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6500억원으로 추정되는 국내 비타민C 제품 시장이 봄철 환절기를 맞아 기지개를 펴고 있다. 관련 회사는 해마다 춘곤증·알레르기질환·황사 등에 대비하고 어린이입학이나 취업에 맞춰 비타민제품을 구입하려는 수요에 맞춰 다양한 마케팅을 준비한다.
비타민C를 환절기에 섭취하면 감기나 비염 등의 예방과 완화에 도움이 된다. 비타민C는 면역력을 증강시켜 감염 저항력을 높인다.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인터페론의 생성을 높여준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대표적인 항산화 영양소로 체내 활성산소를 억제해 피로 회복을 돕고, 부신피질의 원활한 호르몬 분비와 조절을 통해 노화 예방 및 저항력 증강을 유도한다. 히스타민 분비를 억제해 비염 등 알레르기를 완화할 수 있다. 이밖에 피로를 회복시켜주는 카르니틴의 생성과 조직의 상처 치유 및 유지에 도움을 준다.
비타민C의 경우 고함량 제품은 피로회복은 물론 항노화에도 효과적이라고 알려지면서 이를 찾는 마니아층이 형성돼 있다. 비타민C 1000㎎ 시장에서는 고려은단이 선두를 지키고 있다. 작년 한 해 330억원을 판매했던 이 회사는 올 1~2월에만 90억원을 팔아 급성장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고려은단 측은 90억원은 두달간에 일군 매출로는 단일 비타민제 사상 최고 매출액이며, 올해 사상 최대 매출액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매출 상승세는 영국산 비타민C 원료를 사용한다고 광고와 전문가 견해를 빌어 꾸준히 마케팅해온 게 어필한 덕분이다. 지난해부터 국민 MC 유재석을 모델로 기용한 것도 시너지를 발휘했다. 외국산 원료 사용에 대한 품질과 브랜드의 소비자 신뢰가 탄탄한 데다 효과적으로 광고를 집행한 게 매출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1월 말 마케팅 컨설팅 전문업체 로이스컨설팅이 30대 이상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진행한 고함량 비타민C 1000㎎ 제품 관련 소비자 인지도 및 선호도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고려은단 비타민C1000’을 선택, 비타민C 1위 브랜드임을 입증했다.
이에 비해 이 분야 2등 제품인 유한양행의 비타민C 1000㎎도 작년 한 해 100억원 이상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은단의 호조에 힘입어 광고를 병행하면서 전통적인 브랜드 파워를 마케팅에 십분 활용하고 있다.
통상 알려진 비타민C 하루권장섭취량은 국가별로 다르지만 약 80∼100㎎ 정도다. 괴혈병이나 기타 질병 등을 예방하기 위해 신체에 최소한으로 필요한 함량이다. 비타민C는 체내에서 6시간 주기로 소모되는 데다 음주·흡연·과로에 시달리는 현대인은 체내 소모량보다 많이 섭취해야 적극적으로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타민C 1000㎎ 정도는 독성이 없을 정도로 부작용이 미미하며, 수용성이라서 몸에서 사용되고 남은 것은 소변으로 배출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과량의 섭취는 속쓰림, 설사, 결석, 용혈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복합제로는 발포비타민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바이엘헬스케어의 ‘베로카’ 매출액이 2011년 약 12억원에서 2013년 약72억원으로 무려 6배 증가했다. 이에 각 제약사들은 신제품 발포정을 속속 출시했지만 습도 조절의 문제와 나트륨 함유 등의 문제가 제기되면서 인기가 주춤하자 추격을 포기한 상황이다. 발포정은 습기를 머금을 경우 제품이 성상이 무너지고, 제품 특성상 들어가야 하는 나트륨 때문에 두 잔 이상 마실 경우 섭취과다로 혈압상승 등 신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광동제약은 ‘비타500’을 판매하면서 연간 400t에 가까운 비타민C 원료를 사용해 국내 최다 비타민C 소비 회사로 등극했다. 2007년부터 비타민C 연구 활성화에 나서 적극적으로 전문가의 학술연구를 지원하고 유용한 비타민 관련 내용을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비타500은 2001년 출시돼 마시는 비타민C로 박카스에 준하는 인기를 끌었다. 맛을 내기 위해 액상과당 등 당분을 첨가하기 때문에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드링크 한 병(100㎖)당 액상과당을 9~12g 정도 첨가하기 때문이다.
이 회사 비타민C 1000 제품은 고려은단 및 유한양행의 인지도에 밀려 판매가 부실한 상태다. 서울 서초구 광동제약 주변 약국에서도 취급하지 않을 정도로 고전하고 있다.
제약 및 식품업계에 따르면 비타민 함유 의약품 시장(일반약) 규모는 약 2500억원 수준으로 100여개 제약사, 500여종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은 약 4000억원으로 총 6500억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비타민 제품은 같은 성분과 용량이라도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모두 허가·제조가 가능하다. 건강기능식품으로서 비타민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정한 ‘인체에 유용한 기능성’만을 제품에 표시할 수 있다. 안전성이 입증된 식품원료에 비타민을 첨가해도 건강기능식품으로 허가받는 맹점이 있다. 약사법상 의약품으로 허가받은 비타민C는 질병치료에 대한 표시를 할 수 있는 반면 건강기능식품은 이런 표기가 불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