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기운이 완연한 요즘 취미생활로 텃밭을 가꾸는 사람이 늘고 있다. 최근 각 지자체별로 운영하는 도시 텃밭도 증가하는 추세로, 텃밭을 분양받으려면 치열한 경쟁률을 뚫어야 할 정도로 텃밭가꾸기가 열풍이다. 도심 근교의 주말농장을 이용해 텃밭을 가꾸는 가족도 많다. 안전한 먹을거리를 얻을 수 있고 가족간 친밀도를 높이는 데에도 도움되기 때문이다.
직장인 정씨(38)는 “도시에서 나고 자란 아이에게 텃밭 가꾸기는 훌륭한 현장교육이 된다”며 “매년 텃밭을 분양받아 고구마, 감자, 고추 등 여러 가지 작물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농사일을 해본 적이 없어 텃밭을 관리하기가 쉬운 것은 아니며, 한번 텃밭에 다녀오면 온몸이 쑤실 정도로 근육통에 시달린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작은 면적의 텃밭을 가꾸더라도 평소에 쓰지 않던 근육을 무리하게 사용할 경우 근육통 등 근골격계질환에 노출될 수 있다.
텃밭을 가꿀 땐 처음부터 무리하지 말고 3시간 이내로 천천히 일하는 게 몸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 농사일은 골프나 등산보다 1.5배 이상 높은 칼로리가 소모될 정도로 힘든 작업이기 때문에 무리할 경우 근육통과 요통 등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다.
오래 일한 후 오래 쉬는 것보다 피로감이 올 때 짧게라도 자주 쉬는 게 효과적이다.
김태우 국립교통재활병원(가톨릭중앙의료원 운영) 재활의학과 교수는 “초보 농사꾼이라면 적어도 한 시간마다 10분 이상씩 휴식을 취하고, 어린이나 노인과 함께 할 땐 더 자주 쉬어야 한다”며 “농사일 중간 중간에 물을 충분히 마시고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즐겁게 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농사일 전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주면 후유증 예방에 도움된다. 김 교수는 “삽질과 호미질을 하고 잡초를 뽑다 보면 허리와 목이 뻐근해지면서 관절이 시큰거려 쪼그리고 앉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며 “익숙하지 않은 과도한 육체노동은 손목, 발목, 허리, 목 등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잡초를 뽑거나 파종할 때처럼 쪼그리고 앉는 일이 많을 땐 작은 의자를 사용하면 무릎과 발목의 피로를 줄일 수 있다. 서서 일할 때에는 두 다리를 꼿꼿이 세우기보다는 한쪽 다리를 앞으로 내밀고 약간 구부려 달리는 자세를 취하는 게 좋다.
농사일을 마친 뒤에는 10~20분 마무리 스트레칭을 하는 게 도움된다.
무리한 농사일로 허리 및 어깨관절이 뻐근하거나 통증이 느껴질 경우 냉찜질을 하면 염증 부위가 가라앉는다. 3일 째부터는 온찜질로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게 좋다. 1주일이 지나도 통증이 계속되면 전문의와 상담 후 재활치료를 받거나 진통소염제를 복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