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선환자 경직도 8.15±3.72, 정상인보다 높아 … 동맥내중막 미세하게 두꺼워
최용범 건국대병원 피부과 교수
최용범 건국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건선이 동맥경직도(BSI, beta stiffness index)에 영향을 줘 심혈관계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23일 밝혔다.
보통 동맥경직도가 높을수록 동맥경화증이 악화된다. 동맥경화증은 혈관 중간층에 섬유화가 진행돼 혈관의 탄성이 줄어들고 딱딱해지는 질환이다. 혈관이 좁아지면 혈액순환 장애와 고혈압이 발생하고 이는 심장근육이 두꺼워지는 심장비대, 뇌졸중, 뇌경색 등의 원인이 된다.
최 교수는 건국대병원 피부과를 찾은 건선 환자 54명과 일반인(대조군) 60명을 분석했다. 건선이 심장혈관질환의 독립적인 위험인자인지 확인하기 위해 두 집단의 성별, 연령, 비만 정도(체질량지수, BMI)를 조사한 결과 두 집단이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고해상도의 경동맥 심장초음파를 이용해 동맥경직도와 동맥내중막 두께(cIMT, Carotid Intima Media Thickness)를 측정한 결과 건선 환자군의 동맥경직도는 8.15±3.72으로, 일반인의 5.85±2.05보다 현저하게 높았다.
동맥내증막 두께도 0.56±0.14㎜로 대조군의 0.53±0.08㎜보다 높았지만 차이는 크지 않았다.
동맥경직도와 동맥내중막 두께는 죽상동맥경화증(atherosclerosis) 진행 정도를 알 수 있는 표지자다. 죽상동맥경화증은 동맥경화증과 죽상경화증을 합한 말이다. 죽상경화증은 혈관 가장 안쪽을 덮는 내막에 콜레스테롤이 침착되고 세포가 증식해 혈관벽이 둥글게 솟는 죽종이 형성되는 질환이다. 죽종 주변에 단단한 섬유막(경화막)이 쌓이면 혈관이 좁아져 심혈관질환의 원인이 된다.
최 교수는 “이번 연구는 피부과질환인 건선이 비만, 고혈압, 당뇨병 등 전통적인 위험인자와 관계없이 심혈관계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점을 밝혔는 점에서 의미 있다”며 “건선을 치료할 때 동맥경화 정도를 함께 확인하면 심장질환 발병 위험을 조기에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심장혈관 분야 학술지인 ‘혈관학(ANGI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건선은 붉은 색의 반점이나 판 형태의 발진과 함께 표면에 은백색의 비늘이 나타나는 만성염증성 피부질환이다. 주로 팔꿈치, 무릎, 엉덩이, 두피, 손톱, 발톱 등에 증상이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