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질환, 뇌혈관질환, 자살, 당뇨병과 더불어 5대 사망원인으로 꼽히는 암은 사망률이 가장 높다. 국내에선 매년 20만명이 넘는 암환자가 새로 발생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매년 3월 21일을 암 예방의 날로 지정하고 각종 암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아직까지 암 발생 자체를 막을 예방법이 나오지 않고 있다. 하지만 위험 요인을 피하고 발생 억제 요인을 살리는 1차 예방과 조기진단 및 치료로 장기 생존율을 추구하는 2차 예방을 실시하면, 암을 예방하고 완치율을 높일 수 있다.
국내 암환자가 수가 100만여명이 넘어서면서 한국인 평균 수명인 81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이 37.7%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100명중 2.5명이 암으로 진단 받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남성(77세)은 5명 중 2명(37.5%), 여성(84세)은 3명 중 1명(34.9%)이 암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높아진 발생률과 더불어 5년간(2008∼2012년) 암 진단받은 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은 68.1%이었고 암 발생자 3명 중 2명은 5년 이상 생존한다는 통계가 집계됐다. 암은 불치병이라는 옛말이 무색하게 조기진단만 빠르게 이뤄진다면 생존율과 완치율을 향상시킬 수 있다.
유방암, 전립선암, 난소암, 유전성 대장암, 유전성 위암 등은 타고난 유전자 이상에 의해 주로 발생한다. 대표적 유전성 암인 유방암은 평균 발병률이 10%이지만 BRCA1·BRCA2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질 경우 40~80%로 급격히 높아진다.
가족 구성원 중 난소암, 췌장암, 대장암, 다발성 유방암 등 발병한 사람이 있을 경우 유전성 유방암을 의심해 봐야 한다. 한국유방암학회가 2007~2013년 전국 36개 병원 유방암센터에서 2060명의 유전성 유방암 고위험군 유방암 환자와 가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환자 중 16.5%(418명)에서 BRCA1·BRCA2 돌연변이 유전자가 발견됐다. 유방암이나 난소암 가족력이 있는 고위험군 10명 중 2명(23.7%)이 돌연변이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력 등 유전적 배경을 가진 경우 검사를 통해 암 발생 가능성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암 예방을 위해서는 생활습관과 식습관 개선도 필요하지만 조기검진이 가장 중요하다. 유방암, 전립선암, 난소암, 유전성 대장암, 유전성 위암 등 유전성 암들은 ‘유전성 암 감수성 검사’를 통해 조기검진이 가능하다. 이 검사는 유전성 암에 대한 발병 가능성을 진단해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적 결함을 찾는다.
김희정 녹십자의료재단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는 “대부분 유전성 암은 상염색체 우성으로 유전되며 자녀에게 50%에서 돌연변이가 전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직계 가족 내 동일한 암이 두 명 이상 발병했거나 동일한 유전적 결함으로 암이 발생하면 상담을 받는게 좋다”고 말했다. 이어 “유전자 암 감수성 검사 결과에 따라 예방적 조치 및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