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수술을 받은 환자의 수술 전 FDG-PET(fluorodeoxyglucose positron emission tomography 방사성불소포도당결합체-양전자방출단층촬영) 검사 수치를 살피면 재발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 검사 결과가 종양의 특성을 평가할 수 있는 유용한 생물학적 정보를 갖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정준·안성귀·박종태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외과 교수팀은 2004년 4월부터 2009년 5월까지 유방암수술 전 FDG-PET 검사를 받은 49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표준섭취계수(SUV, Standardized Uptake Value)에 따른 생존분석을 시행한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금식 중인 환자에게 포도당이 포함된 방사성조영제를 투여하면 종양이 포도당을 섭취한다. 표준섭취계수는 얼마만큼의 포도당을 종양이 섭취하는지를 표준화한 평가 수치다.
이번 연구결과 수술 전 시행한 종양이 섭취하는 포도당 표준섭취계수가 높아질수록 악성종양의 재발이 증가했다. 표준섭취계수는 종양 크기, 림프절 전이, 질환 진행상태(病期) 등과 독립된 조건으로 종양 재발에 관여하는 인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조건들과 결합하면 더 정확하게 재발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표준섭취계수가 4 미만인 환자군은 95.6%가 재발되지 않는 삶(recurrence-free survival, RFS)을 살았다. 하지만 4 이상인 환자군은 86.8%만이 RFS를 기록해 표준화섭취계수가 재발률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밝혀졌다.
표준화섭취계수와 유방암 재발과의 연관성은 여성호르몬 수용체 양성 환자군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구팀이 328명의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 환자를 조사한 결과 더 높은 재발률을 보였다. 이는 호르몬 수용체의 양성 여부가 종양 크기나 병기보다 유방암 재발에 더 중요한 인자임을 의미한다.
정준 교수는 “이번 연구로 수술 전 시행하는 FDG-PET검사가 유방암 특성과 재발 가능성을 손쉽게 예측할 수 있는 유용한 생물학적 정보를 제시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질환 진행 단계는 물론 유방암의 다양한 분자생물학적 특징을 가늠케 하는 플랫폼 검사로서 유방암의 포도당대사 증가 현상을 이해하고, 관련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유방암 관련 세계적 학술지 ‘유방암연구(Breast Cancer Research, IF=5.88)’ 지난 1월호와 ‘플로스원(Plos One, IF=3.55)’ 지난해 9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