커피를 테이크아웃해 ‘티타임’을 즐기는 시간이 늘어난 것도 한몫한다.

누군가 사오는 티라미스, 초콜릿 무스케이크, 생크림 가득한 프라푸치노, 조각케이크 등은 어느새 일상에 침투해있다. 남자들에겐 아직 ‘데이트할 때나 먹는 음식’ 정도로 여겨지지만 여성에겐 일상적인 풍경이다. 실제로 디저트를 선호하는 성비는 9대1 정도로 여자들이 압도적이다.

거의 모든 디저트는 매우 달다. 더 먹고 싶은 욕구를 제압하기 위해 입안 가득 당분으로 채우는 것이다. 여자는 남자보다 ‘달콤한 디저트’에 열광하는 이유는 체내(간과 근육)에 당분(글리코겐 형태)을 많이 저장하지 못하는 특징 때문이다. 근육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여성은 남자에 비해 3분의1 정도로 적게 저장하므로 체질적으로 쉽게 저혈당에 노출된다. 배가 고파도 당분이 부족해도 혈당은 떨어진다. 이런 경우 불안감, 우울증, 짜증이 늘어나면서 몸이 자연적으로 당분을 찾게 만든다. 

실제로 ‘다이어트 한다’면서도 디저트를 끊지 못하는 이유는 열량과 당분에서 찾을 수 있다. 식사를 줄이면 편도체에서 뇌가 스트레스를 느낄 때 나오는 부신피질호르몬이 분비된다. 이 호르몬은 식욕을 당기게 만들기도 한다. 스트레스를 받은 뇌는 당분과 칼로리가 높은 음식을 찾게 된다. 고칼로리 디저트는 순간적으로 기운을 차리고 기분을 좋게 하는 작용을 해 뇌 스트레스 해소에 큰 도움을 주므로 끊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뇌의 보상중추는 당분이 들어오면 행복호르몬인 ‘도파민’을 다량 분비한다. 다만 도파민은 쾌락과 행복의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호르몬인데, 세로토닌이나 엔도르핀과는 달리 중독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음식 섭취는 생존에 필요하지만 고칼로리 디저트에 빠지는 것은 일종의 중독으로 볼 수 있다. 어떤 것에 중독된 뇌는 도파민 수용체를 일부러 줄여 도파민을 더 원하도록 만든다. 결과적으로 달콤한 디저트에서 빠져나올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말 그대로 ‘악마의 유혹’이다.

그러나 계속 고칼로리 디저트에 탐닉하다보면 몸은 서서히 망가질 수밖에 없다. 섬유질이 제거된 설탕이 잔뜩 들어간 음식은 급격한 혈당상승을 유발하고 혈관을 막는다. 또 뇌세포, 해마를 심하게 공격하며 기억력을 감퇴시킨다. 비만은 기본이고 몸 전체의 동맥을 막아 뇌졸중, 고혈압 등 성인병을 유발한다. 정제된 설탕은 노화를 촉진해 피부가 처지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디저트를 끊을 수 없다면 건강한 방식으로 바꿔볼 수 있다. 디저트는 대개 일반적으로 커피 등 음료와 함께 섭취한다. 이때 사탕수수액, 감미료, 옥수수 시럽, 맥아, 과당, 포도당, 꿀 등이 섞인 음료를 피한다. 대표적인 게 프라푸치노(frappuccino 스타벅스에서 판매되는 차가운 기호음료), 과일주스, 탄산음료 등이다. 커피 종류는 아메리카노가 아니라면 자제하는 게 좋다.

이 역시 괴롭다면 소녀시대의 다이어트법으로 알려진 ‘거꾸로식사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 가장 먼저 디저트를 먹는 게 특징이다. 

흔히 밥을 먹기 전에는 심리적·물리적·화학적 공복감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식당에서 ‘이제 밥을 먹는다’는 인식을 가지면 심리적 공복이 해소되고, 실제 식사하면 물리적 공복이 충족된다. 심리적·물리적 공복은 15분이면 해결된다.

문제는 화학적 포만감이 충족되려면 적어도 1시간 30분은 걸린다는 것이다. 혈당이 미처 올라가지 못해 식후에도 아이스크림, 케이크 등 달콤한 음식이 ‘당기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한끼 식사로 충분한 열량을 얻었음에도 지방과 당분이 그득한 불필요한 열량을 섭취하게 된다. 

따라서 화학적 포만감을 가장 먼저 충족시키기 위해 후식부터 먹는 ‘거꾸로 식단’이 디저트 중독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 화학적인 포만감이 충족된 상태에서 밥을 먹으면 한 숟가락이라도 덜 먹게 되고 결과적으로 식사량(특히 탄수화물 섭취량)이 줄어든다. 

후식을 먹었다면 다음은 커다란 볼(bowl)에 한가득 담긴 샐러드 한 그릇을 비운다. 이 과정을 마치면 드디어 밥과 반찬을 먹을 수 있다. 식탁에 앉을 땐 밥솥째 먹을 수 있을 듯했는데 이미 배가 꽤 부르다. 밥을 반 공기만 푸면서도 ‘너무 많은가’ 머뭇거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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