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영근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와 정동섭 흉부외과 교수팀은 2012년 2월 이후 총 150명의 환자에게 하이브리드 부정맥치료를 실시한 뒤 이 중 79명을 12개월간 추적 관찰한 결과 93.7%가 12개월간 정상 심장박동을 유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10일 밝혔다. 92.6%는 이같은 정상 상태가 24개월간 이어졌다.
온 교수팀이 국내 최초로 시행한 하이브리드 부정맥치료는 기존 내과적 치료에 외과적 수술을 더한 것으로 복강경을 몸 속으로 집어넣어 심장이 뛰고 있는 상태에서 부정맥을 일으키는 부위를 찾아 고주파로 절제한다. 이후 부정맥이 남아 있을 경우 순환기내과팀이 심장 안쪽으로 가느다란 관을 밀어 넣어 이상 부위에 고주파를 쏴 치료를 마무리한다. 예전에는 심장을 멈춘 채 가슴을 열고 직접 눈으로 보면서 수술해야 했다.
이번 연구에서 사망 사례는 단 한 차례도 보고되지 않았고, 치료 도중 심폐우회술이 필요한 응급상황이 발생한 경우도 없었다. 그동안 만성 심방세동 환자에게 주로 적용해왔던 내과적 단일치료법의 정상 박동 유지율이 55~70%대에 머물렀던 점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수치다.
이번 연구에서 환자의 평균 연령은 54세로 심방세동 부정맥으로 고생한 지 51개월 정도가 지난 상태였다. 만성 심방세동 환자가 54명(68.3%)으로 가장 많았고 저항성 심방세동 17명(21.5%), 발작성 심방세동 8명(10.1%) 순이었다. 또 22명(28%)은 고혈압, 10명(13%)은 뇌졸중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향후 해결 과제는 치료 후 일부 환자에서 심장이 느리게 뛰는 서맥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번 발표에서 2명의 환자가 서맥으로 인해 페이스메이커를 몸 속에 심은 것으로 보고됐다.
온 교수는 “하이브리드 부정맥치료법이 150례를 달성해 해외 학회에서 발표할 수 있을 정도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받았다”며 “추가 연구를 통해 치료법을 보완해 부정맥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고에서 열린 51회 미국흉부외과 연례학회에서 발표돼 참석자들의 주목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