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중·염진섭 분당서울대병원 척추센터 정형외과 교수팀은 척추 로봇수술의 안전성을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고 2일 밝혔다. 척추 로봇수술은 척추유합술에서 주로 사용된다. 신경을 누르고 있는 뼈, 인대, 추간판(디스크) 등을 제거한 뒤 빈 공간에 케이지(고정물)를 삽입하고 나사못으로 고정시키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연구팀은 2013년 12월부터 지난 4월까지 분당서울대병원 척추센터에 내원한 환자 40명을 척추로봇수술(Rom-PLIF, Robot-assisted minimally invasive Posterior Lumbar Interbody Fusion) 시행군과 기존 수술법인 나사못고정술(Cop-PLIF, Conventional open Posterior Lumbar Interbody Fusion) 시행군으로 나눠 수술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통계적 오류를 피하기 위해 컴퓨터를 통한 무작위 분류시스템(Computer-generated Randomization)을 적용했다.
나사못 삽입의 정확도를 A~D등급으로 나눠 비교한 결과 로봇 척추수술은 80건 중 76건이 A등급, 기존 수술법은 80건 중 73건이 A등급을 받았다. 수술 후 요추 상태나 수술 시간 등은 로봇수술이 오히려 더 높거나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기존 수술법은 씨암(C-arm, 이동식 원통형 X-레이)으로 나사의 삽입 위치를 수시로 확인해야 했다”며 “반면 로봇 척추수술은 환자에 최적화된 삽입 위치를 미리 결정한 뒤 수술을 시작하므로 방사선 조사량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첨단 의료기술은 처음 사용할 때 숙련기간(Learning Curve Period)이 필수인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김 교수팀은 척추 로봇수술의 경우 나사못 삽입의 정확성을 기준으로 도입 초기부터 높은 수준의 질 관리(quality control)가 가능함을 입증했다.
김 교수는 “수술 중 나사의 삽입 궤도를 로봇이 설정하므로 정확도가 높다”며 “증상을 장기적으로 호전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추적 관찰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저명한 의학학술지인 ‘척추(Spine)’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 병원은 2012년 12월 국내 최초로 척추수술에 로봇을 도입해 성공시킨 바 있다.