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09~2013년 건강보험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 ‘약시’로 인한 건강보험 진료인원은 2009년 2만220명에서 2013년 2만1771명으로 증가했다고 8일 밝혔다.
약시는 각막·수정체 같은 매체나 망막·시신경 등은 정상이지만 안경으로 교정한 시력이 0.8 이하이거나, 교정시력이 좋은 눈에 비해 두 줄 이상 떨어져 있는 경우를 말한다.
양안에 굴절상태의 차이가 있는 ‘굴절부등’이거나, 사시가 있거나, 굴절이상이 심하면 한 눈 약시가 발생하기 쉽다. 양안에 굴절이상이 심하면 두 눈 약시가 발생한다. 눈꺼풀이 처지거나 백내장 등 질환으로 한쪽 눈의 시자극이 차단될 때도 약시가 발생할 우려가 높다.
2013년 기준 인구 100만명당 436명이 약시로 진료받았다. 성별로는 여성이 446명, 남성이 425명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조금 많았지만 큰 차이는 없었다. 연령별로는 5~9세가 5089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10대가 885명, 4세 이하가 821명 순이었다.
김혜영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안과 교수는 “5~9세 약시 진료환자가 가장 많은 것은 4세 이하의 소아보다 정확한 검사 결과를 얻기 쉽고, 지속적으로 만 8세 전후까지 약시 치료 및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시력이 발달하는 시기인 소아기에 약시로 나타난 경우 치료하면 정상시력으로 회복할 수 있어 ‘조기진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력 발달은 평균 만 8세 전후에 완성된다. 시력발달이 완성된 이후엔 약시를 치료할 수 없어 나쁜 시력이 평생 지속된다.
김 교수는 “시력발달이 완성되는 시기 이전에 약시인 것을 몰라 치료받지 않았거나, 약시 여부를 알아도 방치한 경우 시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상태로 멈춰 일생을 시력저하 상태로 살게 될 우려가 높다”며 “특별한 이상이 없어도 만 3~4세 경에는 안과검진을 받고 상황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 눈 약시를 가진 어린이는 반대편 좋은 눈을 사용하므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어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으므로 검사를 받는 게 중요하다.
2009~2013년 약시 진료인원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연령대는 ‘4세 이하’로 인구 100만명당 연평균 14.3%씩 높아졌다. 이어 5~9세 그룹이 연평균 5.7%씩 증가해 뒤를 이었다. 전체 연평균 증가율은 1.3%를 기록했으며, 남성(1.9%)로 여성(0.8%)보다 다소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김혜영 교수는 “4세 이하에서 약시가 가장 크게 증가한 것은 조기진단의 영향”이라며 “요즘 매스컴에서 소아의 안과검진의 중요성에 대해 자주 다루고 있고, 최근엔 영유아검진에서 시력검사를 시행해 시력이 나쁜 경우 조기에 안과검진을 받도록 권고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약시로 진단돼 굴절이상이 있는 경우 안경을 착용하는 게 기본적인 치료다. 한 눈 약시는 시력이 낮은 눈을 사용하지 않아 발생한 것이므로 강제로 사용하도록 좋은 눈을 가리는 ‘가림치료’가 가장 효과적이다. 가림치료에는 보호자의 정확한 이해와 협조가 필수적이다. 가림치료를 할 수 없는 아이에게는 좋은 눈에 조절마비안약을 점안해 가까운 거리를 주시할 때 약시안을 사용하도록 하는 방법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