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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스트레칭, 근육 길이 늘려 날씬한 몸매 만든다? ‘글쎄요’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5-03-21 02:27:09
  • 수정 2015-03-27 18: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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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육 길이, 태어날 때보다 안 늘어 … 신경 명령으로 평소 활용않던 근육 자연스레 쓰게 돼

스트레칭으로 몸매가 예뻐지는 것은 근육 길이가 늘어나서가 아니라 근육의 탄성과 유연성을 늘려 모양이 이상적인 형태로 정리되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꾸준히 요가하면 근육이 늘어나서 몸매가 예뻐질 수밖에 없어요. 이왕이면 패키지로 끊어서 오래 다니는 게 유리하죠.” 일부 요가·필라테스 학원에서 상담받을 때 빠지지 않고 나오는 멘트다.

몸무게가 가벼운 여성은 이제 너무 많다. 단순히 ‘살을 빼준다’는 것만으론 피트니스 업계도 살아남기 힘들다. 뭔가 새로운 개념을 제시해야만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상황이다. 한국 여성의 비만율은 세계 최저 수준이다. 201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19세 이상 여성의 비만율은 24.8%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점점 날씬해지는 것은 한국과 일본만의 특이한 현상이다. 세계적으로 비만 증가 현상이 뚜렷하지만 국내 젊은 여성들이 몸매 관리에 어마어마한 노력을 기울인 결과다.

이와 함께 요가·필라테스는 여성의 몸매정리를 위한 운동의 강자로 꼽힌다. 단순히 마른 몸이 아니라 여성스러운 라인을 살려줘 인기를 얻고 있다. 이들은 ‘스트레칭을 기반으로 하는 요가나 필라테스는 근육 길이를 늘려 몸매를 다듬어준다’고 말하지만 사실과는 다른 얘기다. 스트레칭만으로 근육의 길이는 늘어나지 않는다.

이철규 강동 연세사랑병원 척추센터 소장은 “스트레칭의 정의는 근육의 길이를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 손상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최대한 늘려주는 것”이라며 “요가, 필라테스 등 스트레칭 기반의 운동만으론 근육 길이를 늘리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트레이너 중 ‘모든 스트레칭은 근육길이를 바꿀수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말이 맞다”며 “근육길이는 태어났을 때보다 늘어날 수 없고, 근육은 신경계에 의해 조절된다”고 덧붙였다.

요가 등으로 근육의 길이가 늘어나는 게 아니다. 스트레칭하면서 그동안 활용하지 못했던 근육까지 자연스레 쓰면서 근육의 길이가 늘어났다고 느낄 수 있다.

스트레칭이 주가 되는 운동을 시행했을 때 몸매 라인이 예뻐지는 게 사실이다. 이 소장은 “요가, 필라테스 등으로 뭉친 근육이 정리되고 다듬어지며, 특히 근육과 근육 사이에 지방이 많이 빠지는데 이때 군살이 정리되면서 몸매가 드러나기 시작한다”며 “스트레칭이 근육의 탄성과 유연성을 늘려 모양이 이상적인 형태로 정리되면서 라인이 예뻐지는 것이라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필라테스는 전신의 균형을 맞추는 요가와 달리 파워하우스(powerhouse)로 불리는 골반요추영역 근육을 키우는 데 포커스를 맞춘다. 한 자세를 유지하기보다 코어근육을 수축해 파워하우스에 힘을 단단히 줘 안정시킨 뒤 사지운동에 나선다. 그렇다보니 근육 이완보다 수축되는 일이 더 많다. 앞뒤 몸풀기, 쿨다운 운동을 제외하면 생각보다 근육을 ‘늘려줄 일’이 많지 않다는 의미다.

스트레칭을 한다고 해서 근육 길이가 늘어나지는 않지만 유연성을 향상시키고 관절의 움직임 범위를 크게 만들어준다. 요가는 스트레칭의 강자다. 다만 근육을 늘려 최대한 많이 움직이게 만들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근육이 멀리 갔다가 조절력있게 본래 상태로 돌아갈 수도 있는 유연함(flexibility)을 지향한다.

미국 접골의 조지프 머콜라(Joseph Mercola) 박사는 “근육은 그 자체로 조직덩어리이며, 근육은 신경자극에 의해서만 움직인다”며 “결국 스트레칭은 신경계가 근육을 늘이라고 명령하는 것을 훈련시키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즉 근육의 변화는 신경신호에 의해 일어나고 결과는 보다 나은 근활성으로 표출되는 것이다.

근육은 크게 수축성 구조와 점탄성 구조 등 두가지로 나뉜다. 수축성 구조는 액틴(actin, 근육단백질)과 미오신(myosin)으로 구성돼 있고 이들 두가지 필라멘트(근육섬유)가 교차다리를 형성, 미끄러지면서 근길이의 변화를 일으켜 근수축을 유발한다. 점탄성 구조는 말그대로 점성과 탄성이 있는 구조로 근육의 신장시 수동적 장력에 영향을 준다.

미국 리처드 윌리 물리치료학 박사는 “정적스트레칭을 장시간 시행하면 점탄성 구조를 변화시킬수 있겠지만 이같은 결과를 얻으려면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스트레칭에 투자해야 한다”며 “어떤 연구에서는 정적스트레칭의 효과는 스트레칭의 내성을 높이는 역활을 할뿐 실질적인 길이에 변화는 없다고 말하며, 다만 통증에 대한 역치를 높인다고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몸을 늘려주는 원리는 수축되고 뭉친 근육 속 신경, 혈관, 임파선 등을 스트레칭시켜 원활하게 소통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과도하면 신경을 지나치게 늘어나게 만들어 무리가 가게 하므로 유의해야 한다.

근육의 탄력성은 흔히 스프링·고무줄에 비유되는데 어느 정도까지 늘려도 수축되며 탄력성을 유지하지만 지나치게 강한 자극을 주면 늘어진 철사줄처럼 원상태로 회복되기 어렵다. 근육·신경도 이와 같아서 몸의 유연성만 강조해 지나치게 스트레칭하면 신경이 무기력해져 탈골현상이 유발될 수 있다.

근육은 단순히 늘려주는 게 전부가 아니다. 단축된 근육이나 늘어난 근육은 수축·이완이 모두 필요하다. 마치 심장이 수축·이완을 반복하며 온몸으로 혈액을 뿜어주듯 근육도 마찬가지로 살아 꿈틀거리고 온몸을 연결해 에너지를 뿜어내야 한다.

특히 격렬한 운동을 하면 근육이 짧아지고 경직된다. 나이가 들고 움직임이 부족하면 근육 사용량도 줄어 짧아지기 마련이다. 스트레칭 운동은 근육과 건을 정상적인 길이로 만들어준다. 
만약 근육이 움직일 수 있는 범위 중에서 일부분만 써 버릇하면 뇌는 ‘이 근육이 움직이는 범위는 여기까지인가보다’라고 생각, 근육을 단축시켜 몸의 가동 범위를 제한하게 된다. 비록 스트레칭이 근육 자체의 길이를 늘리지는 않더라도 적당한 스트레칭은 몸매를 다듬어줄 뿐만 아니라 유연한 움직임을 도와주는 만큼 꾸준히 시행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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