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여성과 결혼이주 외국인 여성은 한국인 여성보다 B형간염, 골다공증, 자궁경부암 위험이 높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임순 순천향대 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국제구호단체인 인터내셔널에이드코리아(IAK) 의료봉사팀과 함께 2012~2013년 8회에 걸쳐 탈북여성 138명과 결혼이주여성 81명 등 219명의 골반내진, 질초음파, 매독·에이즈·임질·클라미디아·트리코모나스·인두종바이러스 등에 대한 성매개감염검사, 자궁경부암검사, 골밀도검사, 혈색소검사, B형간염 항원 및 항체검사, 소변검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6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서 B형간염 항원 양성률은 탈북여성이 11.8%, 결혼이주여성은 6.7%로 한국인 보통 여성의 3.7%보다 최대 세 배 가까이 높았다. 보건사업 시행 이후 태어난 한국인 여성의 경우 양성률이 0.2%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골밀도 비율도 크게 차이났다. 탈북여성 중 골다공증을 보이는 비율은 6.3%로 국내 일반인 여성의 0.5% 비해 월등히 높았다.
성병의 일종인 클라미디아 양성률은 탈북여성 4.5%, 일반 여성 3.4%로 큰 차이는 없었다. 트리코모나스 양성률도 탈북여성 4.5%, 일반여성 3.3%로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하지만 자궁경부암의 원인이 되는 인두종바이러스 유병률은 탈북여성이 29.1%로 국내 일반 여성의 10~15%보다 높았다.
이임순 교수는 “B형간염은 간암 등 다양한 간질환을 초래하고 출산시 신생아에게 주산기감염을 일으킬 수 있어 적극적인 예방접종과 치료가 필요하다”며 “골다공증은 골절을 유발해 노년기 의료비를 상승시키는 주원인이므로 영양 상태와 운동 습관을 개선해 젊을 때부터 골밀도를 높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탈북여성 및 이주여성의 문화적 차이를 고려한 의료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건강지원사업의 방향을 정하고 통일에 대비한 의료지원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한국모자보건학회지 2015년 제1호에 ‘탈북여성 및 결혼이주여성 건강실태조사’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